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역사적 표현 문제로 비판을 받은 가운데, 한국사 강사 최태성이 드라마 제작 환경 전반의 고증 시스템 개선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최태성은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관련 논란을 지적하는 듯 "또 역사 왜곡 논란(이 발생했다). (한국의) 드라마, 영화 우리만 보는 거 아니다. 전 세계인들이 보고 있다"며 "이제는 그 격에 맞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콘텐츠 산업의 성장 속도에 비해 역사 고증 체계는 여전히 제자리라고 지적했다. 최태성은 "우리는 아직 (역사 고증) 시스템이 없거나 수공업 수준이다. 역사 용어, 복장, 대사. 역사 왜곡 논란이 매번 터지면서도 늘 그 자리"라며 "배우들의 출연료는 몇억원을 아낌없이 지불하면서 역사 고증 비용은 몇십만원으로 대신하려 하시는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서 고증에 드는 시간은 왜 그리도 무시하시는지"라고 비판했다.
최태성은 역사 자문을 개별 전문가에게 일회성으로 맡기는 현재 방식 대신 전문 연구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는 "역사학계도 역사물 고증 연구소 하나 만들어 주기 바란다"라며 "제작자들이 고민하지 않고, 고증 연구소에 작품 맡기면 대본, 복장, 세트장 모두를 원스탑으로 안전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연구소"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이런 고민을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아 제안을 한 번 해본다"며 "좋은 역사 드라마 만드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이런 지적을 받으면 맥이 빠지지 않는가"라고 덧붙였다.
논란의 중심에 선 작품은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다. 제작진은 역사 왜곡 지적이 이어지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제작진은 지난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세계관 설정과 역사적 고증 이슈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장면은 11회 방송분에 담긴 즉위식 장면이었다. 극 중 왕위에 오른 이안대군이 즉위하는 과정에서 신하들이 왕을 향해 '만세' 대신 '천세'를 외치는 연출이 등장했다. 또 왕이 착용한 면류관 역시 자주국 황제가 사용하는 십이면류관이 아니라 구류면류관으로 표현되면서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극 중 즉위식에서 왕(변우석 분)이 '구류면류관'을 착용하고 신하들이 '천세'라고 산호(山呼)하는 장면이 우리나라의 자주적 지위를 훼손한다는 시청자 여러분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는 조선의 예법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발생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 "'21세기 대군부인'은 로맨스물인 동시에 대체 역사물의 성격을 지닌 드라마로 가상의 세계와 현실의 역사적 맥락이 교차하는 부분에 대해 신중하고 심도있는 고민이 필요했으나, 정교하게 세계관을 다듬고 더욱 면밀하게 살피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자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추후 재방송 및 주문형 비디오(VOD),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영상에서 해당 부분의 오디오와 자막을 최대한 빠르게 수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주연 배우인 변우석 역시 자필 편지를 통해 사과했다. 변우석은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주말 동안 행여 저의 말이 또 다른 피해를 주지 않을까 우려와 걱정을 했다. 작품으로 인해 불편함과 우려를 느끼신 분들께 무거운 마음을 담아 글을 올린다"고 했다.
변우석은 "작품이 촬영되고 연기하는 과정에서 제가 작품에 담긴 역사적 맥락과 의미가 무엇이고 그것이 시청자 여러분께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며 "시청자분들의 말씀을 통해 성찰과 반성을 하게 되었고 배우로서 연기뿐 아니라 작품이 가진 메시지와 맥락까지 더욱 책임감 있게 살펴보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 올린다"며 "그동안 '21세기 대군부인'과 이안대군을 아껴주시고 조언을 주셨던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깊이 있는 자세로 작품에 임하는 배우가 되겠다. 죄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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