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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표의 연극 칼럼] 마지막 대의원 선거가 될 수 있는 제28대 (사)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 표심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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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김건표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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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9일 치러지는 (사)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 간의 마지막 대의원 표심 잡기가 치열하다. 역대 최다 4명(오태근·박현순·박정의·이홍기)의 이사장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마지막 대의원들이 선택하는 후보자를 향한 표심의 방향이다. 대의원 선거제로 치러지는 마지막 선거가 될지 모른다는 분위기가 더해지면서, 한국연극협회 산하 전국 지부·지회 대의원들은 협회를 중심으로 지역마다 유리한 연극 환경 변화를 정책으로 현실화할 수 있는 후보로 이미 기울어졌다는 분석이다.

한편에서는 전국 493표의 대의원 표심을 놓고 벌이는 이사장 선거의 진검승부가 공약보다는 지역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협회 표심이 유리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후보들은 전국을 누비며 지부가 마련한 후보 검증 공청회에 릴레이로 참여하고 있고, 지난 2일에는 (사)한국연극협회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식적으로 마련한 4명의 후보자 토론회를 개최해 유튜브로 라이브 중계하며 전국의 연극인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연극인 복지 확충, 보조금법 개정, 창작 환경 개선, 정부와의 소통, 지원 예산 확충, 지역 공공극장 제작극장 전환, 원로 연극인 지원, 연극진흥법 개정, 상주단체 활성화 등을 강조하며 공통 질문· 지정 토론·모두 발언으로 이어진 토론회는 정치권 토론 못지않은 후보들간의 분위기를 보였다.

네거티브 공세보다는 공약 실천을 중심으로 후보들의 역량을 확인하는 토론회였으며, 대체적으로 공청회 참석자들은 △정책이 준비된 후보 △한국연극협회를 대표할 수 있는 신뢰성 △정책의 실천력과 추진력 △조직의 안정화 △소통의 유연함 △재정 운용의 투명성 △지역 연극 활성화 △대한민국연극제의 안정화 등을 실천할 수 있는 후보가 이사장으로 적합하다는 심리적 방향이 우세했다. 다만 마지막 토론회가 이미 형성된 지역별 표심에 큰 변수를 만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총회는 향후 직선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전국 대의원들에게 이번 선택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인식 또한 표심을 더욱 무겁게 만들고 있다.

한편 후보들의 공약이 연극 분야 전반의 활성화에 집중돼 있어 뚜렷한 차별성을 느끼기 어렵고, 공약의 변별력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예산이 투여되는 공약들이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하겠느냐는 문제 제기와 함께, 정부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후보가 이사장으로 적합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역대 최대 4파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최대 승부처는 제27대 집행부(43명), 서울(123명), 경기(59명) 등 총 225명을 보유한 대의원 지역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음으로는 경남, 대구 지역의 표심이 중요 변수로 꼽힌다. 대체적으로 서울·경기권 대의원들의 선택이 방향을 가르더라도 이번 선거에서 단일 후보가 1차에서 과반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전체 대의원 투표권자 중 5% 내외에서 불투표권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총 투표에 참여하는 대의원은 약 468명 이 중 15% 내외인 약 70명 정도가 후보를 아직 선택하지 않은 유동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유동표 확보와 과다 대의원 지역을 집중 공략해 집단 표심과 유동표를 최대한 흡수하는 후보가 2차 투표까지 돌파할 가능성이 크며, 1차에서 과반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200표 전후에 근접한 후보가 마지막까지 생존할 확률이 높다는 전망이다.

