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응급환자 '최적 병원' 찾는다…대구, 응급이송체계 혁신
대구시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중증응급환자에게 적합한 병원을 신속하게 찾아주는 응급환자 이송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병원 선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송 지연을 줄이고 환자가 적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응급의료 이송체계를 AI 기반으로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대구시는 11일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지역 필수의료 현안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대구형 응급의료 안전망 강화 대책'을 제시했다. 핵심은 AI 기반 응급환자 이송시스템이다. 현재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구급대와 구급상황관리센터 등이 환자 상태에 맞는 수용 병원을 찾아야 하지만, 병원별 수용 가능 여부와 진료 역량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 대구시는 AI가 환자와 의료기관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환자에게 적합한 병원을 추천하고, 구급대의 이송 의사결정을 지원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경북대병원이 개발·연구를 맡았으며, 오는 2029년 2월까지 약 154억원의 국비가 투입된다. 대구시는 우선 올해 구급차 30대와 지역 내 19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스템 실증에 들어간다. 내년에는 구급차 33대를 추가해 총 63대로 실증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후 운영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스템을 안정화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해 2029년 구축을 완료하고 대구 전역에서 본격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AI 시스템이 환자의 중증도와 의료기관의 수용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기존의 전화나 수동 확인에 의존하던 병원 선정 과정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대구시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응급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줄이고, 환자 발생부터 적정 병원 도착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6-08-12 16:54:28
새벽 두 시, 한쪽 팔에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진 어르신을 두고 가족이 상의를 시작한다. 십오 분 거리에 병원이 있지만 결론은 대개 같다. "이왕이면 큰 병원으로 가자." 차로 한 시간 반, 접수와 대기까지 더하면 두 시간이 훌쩍 넘는다. 도착해서 찍은 영상에는 이미 되돌릴 수 없게 된 뇌가 보인다. 뇌경색은 혈관이 막힌 뒤 1분마다 약 190만 개의 신경세포가 죽는다. 두 시간이면 2억 개가 넘는다. 뇌졸중에서 시간은 비유가 아니라 조직의 양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는 이 문제를 냉정하게 보여준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뇌졸중 환자 13만6천여 건을 분석한 결과, 막힌 혈관에서 혈전을 직접 빼내는 시술은 5.3%에서 11.6%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중증 환자에서는 41%까지 올라갔다. 119 구급차 이용률과 전문 치료 병원 직접 이송률도 높아졌다. 그런데 증상 발생 후 3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한 환자 비율은 35.4%에서 36.6%로 10년째 제자리였다. 기술은 발전했는데 결과가 따라오지 못한 것이다. 부족한 것은 치료법이 아니라 환자가 제때 닿을 수 있는 거리이며, 그 거리를 결정하는 것이 의료전달체계다. 의료전달체계는 병원의 서열이 아니라 역할의 분담이다. 상급종합병원의 몫은 분명하다. 고난도 수술과 중증 외상, 희귀·난치질환, 그리고 어느 병원도 감당하지 못한 환자를 마지막으로 받아내는 최종 치료다. 여기에 전문의를 길러내는 수련이 더해진다. 어떤 기관도 대신할 수 없는 기능이다. 정부가 2024년 10월부터 추진한 구조전환 지원사업에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이 모두 참여해, 경증 외래와 입원은 줄고 중증 수술은 늘어나는 변화가 확인되고 있다. 방향은 옳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에 집중하는 만큼, 그 아래를 받쳐 줄 층이 두텁고 단단해야 한다. 지역 종합병원과 중소병원의 자리다. 뇌졸중이 의심되는 환자의 즉각적인 영상 검사와 초기 처치, 폐렴과 골절, 여러 만성질환을 함께 앓는 고령 환자의 입원 치료. 대학병원까지 갈 만큼은 아니지만 동네의원이 감당하기 어려운 중등도 환자들이다. 이 층이 비어 있으면 환자는 새벽마다 도로 위에서 골든타임을 소모한다. 정부가 지난해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을 시작해 175곳을 선정하고 올해 다시 20곳을 추가한 것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가장 앞자리에는 동네의원이 있다. 