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가 최승호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매달 수백만원 이상의 직책 수당을 수령할 수 있도록 노조 규약을 개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미 회사로부터 급여를 지급받는 집행부가 추가 수당을 받을 필요성이 있는지 등을 두고 회사 안팎에서 논란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집행부의 도덕적 해이는 노노(勞勞)갈등으로 인한 노조원 이탈을 가속화하면서, 과반 노조 지위를 스스로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6명이 매월 수백만원씩…소수 결정에 수만 조합원 흔들리나
18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지난 3월 총회에서 노조 규약을 개정해 집행부가 한 달에 수백만원 이상의 직책수당을 수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당시 신설된 규약 제48조 '직책수당' 항목에 따르면 노조위원장은 조합비의 10% 이내에서 직책수당을 집행할 수 있다. 집행 인원이 8명 이하일 경우에는 수당 재원을 조합비의 5% 이내로 둘 수 있다.
현재 노조는 조합원 7만여명에게 월 1만원씩 약 7억원의 조합비를 납부받고 있다. 직책 수당을 받는 집행부 인원은 5명(회계감사 포함 시 6명)이다. 이를 고려할 때 한 달에 약 7억원이 걷히고, 3천500만원을 집행부 직책 수당으로 배정할 수 있다. 인당 580~700만원을 매달 가져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최 위원장 등 주요 집행부가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 제도 적용 대상으로, 회사 급여를 지급받으면서도 별도 수당을 챙기게 됐다는 점이다.
중복 수령에 대한 적절성 판단과 견제 방안이 마땅찮은 점도 문제다. 노조법상 노조는 예산 집행 등의 핵심 사안에 대해 조합원이 선출한 '대의원회'의 통제를 받아야 하나, 초기업 노조는 대의원회가 없이 5인 구성 조직인 '운영위원회'에 의결 권한이 쏠린 구조다.
더군다나 운영위원회는 과반 출석·과반 찬성으로 의결하는 만큼, 매달 수억원이 걷히는 노조 운영비가 극소수의 집행부 결정에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노조 집행부는 3월 총회 당시 해당 규약 개정안을 쟁의행위 결정과 함께 찬반 투표에 부쳤다. 다만 직책 수당 관련 규정은 규약 개정 설명 자료 하단에 위치한 탓에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해당 내용의 신설 여부를 알지 못한 채 투표에 참여했다는 불만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노갈등 격화, 수천명 탈퇴 신청…과반노조 지위 잃을라
과반 노조 집행부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 확산하면서 회사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 위원장이 근로시간 면제 대상으로 받는 기존 급여에 직책수당까지 합하면 월 1천만원 이상 수령할 것"이라는 추정이 이어졌다. 블라인드는 직장 이메일을 인증해야 이용이 가능한 플랫폼이다.
규약 개정과 관련 "조합비의 10%를 왜 집행부가 꿀꺽하냐", "쟁의 투표에 수당 규정을 슬쩍 넣어 묻어가기 식으로 가결시킨 것 아니냐" 등의 지적도 거듭 제기됐다.
제2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의 경우 실비 정산 외에 별도 직책수당이 없는 점을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 노조 집행부는 규약 개정 이후 실제로 직책수당을 수령한 사례가 있는지를 묻는 복수의 언론 질의에 답하지 않고 있다.
노조 입장에서는 계속된 '노노갈등'으로 조합원 수천명의 이탈 조짐이 보이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초기업노조 소속 DX(디바이스경험)부문 조합원 약 4천명이 탈퇴를 신청했다. 집행부가 임금 교섭을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중심으로 진행하면서, DX부문이 사실상 들러리로 밀려났다는 불만이 표면화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일부 DX부문 조합원들은 현 노조의 대표성을 문제삼으며 임금협상 체결과 파업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X부문 조합원들의 이탈이 이어질 경우, 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탈이 지금보다 가속화한다면 노조의 대표성과 교섭력은 약해지고, 예고한 총파업 역시 명분부터 흔들릴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과반 노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최소 6만4천명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이번에 탈퇴를 신청한 4천명을 빼면 조합원 수는 6만 7천명선까지 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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