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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한윤조] 애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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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조 논설위원
한윤조 논설위원

미국·이스라엘-이란 간 전쟁이 한 달을 넘어서면서 석유·화학 제품은 물론이고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까지 충격파가 전달되고 있다. 그중 생각지도 못한 한 분야가 바로 전 세계적인 식량 가격 상승(애그플레이션) 우려다. 당장 하반기 수확량 감소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전쟁 여파로 중동의 물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글로벌 비료 공급망(供給網)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질소 비료(肥料)'의 공급난을 가장 큰 위협으로 꼽는다. 질소는 작물 성장에 필수적인 성분으로 투입 시기를 놓치면 즉각적인 수확량 감소로 이어진다. 전쟁 이후 질소 비료의 기준인 이집트산 요소 가격은 톤당 최대 700달러 선으로 전쟁 전과 비교해 75% 가까이 뛰어올랐다. 수입처를 다변화해 베트남 등지에서 요소를 구하려 해도 역시 가격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물량 부족에 동남아 기준 요소 가격 역시 톤당 700달러까지 상승해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심지어 수송 자체를 장담할 수 없다 보니 미국과 유럽에서는 비료 생산자들이 아예 가격 책정을 포기해 버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걸프만이 세계 비료 생산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게 된 것은 비료의 주원료인 암모니아를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해 만들기 때문이다. 생산 비용의 70~90%가 천연가스라고 한다. 카타르에너지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을 중단한 순간 비료 공장도 함께 멈춰 선 것이다. 유통 또한 문제다. 전 세계에서 해상으로 운송되는 비료의 약 3분의 1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시장조사 기관 CRU는 현재 비축분(備蓄分)으로 버티고 있으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작황 타격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북반구의 봄 파종기가 진행되고 있는데, 당장 호르무즈 해협이 뚫린다 해도 비료를 생산하고 이를 운송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지금 우리는 당장 에너지 부족 사태에 직면해 있지만, 머지않은 시일에 애그플레이션이 닥치고 이것이 다시 육류와 낙농업에까지 영향을 주며 올 연말에서 내년 초 식료품 전체 가격을 밀어 올릴 거라는 건 예정된 수순이다. 연쇄적으로 확산할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정부의 사전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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