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전 영천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 선화여자고등학교 교정. 체육관 한편에서 공이 발끝을 떠나 네트를 넘는 순간, 선수의 몸이 허공에서 한 바퀴 돌며 강하게 내리 꽂혔다. '툭' 하는 공의 탄성 뒤로 관람석에서 탄성이 터졌다. 이날은 전국 최초 고등학교 세팍타크로 전용구장 '송천마루'가 처음으로 문을 연 날이었다.
선화여고는 이날 전용구장 개관식과 개교 40주년 기념식을 함께 열었다. 식전 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운 뒤 구장 조성 경과보고, 현판 제막, 테이프 커팅이 이어졌다. 이어진 시축과 선수단 시범경기에서는 고난도 스파이크와 리시브가 연달아 펼쳐지며 현장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공 하나에 온몸을 던지는 선수들의 움직임은 단순한 경기 시연을 넘어 그동안의 시간을 응축한 장면으로 읽혔다.
세팍타크로는 발과 머리, 어깨 만을 이용해 공을 주고받는 종목이다. 배구의 경기 방식에 축구의 발 기술이 결합된 형태로 공중에서 몸을 비틀며 차는 '롤링 스파이크'가 대표 기술이다. 순간적인 판단력과 유연성, 팀워크가 동시에 요구되는 고난도 스포츠다.
선화여고 세팍타크로부는 1998년 창단 이후 국내 여자 세팍타크로를 이끌어 온 중심축이다. 창단 초기부터 전국대회 준우승을 거두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후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꾸준히 성과를 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7년 세계선수권 금메달, 2021년 전국체전 금메달 등 굵직한 성적은 이 학교 출신 선수들이 쌓아 올린 기록이다. 국가대표 선수 상당수가 선화여고를 거쳐 갔다는 점에서 '국가대표 산실'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그러나 성과 뒤에는 열악한 훈련 환경이 있었다. 전용구장이 없어 체육관과 야외 공간을 오가며 훈련해야 했고, 바닥 상태에 따라 부상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반복 훈련에도 제약이 따랐다. 이번 송천마루 개관은 그런 한계를 끊어낸 상징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새 구장은 세팍타크로 규격에 맞춘 바닥과 안전 설계를 갖췄다. 선수들은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기술을 연마할 수 있게 됐다. 학교 측은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 운영과 유망주 발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장에는 선화여고를 거쳐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동문들도 자리했다. 선배들이 후배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박수를 보내는 모습은 이 학교가 이어온 지도자 선순환 구조를 보여줬다. 실제로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들이 모교로 돌아와 후배를 지도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용구장 건립은 지역사회의 지원이 더해지며 결실을 맺었다. 경북교육청과 경북도의회, 지자체의 협력이 뒷받침되면서 오랜 숙원이 현실이 됐다. 학교는 이를 계기로 일반고에서도 전문 체육 종목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선화여고는 지난 28년 동안 이어진 선수와 교사들의 열정을 전용구장을 통해 새로운 도전의 출발선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갈 예정이다.
동국대 이사장 돈관스님은 "전용구장은 선화여고가 쌓아온 끈기와 도전의 상징"이라며 "학생들이 세계를 무대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진숙 "대구까지 좌파 넘길 순 없다"…대구시장 불출마 선언
지지율 15% 쇼크에 장동혁 "다른 조사와 결 달라"…사퇴론엔 '신중'
"평양 무인기 지시" 尹 징역 30년 구형…"국가 안보 심각한 위해"
李 "'대장동 이슈' 한국신문상 수상, 이제라도 수상 취소·반납하는게 마땅하지 않을까요?"
추경호 "대구, 대한민국 대표 문화도시로"…'문화경제' 공약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