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국내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전쟁 리스크와 국제 유가 급등, 환율 불안 등 삼중고가 시장을 짓누르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증권가는 신중한 거시 진단을 유지하면서도 향후 증시 흐름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4.94% 오른 배럴당 118.35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22년 6월 16일 이후 최고치다. 3월 한 달간 브렌트유 가격은 무려 63% 뛰었는데, 이는 원유 선물시장이 도입된 1988년 이후 가장 큰 폭등세다.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도 51% 급등했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갤런당 4달러(약 6100원)를 넘어섰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전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4.4원 오른 1530.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가 1530원을 돌파한 건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9일(1549원)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도 출렁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는 단기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실제 전쟁 장기화 여파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외국인은 지난달 19일부터 전날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35조 원 넘게 순매도했는데,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비상계엄 여파가 있었던 지난해 12월 외국인 순매도 규모(30조438억 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국제유가 상승→달러 강세 및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도하면 원화를 달러로 바꾸기 때문에 환율을 더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증권사들의 4월 국내 증시 전망도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1분기 실적 모멘텀이 예상보다 강할 것으로 예상, 최근 국내 증시 조정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실적 대비 주가 괴리가 확대된 만큼 반등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스피는 52주 최고가 대비 13.8% 하락하며 부진했으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전년 대비 85.5% 증가한 133조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 실적 모멘텀이 가장 강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츠증권은 "이익 추정치 상향과 주가 조정에 따라 주가수익비율(PER)이 8.18배에 도달해 저평가가 심화됐다"라며 "PER 8배(5300포인트)를 하회하는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더욱 보수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은 전일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이머징 국가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전쟁 과정에서 중동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에너지 운송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마저 높아졌다"라며 "이를 고려할 때,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국제유가는 전쟁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은 이번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과거 2001년 9·11 테러 당시와 유사한 시장 반응 경로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 충격 이후 변동성 확대 구간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당분간 'W자형' 주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급락과 반등을 반복하는 패턴 속에서 투자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안타증권은 "국제 유가 변화에 따라 W자형 주가 부침이 반복되는 기간 조정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시장 바닥 통과 24거래일 이후 주가 완전 정상화가 가능했던 전례를 따를 경우, 이달 중순 시점이 코스피 시장 비정상의 정상화를 모색할 투자 전략 측면 터닝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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