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준에 의해서 정의를 규정하지 않고 비슷한 유형의 사건에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선택적 정의'(Selective justice)라고 한다. 자기가 정의라고 생각되는 것만 선택하여 정의라고 판단한다. 정의, 인권은 공평하게 적용되는 개념이지 개인의 편견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 달 전 이스라엘 군인이 건물 옥상에서 팔레스타인인을 추락시키는 영상을 공유하면서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같은 만행이라고 하였다. 여기에 부적절한 언급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이스라엘 정부가 강력히 규탄하여 외교문제로 확대되었다. 해당 영상은 현재의 영상이 아니고 2년 전 영상이었고, 추락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시신이라는 주장도 있어 사실 확인이 안 된 상태이다.
이스라엘 군인들의 만행을 주장하려면 이란 정부의 민간인 학살도 주장해야 하고, 4·3사건의 국가폭력을 주장하려면 상대방의 제헌 국회의원 선거방해행위 및 군경학살도 언급해야 한다. 국제적 또는 국내적으로 힘이 상호 부딪치는 경우 어느 일방이 정의라고 판별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의란 다른 가치로부터 이끌어 낼 수 없는 독자적 가치이다. 마치 공기와 같이 분명히 있기는 하지만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본원적 가치이다. 그래서 정의(正義 )만큼 정의(定義)를 내리기 어려운 말도 없다. 한자의 뜻으로 보면 바를 정(正)에다 옳을 의(義)를 쓰고 있으므로 '바르고 옳은 것'이 라고 하지만, 무엇이 바르고 옳은 것인지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소박하게 '보편 타당한 양심'이 정의라고 풀이를 한다고 치자. 보편타당하다는 것이 이미 화자의 입장에서 주관성을 가지므로 객관적으로 정의의 뜻을 설명했다고 보기 어렵다. 양심이라는 것도 개인의 마음을 떠나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내면의 세계로서 주관성이 있다.
정의에 가장 근접하게 설명하고 널리 알려진 것으로서 울피아누스는 '각자에게 그의 몫을 주는 것'이라고 했고, 라드부르흐는 '다른 것은 다르게, 같은 것은 같게 취급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는 평균적 정의와 배분적 정의로 구분했다. 같은 것은 같게 취급하는 것이 평균적 정의라 하였고,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하는 것이 배분적 정의라 하였다. 그 외에도 정의는 '강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는 직설적 개념 정의를 한 트라시마코스 같은 궤변론자도 있다.
이와 같이 정의는 주장하는 자에 따라 설명이 구구각각이므로, 법 조문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다. 지금 러시아는 자기들의 과거 영토의 회복이 정의라는 이름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여 5년 째 전쟁을 벌이고 있고, 이란은 이스라엘 주변의 지역에서 하마스, 헤브볼라 등 무장조직을 육성하고 자국내 시위 민간인들을 학살하다가 또 다시 정의라는 이름으로 미국의 개입을 불러와 이란전쟁이 개시되었다. 인류역사의 흐름에서 정의에 반하는 일들이 당대에 정의란 이름으로 행하여진 일이 많았다.
법에는 정의와 공평이 양대 요소이다. 정의는 칼이고, 공평은 저울이다. 정의는 극단적으로 가면 베일 수 있고, 공평은 극단적으로 가면 기울 수 있다. 정의는 칼과 같아서 조심스럽게 접근 하여야 하는 인문학적 용어이다. 결국 정의는 공평이라는 개념을 동반하여야 완전한 설명이 되는 용어이다. 공기, 비 등과 같이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가치가 빛나는 인문학적 용어이다.
이런 관점에서 선별적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이런 선별적 정의를 주장하는 것은 공산주의자들의 특징이다. 막시즘에 의하면 부르조아의 독재는 부정의한 것이고 프롤레타리아의 독재는 정의로운 것이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부르조아 독재를 타도할 때까지 당분간 시행된다고 하면서 상시 독재로 흘러간다.
노동조합의 행위도 선별적으로 정의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노조의 파괴행위는 약자의 행위로서 정의이고, 기물 파손 등을 막기 위한 사용자의 직장폐쇄는 정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노조가 직장별, 산업별, 상급별 노조를 설립하여 노조조직을 비대화시키는 것은 정당하고, 기업이 사업을 확장하여 여러 회사를 설립하고 기업집단을 형성하는 것은 부정당하다는 것이다. 국제외교, 군사작전에도 힘의 균형이 있을 때 평화가 오듯이 정의를 적용할 때도 공평한 잣대로 사용할 때 진정한 평화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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