환자가 몸의 이상을 느꼈을 때 처음 여는 문이며, 혈압과 혈당, 부정맥을 꾸준히 관리하는 곳이다. 뇌졸중 예방의 대부분은 사실 이 자리에서 이루어진다. 가벼운 질환을 가까이서 해결하고 위험한 신호를 제때 넘겨주는 판단이 체계의 첫 단추다. 이 세 층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체계는 작동한다. 다만 제도로 강제해서 굴러가는 일이 아니다. 환자는 신뢰가 있는 곳으로 움직인다. 그러므로 입증의 책임은 상당 부분 우리 중소병원에 있다고 생각한다. 실력 있는 전문의를 확보하고, 의료기관 인증을 통해 진료 과정을 외부의 눈으로 점검받아야 한다. 환자안전 사건을 숨기지 않고 보고·분석하는 문화, 규정의 최소치를 넘어서는 감염관리, 상급병원 및 지역 의원과 전원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협력 체계가 여기에 포함된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말은 구호가 아니라 지표와 기록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대구와 경북은 우수한 상급종합병원을 여럿 보유한 지역이다. 그만큼 2차 병원의 역할도 선명해질 수 있다. 큰 병원은 더 무거운 환자에게 집중하고, 지역 병원은 그 앞뒤를 촘촘히 메우며, 동네의원은 일상의 건강을 지킨다.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는 이 단순한 원칙이 무너질 때 응급실 앞에서 발길을 돌리는 환자가 생긴다. 지역 필수의료를 지키는 일은 거창한 선언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몫을 정확히 해내는 데서 시작된다. 새벽 두 시에 가족이 망설이지 않아도 되는 것, 그것이 목표다. 가까운 곳에서, 제대로. 대구예스병원 대표원장서원덕
2026-08-12 06:30:00
오래전 무릎이 아프셔서 필자를 찾아오셨을 때 연골판 손상이 의심되어 MRI 촬영 등 정밀검사 및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비교적 젊은 분이 계셨다. 한동안 안 보이시다가 다시 진료를 해보니 관절염의 상태가 눈에 띄게 나빠져 있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여쭤보니 아는 지인이 이게 좋다고 해서 해보고, 좋다고 하는 병원은 여러 군데 찾아다니면서 치료를 하셨단다. 또 유튜브에서 알려준 비책(?)대로 해봤지만 무릎 통증이 잠시 좋아지다가 다시 아파져 이제는 통증 조절이 되지 않는다고 하셨다. 사연은 다양하지만 결과는 대개 비슷하다. 좀 더 일찍 제대로 된 치료를 시작했더라면 지금쯤은 훨씬 나아졌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검색창에 '무릎 통증'이라고만 쳐도 수백 개의 글이 쏟아지고, 유튜브에는 전문가인 양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얼굴들이 가득하다. 지인의 경험담은 또 어떤가? 직접 겪은 사람 말이니까 더 믿음직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거기서 한 가지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 사람이 나와 같은 관절 상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연골이 닳아서 아픈 것과 인대가 늘어나서 아픈 것,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진 것과 관절 주변 근육이 약해져서 생기는 통증 등 원인도 다르고 치료도 다르다. 유튜브에서 무릎에 좋다고 한 계단 오르기 운동이 어떤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이미 연골이 닳은 무릎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말을 믿고 몇 달을 움직이지 않다가 오신 분은 그 사이 허벅지 근육이 눈에 띄게 빠져 있었다. 아프다고 무조건 쉬는 것도, 좋다는 운동을 무조건 따라 하는 것도 답이 아닐 수 있다. 오랜 기간 관절 진료를 하다 보니 눈에 들어오는 패턴이 있다. 잘 나으신 분들은 대체로 빨리 오신 분들이다. 반대로 힘들게 치료받으신 분들은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늦게 오신 경우가 많다. 또 다른 곳에서 받아오시는 진단도 거의 똑같다. 처음에는 간단한 치료로 충분했을 무릎이 몇 달이 지나 돌아왔을 때는 수술을 해도 좋지 않은 상태와 더 힘든 수술(치료)을 받아야 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왔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셨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다시 오시는 분들도 있다. 이럴 때가 가장 안타까운 상황 중 하나이다. 재수술은 처음 수술보다 훨씬 복잡하다. 첫 수술 이후 생긴 흔적과 변형을 함께 봐야 하고, 환자가 감당해야 할 부담도 그만큼 커진다. 처음 수술을 어디서 받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 얼마나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지 재수술 환자를 볼 때마다 새삼 느낀다. 그래서 첫 진단과 첫 선택이 중요하다는 말을 진료실에서 자주 하게 된다.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는 게 거창하게 느껴지실 수 있다. 별것 아닌 통증으로 가기엔 부담스럽고, 수술 이야기가 나올까 봐 두렵기도 하다. 하지만 진단을 받는 것과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정확한 원인을 먼저 아는 것, 그것이 시작이다. 정보가 넘치는 시대일수록 정작 내 몸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검색이 아니라 진료실에서 나온다.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없듯 똑같은 상태인 환자는 한 분도 없으니 말이다. 대구 올곧은병원 우동화 병원장
