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농지 전수조사 이후 관리 방식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농지 이용관계가 정리된 후 피해가 우려되는 기존 실경작자가 안정적인 영농을 이어갈 수 있는 후속 대책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정부는 현재 기본조사를 끝내고 심층조사를 통해 농지 소유자의 실경작 여부와 임대차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위반 농지는 적법한 임대차나 농지은행 등을 통해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고, 유휴 농지는 실제 농업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기존 경작관계가 끊길 수 있다는 우려다. 일부 지주에 의해 임대가 중단되거나 농지 매각으로 지주가 바뀔 경우, 그간 땅을 빌려 농사짓던 임차농이 경작지를 잃을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수익성, 접근성 등 가치가 낮은 농지는 제도권 안에서 임대차를 하지 않는다면 휴경지로 방치될 수 있다.
앞서 지난 4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전문가 간담회가 진행됐다. '농지 임대차 시장 현황분석 및 개선과제'를 주제로 열린 자리에서는 단속만으로 음성적 임대차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출구 전략'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임대차 양성화,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임차농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두 계약이 진행되던 도지가 제도권 안에서 임대차로 전환되면 현금 임대료가 발생하게 된다. 이 경우 지주가 원래 받던 직불금 상당이나 더 오른 금액을 책정해 받을 수 있다는 게 실경작들의 목소리다.
특히 영세 임차농은 물론 여러 지주의 농지를 빌려 규모를 키운 농업인이나 청년농의 임대료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이들을 위해 마련한 정부 지원금은 임대료를 받는 지주에게 대부분 소진되고 농업지원 정책의 실효성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생업이 걸린 실경작 농업인들은 이번 조사가 위반 농지 적발 실적 쌓기용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농촌 현실에 맞는 새로운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북지역 농민회 한 관계자는 "농지 전수조사가 소유와 이용관계를 다시 확인하는 출발점이라면 다음 과제는 정상화된 농지를 누가 어떤 조건으로 경작하게 할 것인지가 돼야 한다"며 "농지정책의 무게중심을 소유 규제에서 실경작자 보호와 이용 관리까지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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