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0월 2일 예정된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개청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공소청 출범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78년간 시행되어 오던 검찰청이 폐지되고 새로운 형사사법제도가 시작되는 혁명적 변화다. 중대한 민생사안이다.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것인지 여부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방대한 실무적 준비사항이 그것이다. 지난 4월 행안부 중수청 개청 준비단이 출범했지만 중수청의 구체적인 윤곽은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전체 조직 규모, 검사 출신 인력 활용 방안, 수사관 정원 등 중수청 운영을 위한 핵심 내용은 대략적으로라도 알려진 바가 없다. 본청과 현재 고등검찰청이 위치한 서울·부산 등 6개 광역권에 지방중수청을 설치한다는 계획이지만 개청을 불과 3개월 앞둔 시점임에도 청사 확보도 하지 못한 상태다.
보완수사권 뿐 아니라 실무적으로 정비할 규정이 산적한데 가장 중요한 형소법 개정은 국회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다. 개정 형소법이 확정되어야 공소청과 중수청의 정원 결정, 예산안 마련, 직제 편성 등 후속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는데 정치권은 한가롭기만 하다. 최대의 난제는 인력 확보 문제다. 약 3000명 규모로 출범을 계획하고 있지만 검사와 검찰수사관의 절대 다수가 중수청 근무를 희망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의 검찰 수사력을 대체할 우수한 수사인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정보시스템 구축도 문제다. 현재 검찰·경찰·법무부(교정)·법원 사이에는 형사사법시스템(KICS)이 구축되어 있다. 수사의 착수부터 종료, 기소, 법원 재판, 형 집행과 관련한 모든 사항이 위 시스템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공소청과 중수청이 출범하면 그에 따라 시스템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시스템 구축의 최소 조건인 형소법 개정과 관련 법령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니 공소청, 중수청 개청과 동시에 KICS의 정상적 가동은 불가능하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사건의 중수청, 경찰 이관도 문제다. 2026년 4월 현재 전국 검찰의 미제사건은 12만1천500건이다. 서울중앙지검의 검사 1인당 미제는 100건을 넘어선 지 오래이고, '파산지청'으로 불리는 천안지청의 경우 검사 1명이 500건의 미제를 갖고 있다. 1년 넘게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장기미제도 엄청난 규모다. 공소청법 부칙 제6조는 법 시행 당시 검사가 수사 개시한 사건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소관 수사기관에 이송하도록 했다.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사건의 성질상 검사가 계속 수사해야만 하는 사건은 예외로 두었다. 엄청난 수의 사건이 중수청과 경찰로 이송될텐데 실무적인 사항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가뜩이나 사건 적체에 허덕이는 경찰은 물론 새로 출범하는 중수청에서 원활하게 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부실수사에 대한 책임 소재 논란은 불가피할 것이고 사건 이송에 따른 장기간의 수사공백은 범죄자들에게 완벽한 도피처를 제공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보완수사권은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 검찰에 숟가락 만한 보완수사권이라도 주면 그것으로 칼을 만들어 정권에 언제 그 칼을 들이댈지 모른다"고 했다. 고대 바빌론의 함무라비법의 기본 원칙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라'는 것이다. 가장 유명한 조항 중 하나는 "건축업자가 집을 지었는데, 그 집이 무너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건축업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존재방식이자 법칙이다. 페르시아의 부패한 재판관 시삼네스의 일화를 그린 <캄비세스 왕의 심판>은 권한과 책임의 엄중함을 상징한다. 절대로 양보하지 않는 소수는 민주주의를 장악할 수도 있고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도 있다. 검찰해체는 아무런 리스크를 지지 않는 사악하고 무능한 정치가 어떻게 국가 시스템을 파괴하고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는지 보여주게 될 것이다. 정치는 결과로 책임지는 것이다. 각오는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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