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을 보내며 뒤돌아본다. 6월은 6·15와 6·25가 공존하는 달이다. 우리는 동족상잔의 심각한 트라우마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그것을 극복해 보려고 6·15공동선언, 10·4선언과 4·27/9·19선언을 통해 한민족의 화해와 상생을 꿈꾸었으나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적대적 두 국가 관계라는 더 큰 수렁에 빠져있다. 분단과 전쟁이 가져다준 이 적대감은 민족 공동체 전체를 분열로 몰아가며 지금도 그 고통을 앓고 있다. 한국 사회가 지닌 모든 분열적 병리현상의 기저에는 분단이라는 뿌리가 똬리를 틀며 옭아매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이 분노와 증오의 유산(legacy)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Korea Peace Conference에 초청받아 참석했다. 브래드 셔먼 미연방 하원위원을 위시한 미국 정치인들과 한국에서는 송영길, 조경태 의원을 비롯한 김구 선생의 증손자 김용만 의원, 김영배, 강경숙 의원까지 여야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6월 24일 저녁 청포도의 꿈을 20분 가량 영어로 발표했다. 2차대전 직후 우리보다 더 심한 역사적 적대관계에 놓여 있던 프랑스와 독일, 그러나 매국세력에 대한 역사적 단죄를 했던 그들은,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만들어 EU공동체를 통한 평화시대를 열었다. 우리도 남북한의 두 철강도시 청진과 포항을 이어 쇳물로 길을 내는 청포도(淸浦道) 프로젝트를 통해 평화시대를 꿈꾸는 것이다. 반향은 뜨거웠다. 정말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강연 후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찾아와 그 꿈에 진심으로 동참하기를 원하는 격려의 인사를 했다.
다음날(6월 25일)에는 미주의 청년 청소년들에게 <북한의 청년들,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12년 전 아빠와 함께 들어가 북한 평양과기대에서 고3을 보냈던 둘째 아들에게도 그의 경험을 나누도록 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분단의 철조망으로 인해 처음엔 어색하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남과 북의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축구공으로 먼저 가까워졌다. 식당에서 교실에서, 샤워장에서 벌거벗은 모습으로 만났다. 애틋한 우정의 이별을 경험했던 그들은 아직도 서로를 그리워한다. 기성세대들이 문제이지, 우리의 청년들은 붙여 놓으면 금세 친구요 동무가 되고 만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매년 6·25가 돌아오면 "아~ 잊으랴, 어찌 우리 그날을... 원수의 무리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을 노래하며 형제의 원수됨을 가슴에 새기던 세대들이다. 청년들은 입대하면 북한이 우리의 주적임을 뇌 속에 아로새긴다. 그러나 우리를 원수로 만든 뿌리는 전쟁보다 분단이다. 한 민족을 강제로 둘로 갈라놓고 단독정부를 세우면 내전이 일어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단독정부안을 반대했던 UN 한국임시위원단 캐나다인 조지 패터슨의 외침이 남아있다.
우리가 서로 주적이요 원수로 남아 있기를 원했던 분단의 원흉들이 누구인가? 패전국 일본의 분할 점령 논의를 폐기하고 강대국의 이해관계를 위해 죄 없는 우리 민족을 반으로 갈라놓은 것이 누구인가? 통일정부가 들어서는 것을 두려워한 친일파들은, 미국은 즉시 독립을 원하는데 소련이 신탁통치를 주장한다는 동아일보의 거짓 호외 기사를 뿌려 반탁운동을 벌였다. 단독정부를 주장하여 영구분단으로 가는 길을 열었던 이승만과 친일 매국노들, 그것을 막아보겠다고 좌우합작 운동을 벌이던 여운형, 김구 선생을 암살한 그 분단세력들, 그리고 지금도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온갖 빨갱이 타령 폭력적 거짓 선동을 일삼는 매국세력들, 하나님을 믿노라 하지만 자신들의 배와 강남 부동산이 우상인 타락한 한국의 일부 기독교인들, 그들이 바로 우리의 주적이다.
사랑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원수 된 못난 부모들 때문에 죽어야 했던 그 저주를 우리 자녀세대들에게 기어이 대물림 하겠다는 것인가? 이 지겨운 주적타령 원수타령을 끝내기 위해서는 결국 결자해지가 있어야 한다. 우리를 분단에 이르게 했던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와 함께 남북이 평화협정을 맺고 서로를 이웃이요 형제로 인정해야 한다. 그 역사적 매듭을 풀어야 모든 것이 정상화된다. 그래서 그 한반도 평화협정을 맺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든 많은 사람들이 워싱턴에서 한 목소리로 외쳤던 것이다. 그 함성이 백악관과 청와대와 주석궁에도 들려지기를 원한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정부 '2천조 메가 투자'…대구경북은 철저히 소외됐다
[단독] 교실에 배치된 '태극기' 못보게 한 동탄 고등학교
에너지 경북에 있는데…관련 첨단산업은 호남行
하루에 SNS 5건?…李대통령, 호남 반도체공장 총력 여론전
삼성 이재용 "반도체 광주·로봇 구미·배터리 울산에 투자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