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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로 보는 고사성어]<28>기사회생(起死回生), "죽은 자를 일으켜서, 산 자로 되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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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一鼎) 이창수 서예가
일정(一鼎) 이창수 서예가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벼랑 끝 자율구조조정으로 '기사회생' 노린다.…컷오프서 '기사회생'.…31살 다음, AI시대 맞아 '기사회생'" 등등, 최근 기업과 정치계 등에서 기사회생이란 말이 부쩍 늘고 있다.

기사회생(起死回生)은, "일으킬 기, 죽을 사, 돌아올 회, 살 생"으로, "죽은 자를 일으켜서, 산 자로 되돌리다"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죽음의 문턱에서 일으켜 세워 살아있는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을 말한다. 나아가, 희망을 잃은 상태에서 되살려놓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사자성어는 『태평광기(太平廣記)』의 태현여(太玄女: 전설 속의 여성 신선) 항목에서 유래했다. 『태평광기』는 북송(北宋) 때 이방(李昉, 925~996) 등이 태종의 칙명을 받아 편찬한 유서(類書: 키워드별로 분류한 백과사전)이다. 여기 '태현여' 항목에는 『여선전(女仙傳)』을 인용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태현녀는 성이 전(顓)이고 이름이 화(和)인데…서른여섯 가지 술법을 부렸다…'죽은 자를 일으켜 산 자로 되돌려서(起死廻生)' 수없이 사람을 구했다"라고 나온다. 이후 "죽음을 앞둔 사람을 살려내다"라는, 절망적인 상황을 역전시키는 비유로 자리 잡아왔다.

다만 "죽은 사람을 살린다"(生死人)라는 가장 오래된 사례는, 명의(名醫) 편작(扁鹊)과 창공(倉公) 순우의(淳于意)의 사적을 합한 『사기』제105권 「편작창공열전(扁鵲倉公列傳)」에 보인다.

편작은 전국시대의 유명한 의사였다. 어느 날 괵(虢)나라를 지나가던 중 태자가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궁궐 문으로 가서 시종들에게 사인을 물었다. 태자의 증상과 죽은 지 반나절도 채 되지 않았고, 아직 관에도 안치되지 않았음을 알게 된 편작은 태자를 살릴 수 있다고 장담했다. 시종들은 처음에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편작의 치료 방법을 듣고 크게 감명받아 즉시 괵나라 왕에게 보고했다.

왕은 편작을 궁궐로 불러들였다. 편작이 왕에게 "제 생각에는 태자는 기혈이 막혀 기절한 실신 상태입니다. 완전히 죽은 것이 아니며 아직 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약재를 준비하고 태자의 혈 자리에 침을 놓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태자는 의식을 되찾았고, 약을 먹고 나서 완전하게 회복했다.

이 사건 이후 사람들은 편작이 "죽은 사람을 살릴(生死人)" 수 있다고 칭송했다. 하지만, 편작은 "나는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단지 스스로 살 수 있는 사람을 내가 일어나게 해준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사자성어는 아니지만, "죽은 사람을 살리다"라는 말이 생겨났고, 뛰어난 의술을 묘사할 때나 절망적인 상황을 역전시킬 때 사용하게 되었다.

이후 기사회생이란 말은, 명나라 말기의 장대(張岱)가 그의 친구이자 명의였던 '노운곡'의 삶과 인간적인 면모를 쓴 『노운곡전(魯雲谷傳)』 등에 등장한다. 어쨌든 이 사자성어는 중국과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에서도 희망의 메시지로서 두루 사랑받아오고 있다.

상처 입지 않은 영혼이 없듯, 어느 시대 어느 땅에서건, 목숨을 잃어가는 절박한 지경의 사람이 왜 없으랴. 이럴 땐 의술이 뛰어난 명의처럼 좋은 인연을 만나면 천운으로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목숨이란 꼭 사람의 신체에만 붙어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 경제, 과학기술, 인문 예술…어디에든 다 있다. 자, 무엇이 어디서 싸늘히 죽어가는가. 눈 있는 자 보고, 귀 있는 자 들어라! 그리고 이것을 살릴 자는 또 누구인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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