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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돌봄아동청년이 극심한 정신적 부담…삶의 무게 객관적인 지표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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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 고려해봤다 10.7%…일반 청년 2.4%보다 4배 이상 높아
일주일 평균 21.6시간 돌봄에 사용, 주돌봄자는 32.8시간

10일 대구의 한 가정집에서 가족돌봄아동청년인 은혜(11·가명)양이 빨래 후 옷가지들을 정리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0일 대구의 한 가정집에서 가족돌봄아동청년인 은혜(11·가명)양이 빨래 후 옷가지들을 정리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매일신문이 짚어온 가족돌봄아동청년들의 삶의 무게가 객관적인 지표로 드러났다. 극단 선택을 고려한 경험이 있다는 비율이 일반 청년의 4배를 넘었고, 절반 이상이 우울감을 호소했다. 돌봄이 개인의 책임으로 방치된 현실에서 제도적 보호망을 촘촘히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펴낸 '장애 부모를 둔 가족돌봄 아동·청소년 실태와 과제'에 따르면, 가족돌봄아동청년이 겪는 정신적 어려움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만 13세부터 34세까지 4만3천8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극단적 선택 생각을 해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0.7%로, 일반 청년의 2.4%와 비교하면 현저히 높았다. 또한 가족돌봄청년의 61.5%가 우울한 상태에 해당했는데, 이는 일반 청년(8.5%)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배경으로는 가족 돌봄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돌봄아동청년들은 주당 평균 21.6시간을 돌봄에 사용했고, 주 돌봄자의 경우 32.8시간에 달했다.

돌봄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아 생애주기별 과업을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돌봄을 수행한 평균 기간은 약 46개월로 나타났다.

돌봄 활동별로는 집안일을 수행한다는 응답이 68.6%로 가장 많았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정서적 돌봄이 63.7%, 병원 동행이나 약 챙기기가 52.6%로 뒤를 이었다.

장시간 돌봄에 매여 있을수록 사회적 관계가 단절될 가능성도 크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부모를 돌보는 20대 여성 A씨는 "스트레스를 계속 안고 사는 상태였는데 이런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꺼내기도 어려웠고, 사람들과도 점점 멀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자기돌봄비 등 지원금이 중위소득과 같은 기준으로 제한해 경제적 어려움도 크다. 가족돌봄아동청년의 66.9%가 돌봄 관련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고, 응답자 285명의 월평균 지출액은 62만3천원으로 집계됐다.

6년간 지적장애 아버지를 돌보고 있다는 30대 여성 B씨는 "돌봄을 시작하면서 병원비가 없다 보니 매일 12~14시간씩 일을 했고 너무 지쳤었다"고 말했다.

어려움을 자발적으로 드러내는 아동청년들은 극히 일부다. 이 때문에 정보‧지원 제도 접근성 역시 한계로 드러났다. 돌봄 지원제도를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이 서비스별로 15.7~23.7%에 달했다. 이는 돌봄아동청년 상당수가 이용 가능한 지원 제도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부담을 감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돌봄의 굴레 속에 허덕이는 아동청년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명확한 역할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연구진은 "기존의 정책들은 가족을 돌봄 제공의 최우선 책임자로 간주하고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중앙정부는 돌봄 정책의 중장기 방향성을 점검하고 가족에서 사회적 돌봄으로의 구조적 전환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또한 지자체는 지역 특성과 수요에 기반한 서비스 제공 체계를 세밀히 설계하고, 지속 가능한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매일신문은 지난 6월 초록우산 대구지역본부 도움을 받아 '들리지 않는 SOS, 가족을 짊어진 아이들' 기획 기사 4편을 보도했다. 하루에 반나절 이상을 돌봄에 쓰며 청춘을 반납한 가족돌봄청년들의 삶을 밀착 취재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원제도의 문제점과 해법을 담는 데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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