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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로비, 삼성·SK가 4배 더 많아"… 쿠팡, '美 자금 조달해 韓 투자' 로비의 질적 성격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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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후 조달한 자금으로 국내 100개 물류망 구축 및 9만 명 고용 창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연합뉴스

최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이슈와 맞물려 일각에서 쿠팡의 미국 내 로비 활동 증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무역 환경의 변화와 국내 대기업들의 전반적인 대미(對美) 활동 추세를 간과한 지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데이터 확인 결과, 쿠팡의 로비 규모는 국내 주요 대기업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며, 그 목적 또한 '국부 유출'이 아닌 '국내 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 조달 및 통상 대응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절대 규모, 삼성·SK의 4분의 1 수준"… 로비 증가는 韓 기업 공통 현상

미국 내 정치 자금 및 로비 활동을 추적하는 비영리 단체 '오픈시크릿(OpenSecrets)'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집계된 국내 기업들의 미국 로비 자금 규모에서 쿠팡은 4위에 머물렀다.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곳은 삼성으로 574만 달러(약 80억 원)를 기록했으며, 이어 SK그룹(420만 달러), 한화그룹(257만 달러) 순이었다. 쿠팡의 지출액은 169만 달러로, 1위인 삼성의 30% 수준에 불과했다.

최근 쿠팡의 로비 자금이 증가세(2022년 121만 달러 → 2023년 143만 달러)를 보인 것은 사실이나, 이는 국내 산업계 전반의 공통된 현상이다. 같은 기간 한화는 4배 이상, 삼성과 SK 역시 가파르게 로비 금액을 늘렸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예고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세 협상 등 미국 발(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생존과 국익 보호를 위해 대미 소통 채널을 확대한 결과"라며 "이를 두고 특정 기업만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 다른 대기업은 '美 투자' 목적… 쿠팡은 '韓 투자' 위한 교두보

특히 주목할 점은 로비 활동의 '목적'과 그에 따른 '낙수 효과'다. 삼성, 현대차, SK 등 제조 기반 대기업들의 미국 로비가 주로 현지 공장 설립과 미국 내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면, 쿠팡의 행보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인다.

쿠팡은 뉴욕증시 상장(IPO) 이후 미국 금융시장에서 수조 원의 자금을 조달해 이를 고스란히 한국 시장에 쏟아붓고 있다. 즉, 미국 정가와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활동이 결국 한국 내 인프라 확충과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구조다.

실제로 쿠팡은 상장 후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국내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의 물류망을 구축했다. 이에 따른 직고용 인력은 2023년 말 6만 9,000명에서 올해 10월 기준 9만 3,000명으로 1년 사이 35% 가까이 급증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지어 현지 고용을 늘리는 동안, 쿠팡은 미국 자본을 유치해 국내 일자리를 만든 셈이다.

◇ "글로벌 소싱 및 파트너십 강화… 균형 잡힌 시각 필요"

쿠팡의 대미 활동은 국내 소비자 편익 증대와도 직결된다. 쿠팡은 '로켓직구' 등을 통해 미국 현지의 우수한 파트너사로부터 식료품과 공산품을 소싱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우호적인 정책 환경 조성은 현지 파트너십 강화와 직결되며, 이는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의 로비 활동은 기업이 불합리한 규제를 방어하고 자국 비즈니스에 유리한 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한 합법적이고 필수적인 경영 활동이다. 특히 단독 상장 기업으로서 미국 내 다양한 산업 정책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는 쿠팡의 입장을 고려할 때, 최근의 비판은 다소 편협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단순히 로비 금액의 증감만을 놓고 비판하기보다, 그 자금이 어떤 과정을 거쳐 국내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며 "수조 원의 외자를 유치해 국내 물류 혁신과 대규모 고용을 일으킨 쿠팡의 순기능을 고려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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