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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론새평-곽수종] 국가(國家)와 도덕(道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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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종 리엔경제연구소장(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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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종 리엔경제연구소장(경제학박사)

'국가(國家)'란 무엇인가? 인간은 왜 국가를 만들고 그 권력에 복종하는가? 토마스 홉스, 존 로크, 장 자크 루소 등은 널리 알려진 '사회계약설 (Social Contract Theory)'에 기원을 두고 있다. 국가가 없던 자연상태 시절 혼란과 위험으로부터 자신의 생명, 자유,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받기 위해, 사람들이 서로 계약을 맺고 권력을 국가에 위임했다는 것이다. 반면 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등은 '계급지배설'을 주장했다. 국가는 모든 사람을 위한 중립적인 기구가 아니라, 생산수단을 독점한 지배 계급(자본가)이 피지배 계급(노동자)을 착취하고 통제하기 위해 만든 압박의 도구라고 본 것이다.

동양은 어떠했을까?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들은 끝없는 전쟁과 혼란을 종식시키고 천하를 안정시키기 위한 방법론으로 '국가론'을 전개했었다. 공자는 국가를 하나의 거대한 '확장된 가족'으로 보고, 국가의 군주와 백성의 관계를 부모와 자식의 관계처럼 도덕적 유대감으로 연결된 공동체로 해석했다. 반면에 맹자의 해석은 다르다. 국가의 본질은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국가)은 그다음이며, 군주는 가장 가볍다"고 했다. 국가 존재의 목적은 오직 백성의 안정과 행복에 있다'고 했다.

우리는 '국가'를 어떻게 정의했었을까? 정도전은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에서 "백성은 국가의 근본이요, 임금의 하늘이다"라 강조했다. 군주의 권력은 천명(天命)에서 나오지만, 그 천명은 곧 '백성의 마음(民心)'을 통해 나타난다고 보았다. 따라서 백성을 굶주리게 하거나 고통스럽게 하는 국가는 존재 가치가 없다고 정의한다. 하늘은 덕(德)이 있는 사람을 선택해 천하를 다스릴 권력(천명)을 주지만, 군주가 부패하고 백성을 괴롭히면 천명을 거두어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다라며 '역성혁명(易姓革命)'의 정당성을 얘기했다. 맹자는 '덕'을 '도덕(道德)'이라 했다.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및 초고령화 등의 문제들은 'K'형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초격차'의 과학기술 경쟁도 만만치 않다. 수혜자와 비수혜자 간의 간극은 소득과 사회적 부의 가치에 간극으로 파급될 것이다. AI가 예고하는 고용 시장의 대전환에 대한 대응이 절실한 이유다. 기초수급 대상자가 약 260만명이다. 최저 임근 근로자는 약 250만이다. 여기에 자영업자 소상공인 수가 600만명이다. 약 1100만명의 생활고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도 비슷하다. 급속한 글로벌 생태계 변화 속에 미국과 영국 정치권 내 사회주의 세력의 약진이 심상치 않다. '생산수단 국유화(공공 소유)' 가 자주 언급된다. 코넬대 니콜라스 멀더 교수는 이를 '제4차 국유화 파도'로 정의한다. 과거 1930~70년대의 국유화가 고용 유지나 정부 계획경제의 효율성 맹신 때문이었다면, 이번 4차 파도는 안보와 경제를 하나로 보고, '핵심 인프라 독점'이라는 실리적 목적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본다.

국유화와 국가 통제권 강화는 더 이상 사회주의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듯하다. 버니 샌더스가 주장하는 사회주의와 트럼프의 '국가 자본주의'는 연방 정부가 핵심 AI(인공지능) 기업들의 지분을 강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MP Materials, 인텔, 팔란티어 및 양자컴퓨터 기술에 이르기까지 연방정부의 투자가 활성화되었다. 미국은 더 이상 '레이거노믹스 (Reaganomics)'를 추종하지 않는다. 영국 역시 '브렉시트(Brexit)'로 '대처리즘(Thatcherism)'을 지워버렸다. 유력한 영국의 신임 총리 후보인 앤디 번햄(Andy Burnham)은 민간 기업에 정부가 요금·노선을 통제하는 '친기업적 사회주의'를 표방한다. 국가가 시장의 생산수단을 통제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다고 믿어야 하나? 그렇다면 이같은 결정은 가장 귀한 국민들의 마음을 바르게 읽은 것일까, 아니면 권력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려는 것일까? 결국 '도덕(道 德)'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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