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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구 AI] 450쪽 요약하고 예상문제까지…AI가 바꾼 시험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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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강의실에서 한 학생이 노트북과 태블릿을 활용해 공부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강의 내용을 요약하고 예상문제를 만들어주는 등 대학생들의 학습 도구로 활용되는 모습을 이미지로 재구성했다. AI 생성 이미지
대학 강의실에서 한 학생이 노트북과 태블릿을 활용해 공부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강의 내용을 요약하고 예상문제를 만들어주는 등 대학생들의 학습 도구로 활용되는 모습을 이미지로 재구성했다. AI 생성 이미지

시험을 앞두고 펼쳐야 할 강의자료만 450쪽. 예전 같으면 형광펜부터 들었겠지만 요즘 공부법은 조금 다르다. PDF 파일을 인공지능(AI)에 올리자 방대한 강의자료가 시험 직전 훑어볼 수 있는 6장의 요약본으로 줄었다. 이해되지 않는 개념을 물으면 쉬운 사례를 들어 다시 설명하고, 공부를 마치면 예상문제까지 만들어준다.

취업 면접을 준비할 때도 AI가 등장한다. 지원할 회사와 직무를 알려주면 최근 이슈와 인재상을 조사하고, 이력서까지 건네면 지원자에게 나올 법한 질문을 뽑아낸다. "면접관 역할을 해줘"라고 하면 모의면접 상대도 된다.

생성형 AI가 '정답을 알려주는 도구'에서 '공부를 도와주는 도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강의자료를 요약하는 것은 기본. 모르는 개념을 설명하고, 예상문제를 출제하고, 면접관 역할까지 맡는다. 하나의 AI에 모든 것을 맡기는 대신 공부 단계와 목적에 따라 여러 AI에 역할을 나눠 맡기는 'AI 공부법'도 등장했다.

◆450쪽이 6쪽으로…AI가 만든 시험노트

시험기간은 짧고, 공부할 자료는 많았다. 금융기관경영 수업을 들은 김 씨(21)가 시험을 앞두고 소화해야 할 강의자료는 약 450쪽. 이때 김 씨가 가장 먼저 꺼내든 건 AI였다. 김 씨는 "AI가 아니었으면 시험기간 안에 공부를 다 못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먼저 구글의 AI 학습 도구인 노트북LM(NotebookLM)에 강의자료를 챕터별로 나눠 올렸다. 자료를 읽다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나오면 바로 질문하고, 어려운 금융 개념은 쉬운 사례를 들어 다시 설명하도록 했다. 시험이 가까워지자 Thetawave를 이용해 강의노트를 '치팅 페이퍼' 형태로 압축했다. 그러자 450쪽에 달했던 강의노트는 단 6장으로 줄어들었다. 김 씨는 "시험 직전에 필요한 내용을 빠르게 다시 확인할 수 있어 최종 복습할 때 유용했다"고 말했다.

대학 도서관에서 한 학생이 책과 노트북 등을 펼쳐놓고 공부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학 도서관에서 한 학생이 책과 노트북 등을 펼쳐놓고 공부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공부한 내용을 점검할 때는 학습 특화 AI '과백이'를 활용했다. 강의자료나 PDF를 올리면 내용을 분석해 개념 노트와 맞춤형 문제를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김 씨는 객관식·참거짓·단답형·에세이형 등 원하는 문제 유형과 난이도를 설정해 예상문제를 만들며 배운 내용을 점검했다.

◆4.5 받은 공대생…학기 시작부터 AI와

AI 활용은 시험 직전에만 그치지 않는다. 아예 학기가 시작될 때부터 AI를 공부 과정에 넣는 대학생도 있다.

지난 학기 학점 4.5를 받은 공대생 이 모씨(25)는 학기가 시작되면 ChatGPT에 '전자기학', '회로이론', '통신이론' 등 과목별 프로젝트부터 만든다. 강의계획서와 교수의 강의자료, 직접 작성한 필기를 과목별로 넣어두면 질문할 때마다 수업의 맥락을 다시 설명할 필요가 없다.

강의자료를 정리할 때도 단순히 "요약해줘"라고 하지 않는다. 개념 이해를 중시하는 과목이라면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문제풀이가 중요한 과목은 공식과 문제 유형을 중심으로 정리하도록 한다. AI가 만든 내용은 자신이 이해한 표현으로 다시 수정해 노션에 옮겨 최종 공부노트로 만든다.

비대면 강의를 듣는 방법도 달라졌다. 이 씨는 강의를 녹음한 뒤 네이버 클로바노트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한다. 여기에 강의자료까지 더해 ChatGPT나 Gemini에 넣으면 AI가 실제 강의 내용을 토대로 핵심을 추려준다. 시험기간에 몇 시간짜리 강의를 처음부터 다시 돌려보는 대신 녹음된 수업을 곧바로 복습 자료로 만드는 셈이다.

AI마다 역할도 나눴다. 강의 내용을 정리하고 어려운 개념을 풀어낼 때는 ChatGPT를, 계산이나 회로 해석 등 문제풀이에는 Gemini를 주로 활용한다. 이른바 '정리는 GPT, 문제풀이는 Gemini'다.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책상 위에 교재와 참고서, 필기 자료를 쌓아두고 공부하고 있다. 강의자료를 직접 읽고 요약노트를 만들던 기존 공부 방식에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자료 정리와 문제풀이가 더해지고 있다. 매일신문 DB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책상 위에 교재와 참고서, 필기 자료를 쌓아두고 공부하고 있다. 강의자료를 직접 읽고 요약노트를 만들던 기존 공부 방식에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자료 정리와 문제풀이가 더해지고 있다. 매일신문 DB

정확성이 중요한 내용은 두 AI를 교차 검증하는 데도 쓴다. ChatGPT의 답을 Gemini에 다시 확인하거나 반대로 Gemini의 풀이를 ChatGPT에 검토시킨 뒤, 답이 다르면 강의자료와 전공책을 직접 확인한다.

이 씨는 "AI가 대신 공부해주는 것은 아니다. 직접 이해하고 암기해야 하는 부분은 그대로 남아 있다"며 "가장 크게 줄어든 것은 자료를 분류하고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아낀 시간을 실제 이해와 복습에 더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학점에 영향을 주는 것은 AI 자체가 아니라 AI로 절약한 시간을 얼마나 실제 공부에 사용하느냐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답 알려줘'에서 '나를 공부시켜줘'로

AI 공부법의 차이는 결국 무엇을 시키느냐에 있다. "이 문제 답이 뭐야?" 대신 "이 개념을 쉽게 설명해줘", "내가 올린 시험 범위에서 문제를 내줘"라고 요구하는 식이다.

물론 AI가 중요한 내용을 빠뜨리거나 잘못된 계산과 정보를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이용자들이 여러 AI의 답을 비교하고 강의자료와 전공책으로 다시 확인하는 이유다. AI가 자료를 아무리 잘 정리해도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AI가 맡는 것은 방대한 자료를 분류하고 필요한 내용을 찾는 데 들어가는 시간이다.

형광펜을 긋고 요약노트를 만들던 공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옆에 자료를 정리하고 문제를 내주는 새로운 도구가 생겼다. AI로 아낀 시간을 어디에 쓸 것인지, 이제 공부의 효율도 학습자의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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