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 국민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관계자를 만날 때 적용되는 접촉 신고 의무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통일부는 조총련 인사를 북한 주민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의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올해 정기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국회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행 남북교류협력법 제30조는 "북한의 노선에 따라 활동하는 국외단체의 구성원은 북한의 주민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총련 구성원은 법적으로 북한 주민으로 간주된다.
이 규정 때문에 우리 국민이 조총련 관계자를 만나거나 협력 사업을 추진하려면 북한 주민 접촉 신고 제도에 따라 사전에 통일부에 신고해야 한다. 사전 신고가 어려운 경우에는 사후 신고를 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조총련을 북한 주민으로 보는 의제(간주) 조항은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당시부터 유지돼 왔다.
통일부는 36년 만에 해당 규정을 없애려는 배경으로 조총련의 성격과 구성, 규모가 과거와 달라졌고 현행 제도의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현재 조총련에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구성원도 적지 않고, 친북 성향 역시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만큼 모든 구성원을 일률적으로 북한 주민으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는 판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국민이 일본에서 만난 상대방의 조총련 소속 여부를 사전에 인지할 수 없는 경우도 많아 불필요한 법적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당시 배우 권해효 씨가 대표를 맡은 민간단체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은 조총련계 학교 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신고 없이 접촉했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재일동포 차별을 다룬 영화를 제작한 김지운 감독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경고 처분을 받았다.
통일부는 해당 규정이 도입된 취지도 현재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주민 의제 조항은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당시엔 조총련과의 합법적인 교류협력사업이 국가보안법에 저촉돼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보호하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즉 관계 당국에 신고 절차를 거치고 불법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조총련 관계자를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처벌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보호 장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대 변화와 함께 국가보안법 사건에 대한 법원의 유죄 판단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남북교류협력법상 북한 주민 의제 규정으로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줄었고, 오히려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측면이 커져 폐지를 추진하게 됐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다만 조총련은 여전히 법적으로 반국가단체이자 북한의 해외 공인단체인 만큼 접촉 신고 의무를 없애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주민 의제 규정 폐지는 접촉 신고 등 남북교류협력법상 의무가 사라지는 것일 뿐 국보법 위반 판단과는 별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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