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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건보 재정 축내는 CT·MRI 재촬영,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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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을 옮긴 환자 4명 중 1명 이상이 한 달 이내에 같은 CT(컴퓨터단층촬영)를 다시 찍고, MRI(자기공명영상) 역시 상당수가 재촬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질환으로 다른 병원을 찾은 환자 가운데 CT 재촬영 비율은 26.8%, MRI 재촬영 비율은 13.8%였다. 이로 인해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 비용만 연간 650억원을 넘어섰다. 그만큼 환자가 내는 본인부담금(本人負擔金)도 증가했다.

물론 모든 재촬영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환자의 상태가 급변했거나 기존 영상의 품질이 떨어진 경우,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재촬영 비율이 해마다 상승하고, 일부 병원들이 전원(轉院) 환자의 절반 이상에게 다시 CT나 MRI를 촬영하도록 한 사실은 '의료적 필요'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병원 측의 관행적 검사 유도와 수익 중심 진료가 개입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정부의 대응은 안일하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수가(酬價) 구조 개편 방안은 검사 수가를 낮춰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가격만 낮춘다고 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 병원은 줄어든 수익을 보전(補塡)하기 위해 검사 건수를 늘리려 할 가능성이 있다. 즉 불필요한 중복 촬영 문제를 방치한 채, 수가 인하만 추진하는 것은 반쪽짜리 대책에 불과하다. 정당한 사유 없는 중복 촬영에는 급여 제한 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정부와 의료계는 더 늦기 전에 중복 검사 관행을 뿌리 뽑고, 꼭 필요한 검사만 시행되는 합리적 의료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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