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6년 창간, 올해로 80주년을 맞이한 매일신문은 오직 언론의 사명(使命)을 다해 왔다. 독자의 알권리를 수호하고, 대구경북 현안(懸案)을 중앙정부에 알리며, 권력을 견제하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밝히는 길은 평탄(平坦)하지 않았다. 그러나 언론의 숙명(宿命)은 안락과 거리가 멀기에, 시련과 고통이 매일신문의 굳은 의지를 흔들 수는 없었다.
1955년 9월 13일 매일신문 최석채 주필의 「학도를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는 사설(社說)은 매일신문이 언론의 사명을 어떻게 수행해 왔는지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당시 권력은 매일신문의 정당한 비판에 폭력으로 대응했다. 사설이 게재되자 수십 명의 괴한들이 각목과 해머를 들고 신문사에 난입, 기자와 직원들을 폭행하고 신문 제작 기기를 파괴했다. 이른바 '백주(白晝) 테러'였다. 정부 당국은 최 주필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매일신문을 이적단체로 몰아세웠다.
그러나 매일신문은 권력의 전횡(專橫)과 폭력(暴力)에 굴복하거나 침묵하지 않았다. 직원들이 다치고 기기가 파괴되었지만 신문 발행을 멈추지 않았고, 최석채 주필은 법정에서 당당히 진실을 밝혔다. 결국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했고, 이 사건은 대한민국 언론 자유와 독립을 상징하는 역사적 이정표로 남았다.
매일신문의 가장 큰 자부심은 대구경북과 이인삼각(二人三脚)으로 달려왔다는 점이다. 산업화와 함께 수도권 중심으로 대한민국이 발전하면서 지역의 어려움과 요구는 묵살(默殺)되거나 후순위로 밀리기 일쑤였다. 이에 매일신문은 중앙정부와 서울 중심 언론이 외면하는 지역 현안을 끊임없이 공론화하여 많은 국책 사업 추진을 이끌어냈다. 이는 지역민의 깊은 신뢰(信賴)와 지지(支持)로 이어졌고, 매일신문이 전국 최고 지역 언론으로 우뚝 서는 원동력이 되었다. 앞으로도 매일신문은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밝히는 일이라면 언제라도 맨 앞에 설 것이다.
'백주 테러'를 비롯해 많은 곡절(曲折)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는 조금씩 투명해졌고, 민주주의는 성숙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언론 자유와 독립에 대한 위협은 과거보다 훨씬 교묘하고 광범위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법과 제도를 통한 언론 통제, 특히 7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과 선정적 구호·여론을 동원한 정치 진영의 조직적 낙인 찍기, 거대 자본의 압력 등은 언론 자유를 전방위(全方位)로 압박한다. 그러나 자유와 정의, 산업화와 민주화를 위해 앞장서 싸워 온 매일신문은 그 정신과 각오를 변함없이 지키며 진실을 수호하는 데 헌신할 것을 약속드린다.
일제 식민지와 6·25전쟁으로 가난과 폐허, 상처만 남은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운 힘은 자유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자조 자립(自助自立) 정신이었다. '땀과 사랑으로 겨레의 빛이 되리'를 사시(社是)로 매일신문은 지난 80년 동안 국민이 스스로 돕는 나라, 청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 누구나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나라, 기업이 일하기 좋은 나라, 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데 앞장서 왔다. 앞으로도 청년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나라, 기업이 도전 정신과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나라, 전국 어디에서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힘차게 뛰는 대한민국을 밝히는 등대로서 책임을 다할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작금(昨今)의 대한민국은 정치적 진영과 지역, 세대로 갈라져 분열·대립하고 있다. 진영 프레임이 사실(Fact)을 구기고 찢어 실체를 훼손(毁損)하는 편향된 보도도 빈번하다. 그 결과 국민들은 합리적 비판과 검증에서 멀어져 점점 진영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매일신문은 어떤 위협과 유혹에도 흔들림 없이 합리적이고 자유로운 질문과 검증으로 정론직필(正論直筆)을 실천해 나갈 것이다. 인류 문명과 자유민주주의 발전의 원천은 진리나 성역에 대한 옹호가 아니라 질문과 검증, 토론임을 알기 때문이다.
언론은 어두운 길을 밝히고 젖은 땅을 말리는 빛이어야 한다. 80년 전 창간 정신이 그랬고, 1955년 '백주 테러' 속에서도 그랬으며, 산업화·민주화 과정에서도 그랬듯 매일신문은 앞으로도 땀과 용기로 오직 국민과 역사만 바라보며, 민주주의 위기에 맞서고, 대한민국과 대구경북의 미래를 밝히며, 진실만을 보도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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