2026-08-12 06:30:00
위고비에 이어 마운자로까지 등장하면서 '비만 주사' 열풍이 거세다. 몇 달 만에 두 자릿수 체중을 감량했다는 후기가 SNS를 통해 확산하고, 병·의원에는 처방을 원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마운자로는 임상시험에서 20% 안팎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면서 비만치료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하지만 사용자가 빠르게 늘면서 이상반응을 호소하는 사례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메스꺼움이나 구토, 복통 같은 비교적 흔한 증상부터 드물지만 급성 췌장염과 같은 심각한 이상반응까지 나타날 수 있다. 식욕이 크게 줄면서 지방뿐 아니라 근육과 골량까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를 단순히 '살 빼는 주사'로 여기기보다 식사와 운동을 함께 관리하는 치료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체중 20% 줄이기도…비만 넘어 대사질환 개선 효과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는 GIP와 GLP-1이라는 두 가지 호르몬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한다.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는 한편 혈당 조절에도 관여한다. 기존 GLP-1 계열 비만치료제보다 강력한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는 이유다.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SURMOUNT-1)에서는 티르제파타이드를 72주간 투여했을 때 고용량 투여군에서 평균 체중이 약 21% 감소했다. 체중 80㎏인 사람이라면 평균 16㎏ 이상을 감량한 셈이다. 효과는 체중계 숫자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비만은 제2형 당뇨병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 티르제파타이드 임상시험에서는 체중 감소와 함께 혈압과 혈당, 중성지방 등 여러 심혈관·대사 위험 지표가 개선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 때문에 비만과 관련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단순한 미용 목적의 감량제가 아니라 건강 위험을 낮추는 치료 수단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강력한 체중감량 효과가 알려지면서 치료가 꼭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사용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비만치료제 위해 신고 1년 새 19배…복통·구토 주의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국내에서 비만치료제와 관련한 위해 신고도 크게 늘었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비만치료제 관련 위해정보는 2024년 6건에서 지난해 116건으로 1년 만에 약 19배로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접수된 전체 주사제 관련 위해정보 1천147건 가운데 비만치료제 관련 사례는 18.3%로 예방접종(27.3%)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19~34세의 주사제 관련 위해 사례 가운데 비만치료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43.1%, 35~49세에서는 32.3%로 각각 가장 높았다. 주사제 전체 위해 사례의 증상별로는 복통 등 소화기계통 장기 손상 및 통증이 16.7%로 가장 많았고 오한·발열 13.0%, 구토 8.1% 등이 뒤를 이었다. 비만치료제에서도 복통 등 소화기계통 이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았다. 비만치료제 관련 위해 사례 10건 가운데 7건 이상이 주택에서 발생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처방 이후 환자가 집에서 직접 주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급성 췌장염과 같은 심각한 이상반응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 영국에서는 마운자로를 투여하던 19세 여성이 구토와 메스꺼움 등을 겪은 뒤 숨진 사례가 알려지면서 안전성 문제가 다시 주목받았다. 다만 국내 소비자 위해정보나 해외 이상사례 신고는 약물이 해당 증상이나 사망의 원인이라고 인과관계가 확정된 사례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약을 투여한 뒤 지속적이고 심한 복통이나 반복적인 구토가 나타난다면 단순한 부작용이라며 참아서는 안 된다. 심한 구토와 설사는 탈수와 전해질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증상이 지속되면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빠진 체중이 모두 지방은 아니다…근육 지키는 감량해야 체중이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것 자체도 주의할 부분이다. 비만치료제로 줄어든 체중이 모두 지방은 아니기 때문이다. SURMOUNT-1 연구의 체성분 분석에서는 티르제파타이드로 감소한 체중 가운데 약 75%가 지방량이었지만 약 25%는 제지방량 감소였다. 제지방에는 근육을 비롯해 뼈와 체수분 등이 포함된다. 급격한 체중감량 과정에서 골밀도와 골량 변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비만치료제를 사용할 때는 '얼마나 빨리 빼느냐'보다 '무엇을 남기면서 빼느냐'가 중요하다. 