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장사 안 된다고 난리입니다. 불야성이던 곱창골목 같은 곳도 예전 같지 않아요."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심의가 시작된 가운데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고물가와 고유가로 고정비용이 오를 대로 오르고, 위축된 내수경기가 매출 사정으로 드러나는 와중에 인건비 부담이 커질까 봐서다. 비용 부담이 가중되면 폐업 위기에 내몰리는 사업자가 늘어나고, 사업 규모를 줄이는 이들 또한 늘면서 노동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구 폐업자 한 달에 4천명
시장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 타격을 고스란히 받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경영비용 부담이 한계치에 이른 것으로 진단한다. 대구 지역의 폐업사업자 수는 한 달에 4천명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대구의 폐업사업자 수는 지난해 10월 1천997명에서 11월 2천374명, 12월 4천228명으로 연속 상승했다.
이 중 개인사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92%였다.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3천895명으로, 같은 해 10월 1천910명, 11월 2천275명에서 급증했다. 한 달 새 1천600명 넘게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41만2천521명으로 늘었던 대구의 가동사업자 수는 12월 41만1천285명으로 줄었고, 가동 중인 개인사업자 또한 작년 10월 36만9천801명에서 12월 36만8천466명으로 내려왔다.
소상공인 단체는 미국발 통상환경 변화와 중동전쟁 등에 영향을 받아 장기화하는 내수경기 부진 등을 이유로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해 왔다. 소비활동이 위축된 상황에 인건비가 오르면 비용 부담만 가중된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이를 기반으로 결정되는 주휴수당 등 각종 수당 지급액·납입액이 모두 늘어나고, 실제 고용주가 부담하는 인건비 상승 폭은 최저임금 상승률을 상회한다.
◆무인·1인 매장 전환 바람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작년보다 290원(2.9%) 오른 1만320원이다. 최저시급은 지난해 1만30원에 도달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1만원을 넘어섰다. 외식·소매 업종에선 인건비를 덜기 위해 비대면 기기를 활용하는 '무인 매장'이나 자영업자 혼자 일하는 '1인 사업장'으로 운영 형태를 전환하는 추세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최저임금이 고용주와 고용자를 모두 위협하는 실정"이라는 성토가 나오는 이유다.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에 올라오는 구인공고 수는 매년 감소하는 상황이다. 인건비 부담에 고용을 꺼리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일자리가 줄었고, 아르바이트 위주로 생계를 이어 온 이들은 구직활동 자체가 힘들어졌다.
수당 부담을 피하고자 아르바이트생을 하루 3, 4시간 단위로 고용하는 곳도 급증했다. 이른바 '쪼개기 알바'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대구에서 주 15시간 미만 근무하는 '초단시간 근로자'는 지난달 7만6천명으로 지난해 3월(6만9천명)보다 약 7천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 달서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모(47) 씨는 "최저시급이 1만원에 육박하면서부터 직원들을 내보내고 바쁜 시간에는 가족을 동원해 일하는 가게가 많아졌다"면서 "종업원을 두더라도 손님이 바짝 몰리는 시간에 맞춰 3, 4시간만 쓰다 보니 요즘에는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면서 몇 시간씩 일하는 '메뚜기 종업원'이 많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실질임금은 하락
반대로 고물가 상황을 반영해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다. 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임금 수준을 동결하면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임금'은 오히려 하락한다는 설명이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물가 수준을 반영한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지난 2021년 359만9천원에서 2022년 359만2천원, 2023년 355만4천원으로 뒷걸음질 쳤고, 2024년 357만3천원으로 상승 전환했다. 지난해 실질임금은 360만6천원으로 1년 전보다 3만4천원(0.9%) 늘었다.
올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2.1%를 기록하며 한국은행이 목표하는 기준치(2%)를 소폭 웃돌았다. 한국은행은 중동 상황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치인 2.2%를 상당 폭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단체는 고물가와 생계비 부담, 실질임금 하락 등을 고려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겨레 민주노총 청년특별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곧 청년노동 정책"이라며 "청년 다수의 임금이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러 있다. 노동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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