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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학폭 피해응답률 14년 연속 전국 최저…"인성 중심 학교문화·체계적인 현장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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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전체 건수 줄어도 학폭 신고 건수는 증가
처벌 아닌 사전 예방·맞춤형 중재로 풀어가야

대구시교육청은 지역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14년째 전국 최저라고 밝혔다. 이해연 생활인성교육과장이 지난 16일 정책설명회에서 학교 현장의 학폭 예방 및 근절 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경 기자
대구시교육청은 지역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14년째 전국 최저라고 밝혔다. 이해연 생활인성교육과장이 지난 16일 정책설명회에서 학교 현장의 학폭 예방 및 근절 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경 기자

"지금의 선택이 아이 미래를 좌우합니다."

사교육 업체의 광고가 아니다. 어느 학교폭력(학폭) 전담 로펌의 광고 문구다. 최근 로펌에도 학폭전담팀이 생길 만큼 '교육 현장의 사법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 사소한 다툼이나 말실수도 학폭으로 신고되고,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학생이 피해 학생을 다시 신고하는 '맞폭' 현상도 일상화됐다.

대구시교육청은 해마다 증가하는 학폭 신고, 소송 속에서 학생들의 갈등을 '처벌' 대신 '교육'으로 풀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그 결과 학폭 피해 응답률 14년 연속 전국 최저를 기록했고, 2024년 시도 교육청 평가(학폭 근절 노력) 우수 사례에 선정되기도 했다. 학폭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한 대구 학교 현장의 노력을 살펴봤다.

◆학폭 건수 줄어도 현장 어려움 증가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16일 열린 정책설명회에서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지역 피해 응답률이 1.0%로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국 피해 응답률 3.0%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학교급별 피해 응답률은 초등학교가 1.3%로 가장 높았고 이어 중학교 0.9%, 고등학교 0.5% 순이었다.

다만 학폭 신고 접수 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 건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미한 학폭 사건까지 처벌 위주의 학폭위로 넘어가고 있다는 게 교육 현장의 분석이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전체 학폭 신고 접수 건수의 85%가 징계 중 가장 경미한 1~3호 처분으로 나오고 있다. 학폭이 아닌 걸로 판단되는 '조치없음'도 2024년 9%에서 지난해 17%로 8%포인트(p) 증가했다.

생활인성교육과 최홍일 장학사는 "이는 학교 내에서 교육적으로 해결해야 되는 상황까지도 학폭 신고로 이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학교 현장이 여전히 학폭으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 교육청이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은 학교폭력 관리를 위해 교육공동체 중심의 다각적인
대구시교육청은 학교폭력 관리를 위해 교육공동체 중심의 다각적인 '사전 예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공동체 중심 사전 예방 체계 구축

대구의 학폭 관리는 공동체 중심의 다각적인 '사전 예방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먼저 교육 3주체(학생·교직원·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학교문화 책임규약' 캠페인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각 학교가 학기 초 자발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특색 있는 책임규약을 제정하고, 릴레이 서명 및 선포식 등을 통해 '방관하지 않고 행동하는' 학교문화를 조성하도록 노력한다.

또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소통 활동을 통해 학교폭력 및 학교 부적응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는 '사제존중 행복시간'을 지역 전체 학교에서 연간 12회 이상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학생 교육뿐만 아니라 가정과 학교의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대상별 맞춤형 프로그램이 강화된다. 신규 및 저경력 교사를 위한 '생활교육 조율콘서트'를 통해 현장 밀착형 사안 처리 노하우를 전달하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생활교육 토크: 애지중지(愛之重之)'를 개최해 가정에서의 올바른 관계 회복 지도 방안을 공유한다.

학폭 예방을 위한 학교의 노력과 성과는 대구 월배중의 사례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월배중은 과거 학생 간 갈등이 잦아 '학교문화 책임규약 실천학교' 운영, '학폭 제로를 위한 어울림 프로그램' 진행, '학생 자치회 및 각종 또래 활동' 활성화 등 학폭 사전 예방 교육에 적극 힘써왔다. 그 결과 학폭 발생 건수는 ▷2023년 23건 ▷2024년 6건 ▷2025년 3건으로 최근 3년간 현저한 감소세를 보였다.

대구시교육청은 고도화되는 학폭 사안 속에서 교사들이 행정 업무에 매몰되지 않고 학생 생활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온라인 시스템
대구시교육청은 고도화되는 학폭 사안 속에서 교사들이 행정 업무에 매몰되지 않고 학생 생활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온라인 시스템 '든든e'를 구축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든든e 통해 교원 업무 집중도 향상

고도화되는 학폭 사안 속에서 교사들이 행정 업무에 매몰되지 않고 학생 생활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온라인 시스템도 구축했다. 시교육청은 올해 1월부터 학폭 사안 처리와 특별교육 온라인 신청을 통합 지원하는 '대구생활교육 지원 포털 든든e(이하 든든e)'를 개통해 전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담당 교사들은 그동안 학폭 사안 발생 시 관련 절차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할 경우 절차상 하자로 인한 민원이나 분쟁에 대한 부담이 컸다. 학폭 관련 특별교육 신청 과정에서도 교육기관별 수용 인원과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 교사가 개별적으로 연락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든든e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학폭 사안의 접수부터 보고·처리 과정까지를 일원화해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특별교육 기관별 교육 일정과 잔여 인원도 즉시 확인해 신청할 수 있다. 또 학폭 사안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해 향후 피해·가해 학생을 같은 반에 배정되지 않도록 하는 등 사후 관리도 강화한다.

단순 시스템 운영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긴급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소통창구도 강화했다. 사안 처리 과정의 의문점을 SNS로 묻고 답하는 '든든톡'과 유선 상담 채널인 '든든콜'을 연계 운영해 장학사들이 24시간 내내 실시간 답변하며 교사가 오로지 학생 간 관계 회복과 지도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현장 밀착형 '맞춤형 중재·회복 지원'

시교육청은 학폭이 법적 분쟁으로 치닫기 쉬운 현실 속에서도 이를 교육적 관점에서 풀기 위해 '맞춤형 현장 지원'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학폭 사안이 발생하면 전문가로 구성된 '관계회복지원단'과 '갈등조정지원단'이 학교로 직접 찾아가 사안을 중재하고 관계 회복을 돕는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듯이 학폭에도 갈등 해결을 위한 '골든타임'이 있다. 주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대화를 통해 갈등을 풀어야 할 때는 관계회복지원단을 통해 갈등 초기 여러 차례 대화 모임을 가지며 관계 개선을 지원한다. 또 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상대와의 관계를 회복하기는 원하지 않지만 안전했으면 좋겠다고 판단되는 상황에는 갈등조정지원단을 통해 서로에게 피해를 가하지 않겠다는 '신사협정'을 체결하도록 한다.

이 외에도 학생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Wee센터를 통한 학생 심리 상담 긴급 지원 ▷교육지원청 소속 변호사를 통한 법률 상담 지원 ▷장학사를 통한 학폭 사안처리 절차 안내 등을 지원한다.

이해연 시교육청 생활인성교육과장은 "학폭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이기 때문에 누가 잘못했다고 처벌을 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친구 간에 다툼이 생겼을 때 교육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학교 현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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