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 당시 이재명 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이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정부가 아니라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임을 강조했다. 규제 개혁을 포함하여 자유로운 기업 활동의 보장과 시장 질서 확립이라는 목표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경제범죄의 형사 처벌을 축소하고 과징금으로 대체하거나 배임죄를 폐지하는 등 기업 활동의 부담을 완화하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2%는 규제 완화를 체감하지 못한다고 답했고, 노란봉투법과 상법개정안, 법인세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규제가 강화되었다고 느끼는 기업이 30%에 달했다. 여기에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등 각종 플랫폼 규제와 주 4.5일제 시행이 예고되는 등 정부가 내세운 실용적 시장주의라는 구호와는 달리 기업이 느끼는 부담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통제하고 관리하는 대신 지원하고 격려하는 정부라는 말이 무색하게 시장에 대한 정부 간섭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쌀 생산량과 소비량을 계획하고 생산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할 경우 가격을 떠받치는 양곡관리법을 비롯하여 시장메커니즘을 무시하고 정부가 자의적으로 가격을 통제하겠다는 정책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 규제의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20세기 위대한 경제학자 미제스(Ludwig von Mises)는 경제정책에는 결코 기적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그는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고 국가 전체가 폐허가 되었지만 이를 딛고 경제 부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기적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그것은 독일이 자유시장경제의 원리와 자본주의적 방식을 적용한 결과였다는 것이다. 자유시장경제의 원리란 정부의 강제적인 통제를 최소화하고 경제 주체들의 자유로운 선택과 시장의 가격 기구에 의해 자원이 배분되도록 하는 경제 체제의 작동 원리이다.
물론 한강의 기적에는 정부 주도의 경제정책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가난한 농업 국가에서 현재의 기술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경제개발 계획에 따른 경공업 위주의 수출 정책, 이후 중화학공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기간시설 확충 등 현재까지 정부의 경제정책이 동반되었다. 하지만 경제성장의 진정한 동력은 자유시장의 원리를 기본으로 자본주의 정신이 형성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근로자,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자유롭게 열심히 노력하고 투자하면 누구나 잘살 수 있다는 믿음이 뿌리내릴 수 있었다. 우리의 부모들은 어떤 희생을 통해서라도 자식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사람이 유일한 자원인 우리나라에 이 같은 교육열과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는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켰다. 개인의 성공은 국민의 근로 의욕을 높이고 기업의 창의적인 투자를 이끌어내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경제계획은 있었으나 사회주의 체제처럼 정부가 경제 활동의 자유를 통제하지 않았다. 누구나 직업 선택과 계약의 자유를 가지고 있었으며, 각자 무엇을 생산하고 소비할 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자유시장시스템을 조성하였다. 그리고 이 모든 자유와 함께 결과에 대한 책임도 지도록 하여 자기 책임의 원리를 확립하였다.
기적이란 마치 인간이 아닌 신의 개입으로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기이하고 우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부흥은 기적이 아니라 정부의 자유시장경제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 경제정책과 우리 선배 세대의 각고의 노력이 맺어 하나가 된 필연적인 결실이었다. 단지 아름다운 기적처럼 보일 뿐이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자유로운 시장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자본주의와 정부가 모든 것을 설계하고 결정하는 사회주의 결투의 결말을 보았다.
지금도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모든 국가는 시장경제체제를 선택한다. 2026년 새해, 국가 발전을 위해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 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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