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 바이오·제약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 성과가 지역 전반으로 고르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대구는 오랜 기간 의료·바이오 연구 인프라를 축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적 성과는 기대만큼 지역에 축적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연구는 있지만, 생산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는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중심으로 신약 개발부터 비임상, 임상시험까지 가능한 연구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정작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제품으로 만들어 시장에 공급하는 '생산 인프라'는 부족하다. 그 결과, 대구에서 개발된 기술이 수도권이나 해외에서 생산되고, 부가가치 역시 외부로 유출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할 현실적인 대안이 바로 BGMP(Bulk Good Manufacturing Practice·원료의약품 생산 기반 시설) 구축이다. BGMP는 단순한 생산시설이 아니다. 연구개발부터 생산,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산업의 마지막 고리를 완성하는 핵심 인프라다. 특히 임상 이후 상업화 단계에서는 필수적인 시설로, 기술이 실제 제품으로 전환되는 마지막 단계라 할 수 있다. 이 시설이 구축되면 기업은 기술을 외부에 이전하지 않고 지역에서 직접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다. 즉, '기술의 도시'에서 '돈을 버는 도시'로 전환되는 것이다.
경제적 효과도 분명하다. BGMP 구축 비용/편익(B/C) 분석에 따르면, 300억원 규모의 BGMP를 구축할 경우, 약 2조원 이상의 생산 유발 효과와 200명 이상의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공투자 기준에서 경제성 기준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더 주목할 점은 '즉시 활용 가능한 인프라'라는 점이다. 대구에는 이미 관련 기업과 연구기관이 충분히 집적되어 있어 시설만 갖춰지면 빠르게 가동할 수 있다. 이는 다른 산업 인프라 사업과 비교해도 큰 장점이다.
또한 BGMP는 중소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에 '기회의 사다리'가 된다. 지금까지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기 어려웠던 기업들도 공공 인프라를 활용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이는 산업 생태계 전반의 활력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현재 의약품 생산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대구에 BGMP가 구축된다면, 지방에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바이오 생산 거점을 만들 수 있다는 선례가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지역 사업을 넘어 국가 산업 구조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물론 초기 가동률 확보, 운영 전문성, 지속가능성 등 검토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는 사전 수요 확보와 전문 운영체계 구축을 통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영역이다. 오히려 지금처럼 생산 기반 부재로 인한 기회비용이 더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금 대구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연구 중심 도시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생산과 사업화까지 아우르는 산업 도시로 도약할 것인가. BGMP 구축은 단순한 시설 투자가 아니다. 이는 대구의 산업 구조를 바꾸고,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전략적 선택이다. 300억원으로 2조원을 만드는 기회, 지금이 바로 실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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