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수준의, 역대 최다 관람객을 기록한 국립중앙박물관의 흥행이 올해 국내 미술계의 최대 이슈로 꼽혔다. 올해 가장 주목 받은 기획전 및 개인전에는 가나아트센터 '김병기와 상파울루비엔날레', 리움미술관 '이불: 1998년 이후'가 선정됐다.
김달진미술연구소는 '2025년 미술계 이슈와 전시' 결산 자료를 발표했다. 올해 결산에는 김달진 미술자료박물관장을 비롯해 미술평론가 김성호, 윤진섭, 이선영, 조은정, 하계훈 등 6명이 참여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600만명 시대
올해 미술계 최대 이슈는 '애니메이션이 이끈 국립중앙박물관의 역대 최대 관람객'(5표)이었다.
2023년 418만 명에 이어 2025년 12월 초, 국립중앙박물관이 연간 관람객 600만명 시대를 맞이했다. K팝·K드라마·영화 등 K-컬처의 세계화가 피드백된 결과로 보여진다. '사유의 방' 1주년 기념 반가사유상으로 '뮷즈 품절 사태'를 기록한 바 있던 국립박물관문화재단도 2025년 1~10월 박물관문화상품 매출액이 전년대비 44% 증가하며 첫 300억원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관람객 과밀화를 해소하고자 2026년부터 예약제를 도입하고, 시설 확충·전시경쟁력 강화·보존 보안 재투자를 위한 상설전시 유료화를 검토한다.
이어 '지방 정부를 농락한 작가 아닌 작가'가 3표를 얻었다.
올 초, 허위 이력을 갖고 종교 조각가로 행세하며 경북 청도군에 접근해 조형물 설치비를 받는 등 사기 혐의로 피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집행유예 4년 등이 선고됐다.
A씨는 2023년 5월 청도 신화랑풍류마을 등에 조각상과 상징물 20점을 납품하기로 계약하고 2억9700만원을 받았으나, 그가 내세운 '파리대학 명예 종신교수' 등의 경력이 허위로 밝혀지며 논란이 일었다. 또한 이탈리아산 대리석으로 직접 만들었다는 조각상은 중국 허베이성의 한 공장에서 주문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남 신안군도 약 19억원을 들여 A씨에게 천사상 300여 점 제작을 의뢰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연구소 측은 "선출직 기관장과 행정 공무원의 비전문성이 얼마나 큰 반문화적 폐해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로, 문화예술계에서 전문가의 의사결정권과 자율성이 확대돼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는 사건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계엄 비평 제외한 서울시립미술관 검열 논란 ▷퐁피두미술관 부산 유치 추진 반대 ▷세계문화유산 종묘 앞, 141.9m 높이 고층빌딩?이 각 2표를 얻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17 세마(SeMA)-하나 평론상 수상자인 남웅 미술평론가의 서울시립아카이브 전시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강에 스며든다' 도록 원고를 게재 거부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 9월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는 사업비 1천83억원이 투입되는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을 통과시켰다. 부산 분관은 1만5천㎡ 연면적에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로, 남구 이기대공원에 들어설 예정이다.
연구소는 "지역민의 폭넓은 동의를 받지 못한 채 강행되는 사업에 대한 우려가 높고, 이미 한화63빌딩에 퐁피두센터한화가 2026년 봄에 개관하기로 한 상황에서 한국에서 퐁피두 컨텐츠가 이원화될 정도로 필요한지도 의문"이라고 봤다.
또한 세계문화유산인 왕릉을 내려다보는 왕릉뷰 아파트 건설사가 문화재청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 승소한 이후에도 문화재 관련 법령이 개선되지 않았다. 연구소는 "일방적으로 건물 높이를 상향고시한 서울시와 해당 조례개정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대법원에 의해, 개발에 급급한 자본주의가 결국 역사유산을 앞설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람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2025 주목 받은 전시' 김병기전, 이불전
올해 주목 받은 기획전에는 지난 3월 5일부터 4월 20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김병기와 상파울루비엔날레'(3표)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김병기 작고 3주기를 맞아 1960년대 사라토가 시절부터 말년작에 이르는 작품을 소개하는 한편, 그가 커미셔너이자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8회 상파울루비엔날레 60주년을 맞아 이를 재조명하는 전시였다. 비엔날레 참여작가 8인의 60년대와 후반기 작품 40점을 통해 1960년대 한국 현대 미술이 국제적인 미술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전개됐는 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전시였다.
이어 ▷이응노미술관 '빛나는 여백: 한국 근현대 여성미술가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수채(水彩): 물을 그리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 ▷광주시립미술관 '마음, 예술가의 혼을 담은 한국화'가 각 2표를 얻었다.
가장 주목 받은 개인전으로는 리움미술관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이불: 1998년 이후'(5표)가 꼽혔다.
이불은 1980년대 후반 한국의 격동적인 사회정치적 맥락과 맞물린 급진적 작업 이후, 지난 40여 년 동안 퍼포먼스·조각·설치·평면을 아우르는 실험적 작업으로 동시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져온 이불의 작품세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호암미술관 '루이즈 부르주아: 덧없고 영원한'(3표) ▷아트선재센터 '하종현 5975' ▷사바나미술관 '이재삼: 달빛녹취록 2020-2024' ▷부산현대미술관 '힐마 아프 클린트: 적절한 소환'(이상 각 2표)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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