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풀리면서 반려견과 함께 야외로 나서는 보호자들이 부쩍 늘었다. 공원 산책, 등산로, 캠핑장까지 활동 반경이 넓어지는 계절이다. 그런데 이 시기에 동물병원에서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광견병 백신, 꼭 맞혀야 하나요? 우리 애는 도심에서만 산책하는데요."
광견병은 감염 동물의 침이 상처를 통해 전파되는 인수공통전염병(사람과 동물 모두 걸릴 수 있는 병)이다. 뇌와 척수에 염증을 일으키며,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치료 방법이 없다. 치사율이 사실상 100%에 가깝고, 사람이 걸리면 '공수병(恐水病)'이라 부른다. 물을 두려워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요즘도 광견병이 생기나요?"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다. 국내에서 사람 감염 사례는 2004년 경기도가 마지막이고, 동물 감염 공식 보고는 2013년 화성시 길고양이가 마지막이다. 하지만 국내는 여전히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기준 '광견병 발생 국가'로 분류된다. 국내 광견병은 주로 야생 너구리를 통해 전파되어 왔고, 너구리의 활동 반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넓다.
발생이 줄었다는 것이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야생동물, 유기동물과의 우발적 접촉은 도심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고, 한 번 감염되면 되돌릴 수 없는 병이기 때문에 예방이 전부다.
실천 방법은 어렵지 않다. 국내 광견병 표준 방역지침에 따라 매년 1회 광견병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핵심이다. 봄·가을 지자체 접종 지원 행사를 활용하면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산책 중 야생동물이나 낯선 개와의 접촉을 피하고, 혹시 물렸다면 즉시 흐르는 물로 상처를 세척한 뒤 동물병원이나 병의원을 찾아야 한다.
다만 최근에는 광견병 예방접종 이후 반려동물이 이상 반응을 보이거나 폐사했다는 주장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접종을 망설이는 보호자들도 적지 않다. 대부분의 반려동물은 큰 문제 없이 접종을 마치지만, 백신 접종 후에는 드물게 알레르기 반응이나 일시적인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보호자는 접종 전 식욕과 활력 등 건강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고, 가급적 오전 시간대에 접종한 뒤 병원에서 일정 시간 이상 반응을 관찰하는 것이 좋다. 귀가 후에도 하루 정도는 식욕, 호흡, 구토 여부, 얼굴 부종, 무기력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보고 이상이 발견되면 즉시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우리 애는 집에서만 지내니까 괜찮다'는 생각도 방심을 부른다. 짧은 산책 한 번, 야외 나들이 한 번에도 바이러스를 옮기는 동물과 마주칠 기회는 생긴다. 접종 기록이 없는 반려견이 광견병 의심 동물에게 물렸다면 즉각 검역기관 신고와 대응이 필요해지는 상황이 된다.
광견병은 예방접종이 사실상 유일한 방어 수단이다. 발생 빈도가 낮을수록 보호자들이 접종을 미루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매년 한 번의 주사가 반려견과 보호자 모두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약속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대구24시바른동물의료센터 이세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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