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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농업·농촌에서 희망을 찾다] <19>신품종으로 소비자를 사로잡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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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준 청년농부, 납작복숭아 신품종 '새빛반도'와 '금빛반도' 재배
'무가온 하우스' 시설 도입으로 고품질 복숭아 생산
신품종 전문 생산·유통 조직 만드는 게 목표

김예준 씨가 노지에서 수확한 단황도네오 복숭아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복숭아 크기가 얼굴 반 만하다.
김예준 씨가 노지에서 수확한 단황도네오 복숭아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복숭아 크기가 얼굴 반 만하다.

김예준(30) 씨는 경북 청도군에서 복숭아(노지 1만9천835㎡, 시설 3천967㎡), 떫은감(노지 1만9천835㎡), 떫은감 가공(감말랭이, 반건시)을 하고 있는 청년농업인이다. 농사는 6년차이고, 가공은 3년차다.

김예준 씨가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김예준 씨가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지상농원' 전경. 본인 제공

◆부모님 철학 이어받아 아내와 함께 농원 운영

농장명은 '지상농원'으로, 부모님이 그(개명 전 이름)를 포함 자녀들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와 지은 걸 물려받았다. 자녀를 돌보듯 농산물을 정성과 책임감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담은 만큼 그 또한 이런 철학을 소중히 이어가고 있다.

현재 부모님은 농사를 짓지 않고 옆에서 아들의 고된 일상을 지켜보며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고 있다. 처음에 귀농 의사를 전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주변 선도농가를 찾아다니며 배우러 다닐 때면 같이 동행해줬고 귀농 작물을 택할 때도 많은 조언을 해줬다.

반면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귀농 후 결혼)는 농업의 노동 강도를 걱정하며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농사에 진심인 그를 보며 가장 가까이에서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주고 있다. 현재 농원도 함께 운영 중이다. 그는 재배와 수확, 방제 등 현장 업무를 전담하고, 아내는 송장 출력과 고객 응대(CS), 온라인 마케팅을 맡아 농장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김예준 씨가 재배한 납작복숭아 신품종
김예준 씨가 재배한 납작복숭아 신품종 '새빛반도'. 본인 제공

◆경북농기원서 개발한 납작복숭아 신품종 '새빛반도'와 '금빛반도' 재배

주작목은 청도의 대표 특산품인 복숭아와 청도반시다. 부모님이 재배하던 품목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복숭아는 온라인 시장에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과일 중 하나여서 품종에 대한 이해와 재배기술을 잘 접목한다면 충분한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복숭아는 현재 12가지 품종을 재배 중이다. 수확 시기를 분산해 초여름부터 늦여름까지 순차적으로 출하하고 있다. 이 가운데 경북도농업기술원 청도복숭아연구소에서 육성·개발한 납작복숭아(도넛복숭아) 신품종인 '새빛반도'와 '금빛반도'도 있다. 기존 납작복숭아 품종인 '거반도'에 비해 열과(갈라지는 현상) 발생이 적고 과실의 맛과 향은 더욱 뛰어난 품종이라 선택하게 됐다. 두 품종은 현재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출원된 상태다.

새빛반도와 금빛반도를 식재한 것은 지난해로 이제 2년차다. 이 때문에 아직 본격적인 생산과 판매는 하지 못하고 소량 수확한 과실을 가족과 지인들에게 맛 보여 품질 등 상품성을 확인하고 있다. 반응은 기존 납작복숭아와 다른 독특한 외형에 관심을 보이며 "모양이 신기하다" "당도가 좋고 맛있다" 등으로 긍정적이다. 이를 통해 향후 정상적인 수확량을 확보해 소비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선보이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김예준 씨가 무가온 하우스 안에 설치된 환경 제어 컨트롤 조작기를 살펴보고 있다.
김예준 씨가 무가온 하우스 안에 설치된 환경 제어 컨트롤 조작기를 살펴보고 있다.

◆무가온 하우스 재배로 고품질 복숭아 생산

농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중 하나를 꼽자면 한해 동안 이어진 장마로 병해충 피해가 심해 복숭아 수확을 포기했던 때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지만 자연적인 요인으로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되면서 농업의 어려움을 크게 느꼈던 시간이었다.