식욕이 없더라도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생선과 견과류, 올리브유 등 불포화지방을 포함한 균형 잡힌 식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뿐 아니라 스쿼트나 웨이트트레이닝 등 저항운동을 병행해야 근육과 뼈의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정상체중인 사람이 단순히 몇 ㎏을 더 빼기 위해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정상체중에서는 추가 감량으로 얻을 수 있는 의학적 이익이 크지 않은 반면 지나친 식욕 억제로 영양 섭취가 부족해지거나 근육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만치료제는 체중을 최대한 빨리, 많이 줄이는 약이 아니라 비만으로 인한 건강 위험을 낮추기 위한 치료제"라며 "처방 전 자신의 체질량지수와 동반질환을 의료진과 확인하고, 치료 중에도 식사와 운동, 근육량 등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2026-08-12 06:30:00
대구시, AI로 '응급실 뺑뺑이' 줄인다…응급의료 안전망 강화
대구시가 중증응급환자의 이송 지연과 의료기관 수용 곤란을 줄이기 위해 환자 발생부터 이송, 수용, 최종 치료까지 이어지는 응급의료 안전망 강화에 나선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환자에게 적합한 병원을 찾아주는 이송시스템을 실증하고, 지역필수의사와 신생아중환자실 등 필수의료 인프라를 확충한다. 대구·경북 간 응급의료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의료진의 법적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책도 추진한다. 대구시는 11일 오후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지역 필수의료 현안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대구형 응급의료 안전망 강화 대책'을 제시했다. ◆AI가 환자·병원 분석해 최적 이송병원 찾는다 대책의 첫 번째 축은 응급환자가 적절한 병원에 신속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이송체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현재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구급대와 구급상황관리센터 등을 거쳐 환자를 수용할 병원을 찾는다. 대구시는 다중이송전원협진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AI 기반 이송시스템을 도입해 병원 선정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AI 이송시스템은 환자와 의료기관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병원을 추천하고 이송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경북대병원이 개발·연구를 맡았으며, 2029년 2월까지 약 154억원의 국비가 투입된다. 올해는 구급차 30대와 대구지역 19개 응급의료기관에서 실증을 시작한다. 내년에는 구급차 33대를 추가해 총 63대로 실증을 확대하고 운영 안정화와 서비스 고도화를 거쳐 2029년 구축을 완료해 대구 전역에서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협진망에서도 우선 수용병원을 선정하지 못할 경우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거쳐 초광역 이송체계를 가동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지역필수의사 20명 추진…신생아중환자실 17병상 확충 환자를 이송하더라도 실제 치료할 의료진과 병상이 부족하면 응급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수용 능력도 함께 확충한다. 대구시는 올해 계약형 지역필수의사 20명 확보를 추진한다. 지역에서 근무할 의사를 의료기관과 연계하고 일정 기간 지역 필수의료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중증응급환자를 담당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는 기존 2곳에서 3곳으로 확대 지정을 완료했다. 산모·신생아 의료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신생아중환자실은 147병상에서 164병상으로 17병상 늘린다. 2027년에는 중증모자의료센터 신규 지정도 목표로 하고 있다. 소아의료 분야에서는 달빛어린이병원을 5곳에서 6곳으로 확대하고 취약지 야간·휴일 진료기관 1곳을 신규 운영한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역량도 강화한다. 취약지 의료지원 분야에서는 보건지소 진료의사를 4명에서 5명으로 늘리고 순회진료와 원격협진을 추진한다. 지역외상센터 신규 설치는 2027년부터 검토한다. ◆대구·경북 광역 순환당직제 검토…의료진 법률지원도 대구지역 개별 병원의 역량을 높이는 것과 함께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도 강화한다. 대구시는 AI바이오메디시티대구협의회를 중심으로 시간민감질환 필수진료과 위원회를 구성하고 응급·뇌혈관·심장·소아·산모·외상 등 분야별 네트워크를 통해 의료공백을 줄일 방침이다. 특히 대구·경북 응급의료협의체를 활용해 대구·경북 광역 순환당직제 신규 도입을 2027년부터 검토한다. 지역 내 개별 의료기관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응급환자에 대해 대구와 경북의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필수의료진의 의료사고 부담을 낮추기 위한 지원책도 추진한다. 대구시는 중앙정부의 의료분쟁조정법 개정과 고액배상책임보험 등과 별도로 형사사건 발생 시 사전 법률상담과 경찰 조사 과정에서 변호사 조력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시는 오는 9월 응급의료 안전망 강화 관련 2차 추가경정예산 4억5천만원을 편성할 계획이다. 계약형 지역필수의사 시범사업에 3억1천만원, 취약지 소아 야간·휴일 진료기관 육성에 1억2천만원, 책임형 응급의료 법률지원에 2천만원을 각각 투입한다. 대구시는 이와 함께 지난 3월부터 응급·심뇌혈관·산모·소아·감염·중증외상 등 필수의료 분야별 전문가 세미나를 진행해 지역 맞춤형 사업을 발굴하고 있으며, 오는 9월 보건복지부에 지역필수의료특별회계 최종 사업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2026-08-11 17:17:57