어떤 후보가 (사)한국연극협회 제18대 임원 및 집행부를 이끌 수장이 되더라도, 4년의 임기 동안 △연극진흥법 법안 입법화 △국립극단 서계동 신축극장 공간 확보 △창작지원 보조금법 개정은 과감한 정책 드라이브가 필요한 핵심 과제다. 연극진흥법은 연극을 개별 예술 장르로 독립 규정하고, 창작·제작·유통·향유 전반을 국가 정책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두 번째는 앞으로 들어서게 될 국립극단 서계동 신축극장 공간 확보다. 국립극단이 안정적인 창작 거점을 확보하지 못한 채 장충동 국립극장 내 임시 공간에 머무르는 현실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공공연극 인프라 구축의 부재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신축극장 확보는 공공 레퍼토리 제작과 인력 양성, 실험적 창작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핵심 인프라다.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의 강력한 정책적 개입과 정부 차원의 협의가 병행돼야 한다. 향후 서계동 부지에 들어설 복합문화공간은 국립극단의 장기 거점 공간이 돼야 할 것은 당연하다.

세 번째는 보조금 항목 전환 유용으로 점화된 보조금법 개정을 창작 환경 현실에 맞도록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한국극작가협회 위기훈 이사장의 일관된 입장이기도 하다. 현행 보조금 제도는 실제 창작 현장의 구조와 간극이 적지 않다. 보조금법은 창작 과정의 특수성과 예술가의 현실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논의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보조금법'을 '창작지원법'으로 전환하는 논의까지 이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4명의 후보들은 각자 유리한 판세 분석과 장점을 내세우며 마지막 유동 표심을 잡고 있다. 기호 1번 오태근 후보는 제26대 (사)한국연극협회 수장으로 집행부를 이끌어본 경험과 충남예총 회장 경력을 바탕으로 안정된 조직과 시스템 구축, 재정 확충,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전국적으로 형성된 안정적인 지지 인적 자원도 장점이다.

기호 2번 박현순 후보는 서울 출생으로 대구연극협회장과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집행위원장을 지낸 이력을 지니고 있으며, 40년의 연극 현장 경험과 높은 친화력을 강점으로 전국적인 고른 지지를 받고 있다. 선거본부 측은 서울·경기 지역에서 유리한 흐름을 기대하고 있다. 기호 3번 박정의 후보는 극단 초인의 예술감독을 거친 현장 예술가로 제7대 서울연극협회장을 지낸 점이 강점이다. 서울 지역 대의원들의 표심이 어느 정도 결집될지가 관전 포인트이다. 공공극장 상주단체 확대와 보조금법 개정 논의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다. 기호 4번 이홍기 후보는 대구연극협회장을 두 차례 연임하며 안정적인 조직과 시스템 운영 경험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혁신과 변화,그리고 안정된 조직 운영과 협회경영을 내세우며, 오픈런 중인 <오백의 삼십>으로 성공한 제작자라는 점도 장점이다.

이제 마지막 남은 것은 전국 대의원들의 표심이다. 역대 최대 4파전으로 치러지는 진검승부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결국 마지막 선택에 달려 있다. 만약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의 당선자가 나온다면, 전국적으로 강력한 지지를 받는 인물임이 분명하다. 손정우 이사장이 협회가 안고 있던 부채를 제로로 만들며 재정을 원점에서 안정화했다는 점, 월간 한국연극을 시대에 맞게 웹진으로 전환해 활성화하고 있다는 점은 집행부 운영의 성과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점이다.

여러분은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전국 대의원 한 표에 앞으로 산적해 쌓여 있는 (사)한국연극협회의 방향이 달려 있다. 안정된 협회 운영, 유연한 리더십, 혁신과 변화를 이끌 인물, 소통 역량 등 네 박자를 갖춘 인물이 되길 바란다. 공정성, 투명성, 혁신과 변화, 재정 확충과 안정적인 창작 환경 마련, 대한민국연극제의 경쟁력 강화, 그리고 연극 현장과 연극인들과의 충분한 소통이 지속적으로 지켜지길 바란다. (사)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기득권의 자리가 아닌, 한국연극을 대표하고 전국의 연극인들을 대리해 봉사하는 자리이다.

김건표 교수 제공.
김건표 교수 제공.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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