이에 부모님은 생산비 부담이 크니 때문에 봉지재배(과실 위에 봉지를 씌워 병해충을 줄이고 외관·품질을 높이는 재배 방식)를 줄이거나 하지 않는 방향이 어떠냐고 조언했지만 그는 좋은 품질의 과실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고집했다. 봉지재배는 인건비와 재료비가 추가로 발생하지만 그만큼 병해충 피해를 줄이고 상품성 높은 복숭아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뚝심이 통해 다음해 병해충 피해가 크게 줄어들었고 품질 좋은 복숭아도 생산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까지 받으니 더더욱 보람이 컸다. 이런 경험을 통해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것 보다 필요한 부분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새로운 재배 방식에 대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2년 전 '무가온 하우스'(난방시설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내부온도를 조절하지 않는 비닐하우스) 재배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이 때문이다. 무가온 하우스 재배의 장점은 온도와 생육 환경을 보다 세밀하게 관리할 수 있고, 기상 변화에 따른 피해와 병해충 발생을 줄여 안정적으로 우수한 품질의 과실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초기 투자와 관리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소비자에게 더 좋은 복숭아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청도지역에서도 복숭아 하우스 재배를 시도하는 농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젊은 농업인이 새로운 재배 방식에 도전하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더 큰 책임감과 의욕을 느낀다. 향후 무가온 하우스 시설을 더욱 확대해 출하시기를 앞당기는 조기 출하 재배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 이른 시기에 신선한 복숭아를 선보이고 싶다.

김예준 씨가 납작복숭아 신품종인
김예준 씨가 납작복숭아 신품종인 '새빛반도'를 따고 있다. 지난해 식재한 열매가 소량 달렸다.

◆신품종 전문 생산·유통 조직 설립이 목표

소득은 처음 농사를 시작했을 때보다 2배 정도 늘었다. 재배 면적을 점차 확대하고 무가온 하우스 등 시설재배를 도입하면서 품질과 생산성을 높였던 것이 주된 이유다. 여기에 온라인 직거래를 통한 부가 소득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단순히 온라인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농장의 전 과정과 진심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소통하는 방식이다.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판매 채널과 SNS를 통해 농장의 재배 과정과 생산 이야기를 소비자와 공유하고 있다.

해외 판매를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감말랭이의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하고 일본 온라인 시장인 Qoo10 내 지식재산권 등록을 완료했다. 현재는 해외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수출 절차, 현지 시장에 맞는 상품 개발 등에 대해 연구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신품종 재배 농가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작목반이나 협회 형태의 조직을 만들어 신품종의 우수성을 알리고 안정적인 생산과 유통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개별 농가가 생산과 판매를 각각 고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재배 농가들이 함께 품질 기준을 맞추고 공동으로 홍보와 판로 확대를 추진한다면 신품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청도에서 새빛반도와 금빛반도 등 신품종을 전문적으로 생산·유통하는 대표 조직을 만드는 것, 이것이 그의 목표다.

무가온 하우스 내부.
무가온 하우스 내부.

◆청년 농촌 정착 위해 기술·시설·경제 지원에 커뮤니티, 생활 인프라 갖춰져야

농업을 시작하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지원과 도움을 받았다. 특히 무가온 하우스 재배 시설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자금을 통해 토지와 시설 투자에 필요한 융자 지원을 받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재배 방식에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농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안정적인 농지 확보였는데, 농지은행에서 청년창업농을 대상으로 임대 농지를 지원하는 제도를 활용해 부족한 농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러한 정책은 초기 자본 부담이 큰 청년농업인들이 영농 기반을 마련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청년농업인 아카데미와 복숭아 아카데미 등 재배 기술과 경영에 관련된 교육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이를 통해 부족했던 농업 지식을 쌓고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농업은 경험도 중요하지만 변화하는 재배 환경과 기술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이 필수임을 체감하고 있다.

그는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서는 농업 기술 교육, 재배 시설 지원, 초기 정착을 위한 경제적 지원 등 농업 현장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과 더불어 서로 교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 그리고 농촌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교육·문화·생활 인프라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며 "청년들이 농촌에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고 가족과 함께 안정적으로 생활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길 때 농촌은 새로운 기회가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 또한 아직 배워가는 과정에 있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품종에 도전하며 소비자가 믿고 찾는 농원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농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청년농업인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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