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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잔] 육우당 주손 이승환 전 경산산단관리공단 전무 "육우당 간찰 등 유품 보관할 자료관 생기면 기증해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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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시인 이육사 비롯 6형제 살던 집 당호가 육우당(六友堂)
1930년 대구격문사건 등 5형제가 항일 독립운동에 관여
아버지 생전에 전국 곳곳서 간찰 등 자료 수집…이승환 씨 보관
집 보관엔 한계…소규모 자료관이라도 생기면 기증, 공유하고파

이승환 씨가 보관 중인 간찰 하나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 간찰은 이원조 선생이 둘째 형 이육사 선생의 별세(1944년 1월 16일)를 집안 동생들에게 급히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창훈 기자
이승환 씨가 보관 중인 간찰 하나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 간찰은 이원조 선생이 둘째 형 이육사 선생의 별세(1944년 1월 16일)를 집안 동생들에게 급히 알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창훈 기자

대표적인 항일 민족 시인 이육사에게는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섯 형제가 있었다.

첫째 이원기(독립운동가)를 비롯해 ▷둘째 이육사(본명 원록) ▷셋째 원일(서예가·독립운동가) ▷넷째 원조(문학평론가) ▷다섯째 원창(조선일보 기자·조선중앙일보 편집국장) ▷여섯째 원홍(화가). 원기·육사·원일 3형제는 1930년 대구격문사건으로 투옥 생활도 하는 등 5형제가 직간접적으로 항일 독립운동에 관여했다. 이는 어머니 허길 선생의 영향이 컸다. 허길 선생 또한 대대로 독립운동 집안으로 이름나 있었다. 이원기 선생이 6형제의 투철한 민족의식과 우애를 기려 당호(堂號)를 '육우당'(六友堂)이라고 지었다.

1930년 대구격문사건으로 투옥됐다가 풀려난 이원기 선생이 증고종숙에게 같이 투옥된 두 동생의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내용의 간찰. 전창훈 기자
1930년 대구격문사건으로 투옥됐다가 풀려난 이원기 선생이 증고종숙에게 같이 투옥된 두 동생의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청하는 내용의 간찰. 전창훈 기자

대구에 6형제가 거주하던 집(중구 남산동 662-35번지)은 현재 반월당역서한포레스트가 들어선 자리에 있었다. 아파트가 건립되면서 육우당은 허물어지고 대신 아파트 옆에 이육사 등 6형제를 기리는 '이육사기념관'(2023년 11월 개관)이 들어섰다.

반월당역서한포레스트 내에 6형제가 거주했던 곳을 알리는 표석. 전창훈 기자
반월당역서한포레스트 내에 6형제가 거주했던 곳을 알리는 표석. 전창훈 기자
대구 남산동 반월당역서한포레스트 옆에 자리한 이육사기념관 외관. 전창훈 기자
대구 남산동 반월당역서한포레스트 옆에 자리한 이육사기념관 외관. 전창훈 기자

이 과정을 지켜본 육우당 주손 이승환(70) 전 경산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는 못내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아파트 부지 한쪽에 대지면적 216㎡, 연면적 48㎡, 지상 1층 규모로 마련된 기념관이 너무 협소해 육우당 관련 자료를 충분히 전시하거나 보관하지 못해서다.

현재 경산에 있는 이승환 씨의 집에는 이원기 선생의 간찰(簡札) 등 유품이 다수 있다. 그 중엔 넷째인 이원조 선생이 둘째 형인 이육사 선생의 별세(1944년 1월 16일)를 집안 동생에게 알리는 내용의 간찰이나 왕산 허위 선생의 유필 등 역사적으로 유의미한 자료들이 적잖다.

"아버지 고(故) 이동영 교수(부산대 국문학과)가 생전에 6형제 관련 자료를 하나둘 모아놓은 덕분이죠. 수소문해서 이원일 선생이 쓴 병풍 보유자를 찾아가 3년간 읍소해서 받아내기도 했죠. 평생 아버지가 열정으로 모은 자료들이죠. 하지만 이를 제대로 보관할 공간이 없어 제 집에 그냥 놔두고 있죠."

대부분 종이라 일반 집에 보관하다보니 아무래도 세월이 흐를수록 훼손되기 마련이다. 이승환 씨가 자료 하나하나를 한지에 붙여 보관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이승환 씨는 이를 체계적으로 보관할 만한 공간이라도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승환 씨가 왕산 허위 선생의 유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창훈 기자
이승환 씨가 왕산 허위 선생의 유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창훈 기자

"이들 자료를 6형제가 거주했던 집터 인근 기념관 주변에 보관하면 가장 의미가 깊다고 생각해요. 기념관 옆에 약간의 공터가 있는데, 그곳에라도 자료관을 만든다면 이 자료들을 기증하고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요. 조그마한 자료관이라도 생겨 자신이 갖고 있는 유품들이 체계적으로 보관된다면 주손으로의 시름을 덜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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