국내 첫 팔 이식 W병원, 이번엔 'K-바이오닉 암' 도전
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을 성공시킨 W병원이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접목한 첨단 의수 개발에 도전한다. 팔을 이식해 기능을 되살리는 것을 넘어 환자의 신체와 연동해 움직이는 '바이오닉 암(Bionic Arm)'으로 치료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W병원은 지난 7일 KT와 '피지컬 AI 및 디지털 트윈 사업전략 세미나'를 열고 수부외과·미세재건 분야의 임상 경험과 AI·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미래 의료사업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핵심은 W병원이 제시한 'K-Bionic Arm Initiative'다. 수술과 로봇 기술을 결합해 상지 절단 환자의 기능 회복을 돕는 새로운 치료 모델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바이오닉 암은 단순히 팔의 외형을 대신하는 기존 의수에서 한 단계 나아가 사용자의 신체 신호 등을 활용해 의수를 보다 자연스럽게 제어하는 기술을 지향한다. 여기에 AI를 적용하면 환자별 움직임과 사용 패턴 등을 학습해 제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W병원은 2017년 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을 시행한 경험을 이번 프로젝트의 강점으로 보고 있다. 팔 이식은 뼈뿐 아니라 혈관과 신경, 근육, 힘줄 등 복잡한 조직을 연결하고 이후 기능을 회복시키는 고난도 치료다. 이러한 수부미세재건 경험을 첨단 의수와 로봇 기술에 접목하면 실제 절단 환자의 치료와 재활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KT의 피지컬 AI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의료 현장에 적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피지컬 AI는 AI가 로봇 등 물리적 장치를 통해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의 신체나 환경 등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다양한 상황을 모의실험하는 기술로, 의료 분야에서는 환자별 치료·재활 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양 기관은 이날 AI 기반 바이오닉 암과 첨단 의수 적용 가능성을 비롯해 피지컬 AI 기반 의료기술,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환자 맞춤형 시뮬레이션, 의료데이터와 AI 접목 등을 논의했다. 향후에는 환자 개인별 맞춤형 의수 제어와 재활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W병원 관계자는 "K-Bionic Arm Initiative를 통해 의료진의 임상 경험과 첨단 기술을 연결해 상지 절단 환자의 기능 회복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새로운 치료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W병원과 KT는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수술과 로봇을 결합한 치료 모델을 구체화하고 공동 연구와 사업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2026-08-10 10:22:15
영남이공대, 결혼이주여성 요양보호사 취업지원 산학협력 포럼
영남이공대학교(총장 이재용)는 지난 7일 '결혼이주여성 요양보호사 취업지원을 위한 산학협력 포럼'을 열었다.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 앵커사업의 하나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영남이공대를 비롯해 남구·수성구·서구가족센터, 수성여성새로일하기센터, 지역 요양기관 관계자와 요양보호사교육원 교육생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영남이공대는 이날 달서구노인복지센터, 대덕실버타운, 무량수전노인전문요양원 등 지역 요양기관 8곳과 취업연계 협약을 맺었다. 이들 기관은 결혼이주여성의 취업과 채용 우대, 취업정보 교류 및 자문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행사에서는 요양보호사 교육과정을 이수한 결혼이주여성 교육생 27명에게 수료증도 전달했다. 참석자들은 결혼이주여성의 취업 활성화와 현장 적응, 지역 돌봄서비스 인력 확보 방안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재용 총장은 "수료생들이 교육을 통해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돌봄 현장에서 자신감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취업 연계와 현장 적응 지원을 이어가겠다"며 "지역 유관기관 및 산업체와 협력해 사회서비스 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결혼이주여성의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08-09 12:22:55
