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와 함께] 오피스텔 구경하려면 예약금 500만원 입금?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실물 보려면 돈부터"…계약서 내밀고 위약금 수천만 원 요구

대구 수성구에 분양중인 B오피스텔 모델하우스 전경. 이통원 기자
대구 수성구에 분양중인 B오피스텔 모델하우스 전경. 이통원 기자

대구지역에 악성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분양업체들의 '사기성' 영업 행위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조직분양' 업체들이 소비자들을 현혹해 미분양 물건을 떠넘긴 뒤 모르쇠로 일관하는 사례가 잇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10월 중순쯤 자영업을 하는 A씨(40대)는 오피스텔 분양을 홍보하는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이사를 고민하던 A씨는 전화 안내에 따라 그달 25일 준공 후 분양 중인 수성구 B오피스텔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모델하우스를 둘러본 A씨는 특정 호수의 "실제 오피스텔을 보고 싶다"고 문의했다. 이에 분양 담당자는 "예약금 500만원을 입금해야 오피스텔 실물을 볼 수 있다"고 답했다.

분양 담당자는 "당장 돈이 없다"는 A씨에게 예약금 절반을 빌려주기까지 하며 입금을 유도했다. "언제든지 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에 A씨는 선뜻 500만원을 입금했다. 곧바로 다른 담당자가 작은 글씨가 빼곡히 적힌 종이를 들고 나타나 이곳저곳에 이름을 쓰라고 했고, 다른 일정이 있어 시간에 쫓긴 A씨는 정신없이 서명을 한 뒤 오피스텔을 급하게 돌아봤다.

몇 주 후 A씨는 대출이 어렵고 자금 여력도 없어 계약이 힘들겠다고 판단해 담당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예약금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A씨가 서명한 서류는 오피스텔 공급계약서였고, 나머지 계약금을 넣지 않으면 분양가의 10%에 해당하는 4천여만원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황한 A씨는 부동산 분쟁 전문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갔고, 상담 변호사는 "해당 모델하우스에서 비슷한 사례가 그동안 몇 차례 더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언제든 돌려받을 수 있는 예약금이라고 했는데, 계약금으로 둔갑했다. 서류를 자세히 읽어볼 수도 없게 하고 이름만 쓰라고 종용했다"며 "500만원 포기는커녕 이제는 위약금 4천만원을 내놓으라고 한다. 이는 명백한 사기"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내용증명을 통해 이 같은 피해 사실을 시행사, 시공사, 신탁사에 알렸지만 모두 책임이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례가 악성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조직분양 업체를 고용해 무리한 영업을 벌이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시행업계 관계자는 "전화로 소비자를 끌어온 뒤 여러 명이 돌아가며 정신없게 만들고, 예약금 명목으로 돈을 입금하게 한 뒤 계약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일부 조직분양 업체의 대표적인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B오피스텔 시공사 측은 "계약자 A씨는 계약서 서명 이후 본인서명사실확인서 등 관련 서류를 며칠 뒤 제출 후 계약서를 수령했다. 이를 통해 공급계약 체결의사가 있음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경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경북을 '첨단산업 수도'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지역 ...
국제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이란 전쟁 종식 가능성 언급으로 급락하며, 장중 120달러에 육박했던 가격이 80달러대로 떨어졌...
경북 성주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6대가 이례적으로 기지 밖으로 반출되었으며, 일부는 중동으로 ...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강화하며 방공무기를 중동으로 재배치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강력한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에 따..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