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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보는 세상] 먹방 보다 동선…시니어 관광객이 본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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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달성공원을 찾은 어르신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일DB
대구 중구 달성공원을 찾은 어르신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매일DB

요즘 관광은 '먹으러' '보러' 다니는 시대다. 맛집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고, 사람들은 사진 한 장을 위해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시니어 관광객의 기준은 다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화려한 볼거리가 아니라, 저렴한 비용과 안전한 이동이다. '어디가 맛있나'보다 '얼마나 편하게 갈 수 있나'를 먼저 따진다.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시니어 관광에 대한 맞춤형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요는 늘고 있지만 도시의 관광은 여전히 '젊은 사람의 기준'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공간디자인학회가 펴낸 '시니어가 선호하는 대구광역시 관광지'를 통해 시니어 관광의 현실을 짚고, 개선 방향을 함께 제시해 봤다.

◆ 대구 관광지 1위 '달성공원'

시니어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구 관광지는 달성공원(13.64%)으로 나타났다. 이어 경상감영공원(11.50%), 두류공원(8.56%), 수성못(8.02%), 동화사(7.22%) 순으로 집계됐다. 도시공원과 호수 같은 자연 자원부터 전통시장, 종교시설, 심지어 교통 거점까지 포함되며 특정 유형에 쏠리지 않는 '다층적 관광 패턴'이 확인됐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시니어들이 관광지를 선택하는 기준이었다. 평가 지표(5점 만점)에서 '저렴한 비용'이 4.36점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이어 '안전'이 4.22점, 자원 매력성이 4.05점을 기록했다. 반면 일반적인 관광의 핵심 요소로 여겨지는 먹거리(3.75점)나 볼거리(3.69점)는 상대적으로 낮은 우선순위를 보였다. 신체 기능 저하로 인해 보행 환경의 안전성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여가 활동 시 경제적 부담을 크게 느끼는 시니어 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인기 관광지의 민낯

하지만 '선호'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컸다. 연구진이 무장애 관광 전문가와 함께 시니어 선호 대구 관광지 19곳을 직접 조사한 결과, 관광 편의성 점수에서 평균을 넘긴 곳은 단 4곳에 불과했다.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곳은 문양역(69.23점)이었고, 반대로 동화사(7.69점)와 청라언덕(8.33점)은 10점에도 못 미쳤다.

특히 19곳 중 17곳이 시니어 및 장애인을 위한 관광정보 제공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경사로, 휴게공간, 다목적 화장실 등 기본 시설 역시 '부분 적합' 수준에 머물며 실제 이용에는 불편이 뒤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시니어 관광 환경이 여전히 이용자 중심으로 설계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결과 속에서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 지하철역인 문양역이다. 문양역은 선호도 20위권(1.87%)에 포함됐을 뿐 아니라, 관광 편의성 평가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곳은 단순한 환승 공간이 아니다. '노인건강테마역'으로 조성돼 로컬푸드 매장, 식당 픽업 서비스, 인근 마천산 둘레길과 산림욕장까지 연결된다. 관광·쇼핑·운동·사교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구조다. 결국 시니어들이 찾은 것은 '명소'가 아니라 불편함 없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대구도시철도 2호선 문양역 역특성화 사업을 통한
대구도시철도 2호선 문양역 역특성화 사업을 통한 '노인건강테마역' 전경. 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

◆ 초고령사회, 관광의 기준 바꿔야

연구진들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함께 시니어 관광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현재 관광 환경을 시니어 중심으로 재설계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통수단 확대, 휴게공간 확충, 보행권 내 관광지 발굴, 큰 글자 안내물 등이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또한 단순 방문을 넘어 건강·취미·학습을 결합한 프로그램 부족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연구진은 문양역 사례를 의미깊게 봤다. "문양역 사례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다. 평탄한 길, 충분한 쉼터, 이해하기 쉬운 안내, 그리고 체험 프로그램까지. 이 네 가지가 갖춰질 때 관광지는 '구경하는 곳'에서 '머무는 곳'으로 바뀐다"라며 "결국 시니어 관광의 경쟁력은 화려한 콘텐츠가 아니라 얼마나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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