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부자'가 지난해에도 증가세를 이어가며 47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부자 수와 금융자산 증가 속도 모두 전체 가계 평균을 크게 웃돌면서 자산 집중과 양극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속에 투자 성향은 수익 추구보다는 안정 지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초고자산가 자산 12.9%↑…부자도 양극화
1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는 47만6천명으로 추산됐다. 전체 인구의 0.92%에 해당한다. 부자 수는 전년보다 3.2% 늘었으며, 조사 첫해인 2011년(13만명)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1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9.7%로, 같은 기간 총인구 증가율(연평균 0.5%)을 크게 상회했다.
부자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도 빠르게 확대됐다. 지난해 말 기준 부자들의 총금융자산은 3천66조원으로, 1년 전보다 8.5%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가계 금융자산 증가율(4.4%)의 두 배 수준이다. 전체 가계 금융자산 5천41조원 가운데 60.8%를 부자가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연구소는 "부자의 자산 축적 속도가 일반 가계보다 현저히 빠르다"고 분석했다.
자산 규모별로 보면 금융자산 10억~100억원 미만의 '자산가'가 43만2천명으로 전체의 90.8%를 차지했다. 100억~300억원 미만 '고자산가'는 3만2천명(6.8%), 300억원 이상 '초고자산가'는 1만2천명(2.5%)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0~2025년 사이 초고자산가는 연평균 12.9% 증가해 자산가(5.9%), 고자산가(5.8%)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부자 내부에서도 자산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부자 1인당 평균 금융자산은 64억4천만원으로 전년보다 3억1천만원 늘었다. 부자의 금융자산은 2011년 1천158조원에서 2025년 3천66조원으로 확대됐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7.2%로 집계됐다.
◆부동산 비중 가장 커…유망 투자처 '주식' 꼽아
자산 구성은 여전히 부동산 비중이 가장 컸다. 올해 7~8월 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면접조사 결과, 전체 자산 가운데 부동산이 54.8%, 금융자산이 37.1%를 차지했다. 다만 전년과 비교하면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중은 모두 소폭 줄고, 금·보석·디지털자산 등 기타 자산 비중이 늘었다. 연구소는 "대체자산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거주용 주택 비중이 31.0%로 가장 높았고, 유동성 금융자산(12.0%), 거주용 외 주택(10.4%), 예·적금(9.7%), 빌딩·상가(8.7%), 주식(7.9%)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예·적금과 주식 비중은 늘어난 반면, 주택과 상가 등 부동산 자산 비중은 감소했다. 보고서는 부동산 시장 관망세와 신규 투자 위축의 영향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했다.
투자 성향에서는 안정 지향이 뚜렷해졌다. 적극·공격투자형 비중은 17.1%로 1년 전보다 3%포인트 줄었고, 안정형·안정추구형 비중은 49.3%로 5%포인트 늘었다.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자산가들도 변동성 관리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투자 성과는 개선됐다. 최근 1년간 금융투자에서 수익을 냈다고 응답한 비율은 34.9%로 전년보다 2.7%포인트 높아졌다. 상품별 수익 경험률은 주식이 40.0%로 가장 높았고, 펀드와 채권, 만기 환급형 보험이 뒤를 이었다. 주식 투자 부자들은 평균적으로 국내 주식 5.8개, 해외 주식 4.9개 종목을 보유하고 있었다.
향후 투자 인식에서도 주식 선호는 뚜렷했다. 부자들은 단기와 중장기 모두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주식을 꼽았다. 자산 축적의 주요 원천으로는 사업소득과 부동산 투자 이익, 금융 투자 이익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지난 15년간 부의 원천이 상속·부동산 중심에서 사업소득과 금융투자로 다변화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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