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북 산불은 크나큰 피해와 상처를 남겼다. 서울시 면적의 1.6배인 약 10만㏊의 산림이 불에 탔으며 27명의 사망자와 1조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는 검게 그을린 나무와 척박한 땅, 피해 입은 주민의 아픔과 고단한 삶이 남았다. 어떻게 하면 다시 숲을 복원하고, 무엇을 해야 지역 주민의 일상이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지 고민해 본다. 그래서 시작하려 한다. 이름은 불끈 희망숲!
불끈 희망숲은 산불 피해가 난 안동시 풍천면 어담리와 용각리 일원에 총 120㏊ 규모로 숲을 복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두 가지 원칙을 정했다. 첫째 산불에 강한 숲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숲이 지역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심는 나무는 산불에 강하고 척박한 땅에도 자랄 수 있고, 지역 주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활엽수이며 밀원식물로 선정했다. 아까시나무, 참나무, 헛개나무, 쉬나무, 피나무, 오동나무 등이며 지역 주민의 의견을 반영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다.
공간 내 살아 있는 나무는 최대한 살려서 자연의 회복력과 인간의 나무심기를 조화롭게 병행할 것이다. 즉 살아 있는 참나무에서 자라나는 움은 자연스럽게 생장시킬 것이며 남겨진 나무에서 깊게 내리고 있는 뿌리는 토양을 지지해 줄 것이다.
이 사업은 매년 계절별 4차례, 그리고 20년간 드론으로 촬영하여 기록할 것이다. 이 정보는 산불 이후의 식생, 토양, 수자원 등 장기적 동적 변화를 보여줄 것이며 해당 자료를 연구자에게 제공해 산불 연구의 자료로 활용할 것이다.
시민단체와 ESG를 실천하는 아름다운 기업이 함께한다. 트리플래닛과 현대자동차, 생명의 숲과 유한킴벌리, 평화의 숲과 SKT, NH농협, 기업은행, 한샘 등이다. 산림청, 경상북도, 산림 전문가, 시민단체, 지역 주민 등 관계자가 참여하는 현장토론회를 거쳐 3월부터 본격적으로 나무를 심을 것이다.
상상해 본다. 불끈 희망숲이 만들어지면 강하고 빠른 산불이 발생하더라도(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이곳 숲이 방어벽이 돼 느린 속도로 멈추게 할 것이다. 벌들이 날아와 꿀을 만들고 어담리와 용각리는 소득이 생겨 상처 입은 마을이 조금씩 회복될 것이다.
아까시꽃이 만발한 봄날에 서울에 사는 연인은 이곳 숲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러 올 것이다. 점심에는 안동간고등어를 먹고, 돌아가는 길에 어담리 이장님의 꿀도 두어 병 사서 갈 것이다.
다 자란 나무를 가공하는 제재소가 들어서고 목공소도 새로 생겨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다. 재질이 질겨 방부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아까시 제재목은 경기도에 있는 어느 어린이놀이터에 사용될 것이다. 이처럼 오늘 심는 나무가 내일의 숲이 되고 희망이 되길 소망해 본다.
불끈 희망숲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안동 하회마을이 있다. 지난 주말에는 하회마을의 병산서원을 찾아 서애 류성룡 선생을 생각했다. 선생이 외적의 침입을 대비하기 위해 징비록을 썼을 때의 마음이 떠올랐다. '미리 대비해 후환을 경계한다'는 문구처럼 나는 봄철 산불 예방에 최선을 다해 대비할 것이다. 또 산불이 나면 초기부터 압도적, 선제적으로 대응하리라 다짐한다.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는 산불에 강하고 지역에 도움이 되는 나무를 심어 희망이 숲으로 이루어지길 염원한다. 그래서 오늘도 묵묵히 나무를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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