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에서 위내시경을 받은 뒤 "장상피화생이 있습니다"라는 설명을 들으면 가장 먼저 "혹시 위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실제 진료실에서도 "장상피화생이 위암인가요?", "약을 먹으면 없어지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장상피화생 자체가 위암은 아니며, 있다고 해서 모두 위암으로 진행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정상 위 점막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장상피화생은 정상적인 위 점막 세포가 오랜 기간 염증과 손상을 겪으면서 장의 점막과 비슷한 형태로 변한 상태를 말합니다. 위 점막의 만성염증이 지속되면 위축성 위염이 생길 수 있고, 이러한 변화가 오래되면서 일부에서 장상피화생으로 진행합니다. 특히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은 위 점막에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일부 위암은 만성 위염과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을 거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위암 발생의 대표적인 경로 중 하나로 설명하지만, 장상피화생이 있다고 해서 이러한 단계가 반드시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위암 발생 위험은 장상피화생의 범위와 형태,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 위암 가족력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특히 장상피화생이 위 전정부에만 국한되지 않고 체부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하거나, 조직검사에서 불완전형 장상피화생이 확인된 경우에는 위암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직계가족 중 위암 환자가 있거나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지속되는 경우에도 보다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위암 발생률이 높은 국가로, 매년 약 3만 명 안팎의 새로운 위암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위암은 정기적인 위내시경을 통해 비교적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적도 매우 좋은 편입니다.
장상피화생이 확인되었다면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염이 확인되면 특별한 금기가 없는 한 제균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이미 생긴 장상피화생이 제균치료만으로 모두 정상 점막으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지만, 추가적인 점막 손상을 줄이고 향후 위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치료 후에는 제균이 성공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현재 장상피화생을 확실하게 정상 점막으로 되돌리는 것으로 입증된 약물치료는 없습니다. 따라서 관리의 핵심은 위암 위험요인을 줄이고 정기적인 위내시경을 통해 이상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입니다. 금연하고, 지나치게 짠 음식과 가공육의 과도한 섭취를 줄이며 채소와 과일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 4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2년 간격의 국가 위암검진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장상피화생이 있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더 짧은 간격의 내시경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장상피화생이 광범위하거나 불완전형인 경우, 위암 직계가족력이 있거나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지속되는 등 위험요인이 동반되면 내시경 소견과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보다 면밀한 추적관찰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장상피화생은 위암은 아니지만 위 점막이 오랜 기간 염증과 손상을 받아왔다는 하나의 신호입니다.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도 없지만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됩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자신의 위험도에 맞춰 정기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리 방법입니다.
대구 일민의료재단 세강병원 김성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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