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창립 34주년을 맞아 경영 전략의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이슈들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택하며, 권원강 회장의 '진심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기본'을 다시 세우는 한편 과감한 신사업과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을 통해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이다.
안으로는 고객과 가맹점의 신뢰를 회복하고, 밖으로는 종합 식문화 기업으로서의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교촌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고객 목소리가 정답"…품질 강화로 신뢰 회복 시동
교촌의 변화는 가장 민감한 부분에서부터 시작됐다. 교촌은 지난 10월, 고객들의 의견을 전격 수용해 간장순살, 레드순살 등 순살 메뉴 4종의 중량과 부위를 기존 사양으로 원상복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해당 메뉴들은 지난 11월 20일부터 기존과 동일한 700g 이상의 중량과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는 100% 닭다리살로 제공되고 있다. 이는 원가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고객의 목소리에 즉각 반응하겠다'는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여기에 교촌만의 '뚝심'이 더해졌다. 바로 업계 최초로 도입한 '주 6일 배송 시스템'이다. 보통의 프랜차이즈가 물류 비용을 아끼려 배송 횟수를 줄일 때, 교촌은 정반대로 비용을 더 들여 배송 횟수를 늘리는 강수를 뒀다.
올해 3월 거점 지역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주 6일 배송을 도입했으며, 10월 말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해 시스템을 완성했다.
물류비 증가에도 배송을 늘린 이유는 명확하다. 갓 잡은 닭고기를 신선한 상태로 가맹점에 공급해 소비자가 최상의 맛을 느끼게 하려는 것, 그리고 가맹점이 한 번에 많은 물량을 받아두지 않아도 되게끔 해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임형욱 교촌에프앤비 상무는 "교촌은 고객의 목소리가 곧 정답이라는 생각으로 모든 의사 결정을 하고 있다"며 "일시적인 변화가 아닌,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품질 중심 경영을 통해 신뢰를 다시 쌓아가겠다"고 밝혔다.
◆"점주가 살아야 본사가 산다"…구호 아닌 '실질적 상생'
내부 고객인 가맹점주를 향한 상생 정책도 한층 강화했다. 고물가로 인한 점주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본사가 마진을 줄이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교촌은 지난 5월부터 올 연말까지 가맹점에 공급하는 전용유(해바라기유)의 출고가를 약 9.7% 인하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 요인이 여전함에도 불구하고, 본사가 수십억 원의 이익을 포기하며 가맹점의 운영 비용 절감을 도운 셈이다.
또한, 지난 가뭄 당시 강릉 지역 가맹점 8곳에 조리를 위한 전용유를 긴급 지원하는 등 재난 상황에서도 현장과 밀착된 '핀셋 상생'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교촌은 2014년부터 가맹점주 자녀 대학 입학 시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데, 올해는 54명에게 2천700만원을 지급했다. 가맹점 폐점률도 업계 최저 수준이다.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지원도 더해졌다. 교촌은 지난 8월부터 가맹점에 반죽 로봇을 설치하며 조리 효율을 높이고 품질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맹점의 일손 부담을 줄이고 상생을 강화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가맹점주는 든든한 파트너"라며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상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햄버거부터 오마카세까지…'치킨' 넘어선 '미식 경험'의 확장
탄탄해진 내부 신뢰를 바탕으로 외연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시간'과 '공간'의 파괴를 통한 미식 경험의 확장이다.
지난해 2월 여의도에 1호점을 오픈한 프리미엄 한식 브랜드 '메밀단편'은 올해 4월 강동에 2호점을 추가로 오픈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순메밀 자가제면과 1++ 한우와 닭으로 만든 육수 등 정성 어린 메뉴로 입소문을 타며 전년 대비 평균 7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 명실상부한 '오픈런 맛집'으로 안착했다.
이태원 플래그십 스토어 '교촌필방'은 MZ세대에게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자 신메뉴 테스트베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기존 매장에서 볼 수 없는 ▷필방 시그니처 플래터 ▷필방 스페셜 치킨 ▷필방 장각구이 ▷치킨 오마카세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선보이며 교촌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또한 판교 사옥에는 햄버거와 샌드위치를 주력으로 하는 파일럿 브랜드 '소싯(SAUCIT)'을 론칭해 저녁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점심 시간대로 확장하는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미래 세대와 함께 걷는다"…진정성 담은 사회공헌
교촌이 전하는 온기는 매장 밖, 우리 사회의 가장 소외된 곳으로도 흐른다. 교촌치킨 한 마리가 팔릴 때마다 20원씩 적립되는 '바른 마음 나눔 기금'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수치로 그 진정성을 증명하고 있다.
먼저 보호시설을 퇴소해 홀로 세상에 나서야 하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지난 5년간(2021년~2025년) 아낌없는 지원을 쏟았다. 총 230여명의 청년에게 6억9천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마음채움 프로그램'과 '청년 네트워킹' 등 정서적 자립을 돕는 프로그램 운영에 3억4천만원을 투입해 총 10억3천만원 규모의 지원을 했다.
배고픔 없는 성장을 위한 '아동건강지원' 사업도 활발하다. 지난 4년간(2022~2025년) 전국의 지역아동센터와 보육원 등 아동복지시설에 있는 8만8천여명의 아동·청소년들에게 약 4만5천마리(9억원 상당)의 치킨을 간식으로 지원했다.
단순히 먹거리만 제공한 것이 아니라 치킨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 운영(8천 500만 원)을 병행해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했다.
또한, 고객과 함께하는 '촌스러버 선발대회'를 통해서도 지난 5년간(2021~2025년) 3만 마리가 넘는 치킨을 전국 곳곳의 고마운 이웃들에게 배달하며 나눔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교촌이 품질 이슈를 조기에 수습하며 신뢰를 회복하고, 이를 토대로 신사업과 상생을 이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은 교촌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진정한 체질 개선 과정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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