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차 수사에 대한 지휘 기능을 내려놓으면서, 보완수사권이 수사의 완결성을 담보하는 사실상 유일한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바로잡고 사건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장치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특히 검찰은 경찰 수사를 보완해 혐의를 보다 정교하게 규명해 왔다고 강조한다.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의 억울함을 밝혀낸 사례까지 이어지면서 보완수사의 필요성이 현장에서 입증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완수사권은 검찰이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대해 수사가 미진하다고 판단될 경우 직접 수사로 전환할 수 있는 권한이다. 앞서 검찰개혁을 주도하는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에게 '보완수사요구권'만 주도록 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정했다. 보완수사요구권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청하는 데 그쳐 검찰이 수사에 직접 관여할 수가 없다.
◆ 보완수사, 범행 실체 규명
검찰은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이 실제 수사 사례에서도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경찰 단계에서 종결될 뻔했던 사건이 보완수사를 거치며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거나, 혐의 판단이 뒤집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지검에 따르면 2023년 경찰이 불송치 결정한 '병원 입점'을 미끼로 한 분양 사기 사건은 보완수사를 통해 결론이 뒤집힌 대표적 사례다. 당시 경찰은 피고인들이 "의사들의 계약 파기로 병원 입점이 무산됐다"는 진술을 토대로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은 임대차계약서의 부실 정황에 주목해 전수 조사한 결과, 해당 계약서는 의사 동의 없이 작성된 허위 문서로 드러났다. 수사 과정에서 병원 입점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이를 내세워 투자자를 속인 사실이 확인됐고, 피해자 29명으로부터 약 210억원의 분양대금을 가로챈 정황과 추가 피해도 확인됐다.
2024년에는 현직 경찰관이 풍속업자로부터 부동산 명의신탁을 받은 혐의(부동산실명법 위반)로 송치됐다가 보완수사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검찰은 당초 명의신탁 혐의에 그쳤던 사건을 재검토하면서 경찰관 2명이 풍속업자들과 장기간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온 정황을 밝혀냈다. 이들 경찰관이 단속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단순 개인 비위를 넘어선 조직적 범행으로 보고 피의자들을 기소했다.
피의자 특정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중단됐던 강간치상 사건도 검찰의 보완수사를 거쳐 전환점을 맞았다. 경찰은 불법체류자인 베트남 국적 A씨를 특정하지 못해 사건을 멈췄지만, 이후 검찰이 신원을 특정하면서 A씨는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됐다.
특히 검찰은 A씨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해 2014년 발생한 장기 미제 성범죄 사건 범인과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수사 재개를 요청했다. 이로써 장기간 미제로 남아 있던 사건의 재수사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 범죄자에서 억울함 밝히기도
범행 가해자로 지목됐던 인물이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다. 고소·고발을 제기한 상대방의 무고가 드러나면서 개인의 억울함이 해소된 데 그치지 않고, 경찰 단계에서의 판단까지 바로잡히는 결과로 이어졌다.
검찰은 지난해 경찰이 송치한 B씨의 강간미수 사건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보완수사를 벌여, 고소인 C씨의 무고 혐의를 밝혀냈다. 앞서 검찰은 C씨가 B씨에게 '선물을 사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정황을 근거로 무고 가능성을 의심하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경찰은 양측 합의를 이유로 별다른 추가 수사 없이 사건을 재송치했다.
결국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에 착수해 디지털 포렌식과 통화 녹음 분석 등을 진행한 결과, 두 사람이 연인 관계였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C씨가 피해를 주장한 시점 전후에도 B씨에게 애정 표현을 이어간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해 2월 범행을 자백한 C씨를 구속기소했고, 당초 강간미수 혐의를 받던 B씨에 대해선 불기소 처분했다. 보완수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가 재정립되면서 경찰 수사의 오판이 바로잡힌 셈이다.
이외에도 보완수사로 대형 호텔의 명예 훼손을 막은 사례도 있다. 검찰은 2024년 대구의 한 5성급 호텔이 수입 쇠고기를 섞어 판매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조리사의 무고 혐의를 입증했다.
검찰 수사 결과 해당 조리사는 징계와 사직 권고에 앙심을 품고 허위 진정을 제기한 뒤, 단속 시점에 맞춰 한우에 수입산을 섞어 적발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수사기관에 허위 진술을 하고 언론에 제보까지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허위 신고 경위와 조작 정황을 밝혀내고, 실제로는 원산지 표시 위반 사실이 없었다는 점을 확인했다.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해당 조리사는 지난해 7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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