대구경북 의료계-국회 복지위 한자리…"필수의료·AI 바이오 협력 강화"
대구·경북 보건의료계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한자리에 모여 지역 필수·공공의료 강화와 AI·바이오 의료산업 육성 방안을 논의했다. 대구시의사회와 경북도의사회 등 지역 보건복지 단체는 지난 7일 국민의힘 경북도당에서 '이만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초청 대구·경북 보건의료계 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이만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해 김기웅·이달희 의원 등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대구·경북 의원 3명과 지역 보건의료 관련 단체 및 의료기관 관계자 등 모두 28명이 참석했다. 대구에서는 민복기 대구시의사회장, 허영주 대구시치과의사회장, 금병미 대구시약사회장, 서부덕 대구시간호사회장, 박구선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등이 자리했다. 김종광 칠곡경북대병원장, 배재훈 계명대 동산의료원장, 이준 영남대병원장, 김윤영 대구가톨릭대병원장, 김시오 대구의료원장 등 지역 주요 의료기관장들도 참석했다. 경북에서는 이길호 경북도의사회장과 김봉현 경북도한의사회장, 고영일 경북도약사회장, 김영실 경북도간호사회장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지역 필수·공공의료 인프라 강화와 각 보건의료 직역별 현안 등이 논의됐다. 특히 대구와 경북의 강점을 연계한 'AI 바이오 메디컬 클러스터' 조성 방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지역 의료계는 대구가 보유한 AI·의료산업 인프라와 경북의 바이오산업 및 관광 인프라를 연계해 대구·경북을 아우르는 의료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국회 차원의 정책·입법 지원도 요청했다. 이만희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대구·경북 보건의료계를 한자리에서 만나 현장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했다"며 "보건복지위원회에 대구·경북 의원 3명이 활동하고 있는 만큼 지역 현안을 적극 챙기고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과 입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복기 대구시의사회장은 "의료 분야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며 "경북의 바이오·관광 인프라와 대구의 AI·의료산업을 연계한다면 지역 의료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국회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6-08-09 12:18:11
수술이 어려운 반려동물 종양, 전기 항암치료 ECT란? [반려동물 건강톡톡]
반려동물에게 종양이 발견되면 보호자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치료는 수술과 항암치료다. 하지만 모든 종양을 수술로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종양이 코나 입안, 눈 주변, 발가락처럼 중요한 구조와 가까이 있거나 넓게 절제하면 외형과 기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이나 기저질환으로 큰 수술이 부담스러운 환자도 있다. 이럴 때 보호자들은 "수술하지 않고 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나요?"라고 묻는다. 이러한 경우 고려할 수 있는 치료법 중 하나가 전기 항암치료로 불리는 전기화학요법(Electrochemotherapy·ECT)이다. 이름만 들으면 종양을 전기로 태우는 치료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원리는 다르다. ECT는 항암제와 짧고 정밀한 전기 펄스를 함께 사용해 항암제가 종양세포 안으로 더욱 효과적으로 들어가도록 돕는 국소 종양 치료법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외부 물질의 유입을 조절하는 세포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ECT는 종양 부위에 특수 전극을 접촉시키거나 삽입한 뒤 짧은 전기 펄스를 전달한다. 이 과정에서 세포막에 일시적으로 미세한 통로가 생기는데, 이를 '전기천공'이라고 한다. 이 통로를 통해 블레오마이신이나 시스플라틴과 같은 항암제가 종양세포 내부로 들어가면서 항암 효과가 높아지는 원리다. 치료는 항암제를 정맥으로 투여하거나 종양 내부에 직접 주입한 뒤 진행한다. 종양의 크기와 위치, 깊이와 형태에 따라 적합한 전극을 선택하고 치료 범위에 전기장이 고르게 전달되도록 여러 방향에서 적용한다. 따라서 단순히 장비를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종양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해 전극의 종류와 치료 범위를 설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ECT는 주로 전극으로 접근할 수 있는 피부와 피하조직, 구강 및 비강 주변 종양에 활용된다. 편평세포암, 비만세포종, 연부조직육종, 흑색종, 선암 등 다양한 종양에서 적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특히 코와 눈 주변, 귓바퀴, 혀, 발가락, 항문 주변처럼 넓게 절제하기 어려운 부위에서 정상 조직의 형태와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한 치료 방법으로 검토할 수 있다. 