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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인이 중국인 제쳤다, 입국 1위 비결은 유학과 계절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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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역대 최대, 계절근로 급증...중국은 재외동포·방문취업 감소

전남소방본부는 이주노동자를 위해 다국어로 제작한 심폐소생술 교육 영상을 배포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몽골어·영어·타갈로그어·일본어·베트남어 등 아시아 각국 언어로 제작한 영상은 다문화가정, 이주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의 시청각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사진은 전남소방본부가 이주노동자에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시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전남소방본부는 이주노동자를 위해 다국어로 제작한 심폐소생술 교육 영상을 배포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몽골어·영어·타갈로그어·일본어·베트남어 등 아시아 각국 언어로 제작한 영상은 다문화가정, 이주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의 시청각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사진은 전남소방본부가 이주노동자에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시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에 장기 입국한 베트남 국적자는 9만8000명으로, 중국 9만4000명을 4000명 차이로 제쳤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 베트남이 국적별 입국자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데이터처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국제 인구이동 통계' 자료를 9일 발표했다. 이 통계는 한국에 입국해 90일 넘게 체류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 중국은 해당 통계가 시작된 이래 단 한 번도 1위를 내준 적 없었지만, 25년 만에 2위로 밀려났다.

국적별 입국자를 보면 베트남 9만8000명에 이어 중국 9만4000명, 미국 2만3000명 순이었으며, 이 3개국 입국자 합계가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50.2%를 차지했다. 상위 두 나라가 사실상 전체 구도를 좌우하는 양강 체제 속에서 주도권이 뒤바뀐 셈이다.

역전의 배경은 두 나라의 서로 다른 방향성에 있다. 유수덕 국가데이터처 인구추계팀장은 "베트남은 유학·일반연수와 계절근로 목적 입국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며 "중국은 재외동포(F-4)와 방문취업(H-2) 자격 입국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쪽은 젊은 인구가 새로운 경로를 통해 한국으로 유입되는 반면, 다른 한쪽은 기존 통로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베트남 입국자는 2022년부터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중국은 2024년부터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유 팀장은 "중국 내 한국계 중국인 감소도 재외동포 입국 감소의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중국 인구 자체가 줄면서 방문취업과 재외동포 비자를 활용할 수 있는 한국계 중국인 풀이 축소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입국자를 견인한 힘은 유학과 연수 수요다. 외국인 입국자 체류자격을 보면 유학·일반연수가 10만8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다. 유 팀장은 "국내 학령인구 감소로 교육부에서 정책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 정책을 적극 시행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출산으로 빈 대학 강의실을 해외 유학생으로 채우려는 정책 방향이 베트남 청년층의 한국행을 촉진한 것이다.

유학생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의 국적별 현황을 보면 베트남이 10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 4만5000명, 우즈베키스탄 1만7000명 순이었다. 베트남 유학생이 중국 유학생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는 사실은 양국 입국자 역전 현상이 구조적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전문취업 자격으로 한국에 입국한 베트남인들이 한국행을 선택한 주된 이유로는 '임금이 높음', '작업 환경이 좋음', '한국 취업 경험이 있는 친구·친인척의 권고' 순이 꼽혔다. 선행 이주자들의 경험이 새로운 이주자를 끌어들이는 연쇄 효과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2025년 5월 기준 외국인 상주인구는 베트남 국적과 유학생 자격에서의 증가가 주도해 전년보다 13만2000명 늘어난 169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적별 증감을 보면 베트남이 3만6000명 증가해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한국계 중국이 1만3000명, 중국이 4000명 늘었다. 절대 규모에서도 베트남이 증가를 이끄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한국 내 베트남인은 법무부 집계로 33만7183명에 달한다. 결혼이민자, 취업자, 유학생이 복합적으로 누적된 결과로, 베트남은 한국계 중국인을 포함한 중국 전체에 이어 사실상 두 번째로 큰 외국인 집단으로 자리잡았다.

전체 외국인 입국 규모는 줄어드는 흐름이다. 지난해 외국인 입국자 수는 42만8000명으로 전년 45만1000명보다 5.1% 감소했으며,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정부가 2025년 고용허가제(E-9) 도입 규모를 전년보다 축소한 데다, 건설업과 제조업 경기 둔화가 비전문취업 입국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외국인 순유입은 5만 명으로 전년보다 4만8000명 감소했다. 외국인 순유입은 2022년 16만8000명에서 2023년 16만1000명, 2024년 9만8000명으로 꾸준히 줄고 있다. 입국 총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베트남만이 예외적인 상승세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이번 역전은 단순한 숫자 교체가 아닌 한국 이민 지형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로 읽힌다.

유수덕 팀장은 "지난해 국내 제조업이나 건설업 등의 경기 부진이 외국인 입국 감소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이번 통계 결과를 토대로 향후 외국인 유입 관련 정책 지표 분석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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