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콘크리트 외벽과 긴 복도, 획일적인 외관으로 대표되던 공공건축이 달라진다. 경상북도는 기능 중심의 공공청사에서 벗어나 디자인과 공간 활용, 지역 정체성까지 담아낸 '공공건축 혁신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단순히 건물을 새로 짓는 데 그치지 않고 도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인프라로 공공건축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복지·의료, 문화·체육, 스마트산업·안전, 연구·행정 등 4개 분야 16개 사업으로 구성됐다. 총사업비는 8천510억원 규모다. 안동·예천 도청신도시 일원 8개 사업과 경주·구미·영천·상주·경산·의성·영덕 등 도내 각 지역에서 추진되는 8개 사업으로 나뉘며, 현재 공사 9건, 설계 4건, 기획 3건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복지·문화·산업 인프라 동시 구축…'생활 속 공간복지' 실현
복지 분야에서 경주 장애인가족복합힐링센터를 비롯해 도청신도시 사회복지회관,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 직장어린이집, 경산 근로자종합복지관 등이 조성된다. 특히 도청신도시에는 돌봄·의료·보육 기능을 한 곳에 모은 복지클러스터가 들어서 도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복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5월 준공한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는 오는 10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며, 직장어린이집은 저출생 극복과 양육친화 환경 조성을 위한 핵심 보육시설로 조성된다. 경산 근로자종합복지관에는 직업교육과 체력단련실, 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근로자 복지 향상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들 시설에는 고령자와 장애인, 어린이, 임산부 등 이동 약자를 배려한 유니버설 디자인이 전면 적용된다.
문화·체육 분야에서는 도청신도시에 도립예술단과 도립미술관, 문화체육컴플렉스를 조성한다. 공연과 전시, 체육 기능을 집약한 복합 문화벨트를 구축해 신도시를 경북 문화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혁신적인 건축 디자인을 통해 이들 시설을 단순한 공공시설이 아닌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 랜드마크이자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스마트산업과 안전 인프라도 함께 확충된다. 영덕에는 스마트수산종합가공단지가 들어서 수산가공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기술을 접목하고, 도청신도시 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은 농식품 유통과 전문인력 양성의 거점 역할을 맡는다. 구미 가축유전자원분산센터는 가축전염병에 대비한 우량 종축 보전시설로 조성된다.
또 상주 국민안전체험관은 지진과 화재, 침수, 교통사고 등 다양한 재난을 직접 체험하며 대응 능력을 키우는 교육시설로 건립되고, 영천 감염병분석센터는 신종 감염병 발생 시 신속한 검사와 분석을 수행하는 지역 방역 거점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농업 연구거점·기록원 조성…"공공건축이 지역의 미래 바꾼다"
연구·행정 분야에서는 상주 농업기술원과 의성 농업자원관리원 이전, 도청신도시 경상북도기록원 건립이 추진된다. 특히 농업기술원 이전은 3천701억원이 투입되는 전체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 프로젝트다. 첨단 연구시설과 지원시설을 갖춘 미래 농업 연구 거점으로 조성돼 경북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맡게 된다. 농업자원관리원도 우량 종자 생산과 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시설로 조성된다.
경상북도기록원은 그동안 여러 기관에 분산 보관되던 도정 기록물을 한 곳에 모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는 시설이다. 전시관과 체험장, 보존서고 등을 갖춰 기록문화 공간으로 활용되며, 행정의 연속성과 도민의 기록 접근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준공된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를 비롯해 내년에는 경북도기록원과 감염병분석센터, 2027년에는 국민안전체험관과 스마트수산종합가공단지, 2028년에는 농업기술원과 장애인가족복합힐링센터 등이 순차적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사업 초기부터 사전검토 시스템을 운영해 예산 낭비를 줄이고 설계 품질과 시공 안전성을 확보하는 데도 주력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좋은 공공건축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도민의 삶을 담는 품격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라며 "대규모 예산 투자가 도민의 자부심으로 이어지고, 경북 어디서나 수준 높은 공공서비스와 공간을 누릴 수 있는 지방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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