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계속되면서 원가 부담과 채산성 악화 등으로 기업들이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 정부가 환율 안정화를 위해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33.8원 내린 1,449.8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환율은 1.3원 오른 1,484.9원에 출발하며 지난 4월 기록한 연고점(주간거래 종가 1,484.1원. 장중 고가 1,487.6원)까지 접근했다. 그러나 외환당국이 개장 후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구두개입과 정책 수단을 발표하자 급락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개장 전 언론에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오늘부터 좀 달라질 것"이라고 '변곡점'을 예고했다. 뒤이어 외환당국도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구두개임 메시지를 내놨다.
또 정부는 외환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개인 해외투자자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세제 대책을 발표했다.
당장 환율이 하락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조심스럽다.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선호는 산업 경쟁력과 수익률이라는 구조적 요인에 뿌리를 두고 있어 단기간에 방향을 바꾸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정부가 강하게 구두개입을 하면서 일시적으로 환율이 내려간 것일 뿐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라며 "달러 하락에 추가 환전을 하는 서학개미들이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환율 변동성이 여전히 높고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기업들의 대응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모양새다. 계속 이어진 환율 상승은 수입 원가와 금융 비용을 자극하면서 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일수록 환율 변동을 흡수할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부담은 더 크게 나타났다.
이 여파로 기업회생 신청도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구미의 한 강소기업이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11월 대구지방법원에 접수된 법인 회생(회생합의) 신청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나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원화 가치가 급격한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라며 "언제든지 다시 환율이 뛸 수 있어서 기업에게는 내년에도 힘겨운 싸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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