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강세장의 종료 시그널을 두 달 전 정확히 짚어낸 하나증권 보고서가 13일 다시 금융투자업계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5월 18일 발간한 '코스피, 이제 10,000p 시대로' 보고서에서 "2026~2027년 순이익 추정치가 삼성전자보다 작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를 추월하는 경우 강세장이 정점에 도달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시나리오는 그대로 현실이 됐다. SK하이닉스는 6월 22일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 시총을 넘어섰고, 바로 그날 코스피는 9114.55포인트로 역사적 고점을 찍었다. 이후 지수는 불과 보름 만인 7월 9일 7291.91까지 20%나 급락하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이 실장이 당시 제시한 근거는 2000년 3월 닷컴 버블이 정점에 달했을 때 순이익이 마이크로소프트의 28%에 불과했던 시스코 시스템즈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제너럴일렉트릭을 제치고 S&P500 시총 1위에 오른 직후 나스닥이 본격 하락한 사례였다.
이 실장은 10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현재 코스피는 기술적으로 완전히 바닥권(저점) 수준에 도달했다"며 단기 반등 목표치로 9240포인트를 제시했다. 고점을 맞힌 그가 이번엔 매수 시점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
이 실장은 "2023년 이후 코스피의 직전 고점 대비 저점까지 최대 하락률은 -20%였고, 이를 최근 고점(9114p)에 적용하면 저점은 7290p"라며 "현재는 반등이 가능한 지수대이며, 2025년 이후 20일 이격도 평균 103.3%를 단기 반등 지수대로 본다면 9240p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장기 전망은 더 과감하다. 2027년 코스피 상장사들의 전체 순이익 추정치인 946조원에, 2010년 이후 코스피가 받아온 역사적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9.96배를 적용하면 코스피 적정 주가 상단은 1만1450포인트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판단의 배경에는 현재의 하락이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 "심리적 과매도 구간"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2026년 코스피 전체 순이익 증가율 예상치는 235%, 2027년은 30%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 삼성전자(570%·33%)와 SK하이닉스(410%·38%)의 이익 성장세는 시장 평균을 압도한다. 이익 격차가 줄어들어야 순환매가 도는데, 아직 그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투자(CAPEX) 급감 우려도 데이터와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 실장은 빅테크 기업들의 전년 대비 투자 증가율이 2026년 1분기 81%에서 오히려 3분기 90%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주도주 고점 문제에 대해서는 일정한 조건을 달았다. 그는 "주도주의 고점은 결국 영업이익률이 정점을 통과할 때 형성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 정점은 빠르면 내년 1분기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연말까지는 반도체가 시장을 이끄는 주도 업종 역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어 "실제로 영업이익률이 하락세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한 뒤 대응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하나증권은 앞서 6월 29일 '7월 주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코스피 예상 상단을 기존 1만450포인트에서 1만1450포인트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고점 예측에 이어 저점 진단까지 내놓은 해당 보고서를 찾아보는 이른바 '성지순례'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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