수술 후 종양세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보조 치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종양의 크기를 먼저 줄여 이후 수술 범위를 최소화하거나, 완전한 제거가 어려운 종양에서 출혈과 통증, 궤양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할 수도 있다. "전신 항암치료보다 부작용이 적은가요?"라는 질문도 많다. ECT는 치료 효과가 전기 펄스를 적용한 부위에 집중되기 때문에 전신 항암치료와 비교해 항암제 사용량과 전신 부작용에 대한 부담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주변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치료 후에는 적용 부위가 붓거나 붉어질 수 있고 통증, 염증, 삼출물 또는 종양조직의 괴사가 나타날 수 있다. 종양이 사멸하는 과정에서 병변이 일시적으로 더 커지거나 심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치료 이후에도 진통 관리와 상처 처치, 정기적인 경과 확인이 필요하다. ECT가 모든 종양을 치료하거나 수술과 기존 항암치료를 완전히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 부위의 종양을 제어하는 국소 치료이기 때문에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종양을 ECT만으로 치료하기는 어렵다. 종양이 지나치게 크거나 깊은 곳에 위치해 전극이 충분히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적용이 제한될 수 있다. 치료 전에는 세침흡인검사나 조직검사로 종양의 종류를 확인하고, 혈액검사와 방사선·초음파·CT 등의 영상검사를 통해 종양의 범위와 전이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전기 펄스를 적용할 때 근육 수축과 통증이 발생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진정이나 전신마취가 필요하며, 고령 환자는 심장과 폐, 간과 신장 기능을 포함한 전신 상태를 함께 살펴야 한다. "수술이 어렵다"는 말이 곧 "치료할 방법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새로운 치료법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종양에 적용할 수도 없다. 종양의 종류와 진행 단계, 발생 위치, 환자의 나이와 전신 상태, 치료 이후의 삶의 질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전기 항암치료 ECT는 기존 치료를 대체하는 만능 치료법이 아니라 수술과 항암치료의 한계를 보완하고 치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방법이다. 반려동물에게 종양이 발견됐다면 먼저 정확한 진단과 병기 평가를 받고, 각각의 치료로 기대할 수 있는 효과와 한계를 충분히 비교한 뒤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동물메디컬센터 임세평 대표원장
2026-08-08 06:30:00
연일 40도 안팎의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대구 시민들의 일상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폭염은 이제 단순한 계절 현상을 넘어 시민들의 이동 경로와 소비 패턴, 직장 문화, 생활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몇 걸음 덜 걷기'가 일상이 되고, 양산이 남성들의 필수품이 됐으며, 불과 50m 거리의 약국 매출마저 갈라놓는 등 '폭염 생존법'이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 잡고 있다. ◆법원 앞 양산 쓴 남성 판사들 6일 계명대 동산병원 앞. 하루 수천 명의 외래환자가 찾는 병원 주변에는 6~7개의 문전 약국이 골목을 따라 나란히 들어서 있다. 평소에도 병원 출입구와 가까운 약국으로 환자가 몰리는 경향은 있었지만, 최근 폭염이 이어지면서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오전 외래 진료가 몰리는 시간에는 병원 입구 바로 앞 약국에는 대기 환자가 20명이 넘는 반면, 불과 20~50m 떨어진 안쪽 약국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약국 관계자는 "불과 몇십 미터를 더 걷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날씨가 약국의 희비까지 갈라놓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보수적인 조직문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법원도 폭염 앞에서는 달라졌다. 이날 대구 법원에서는 남성 판사와 직원들이 양산을 쓰고 출퇴근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남성이 양산을 쓰는 것을 어색하게 바라보거나 격식에 맞지 않는다는 인식도 있었지만, 이제는 폭염을 피하기 위한 생활필수품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구고법 관계자는 "고법원장들조차도 양산을 쓰고 간부들에게도 우양산을 나눠주고 있다. 여성만 양산을 쓴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300m도 택시탄다…'폭염거지' 폭염은 소비 습관도 바꾸고 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다 보니 가까운 거리도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었다. 한 택시기사는 "300~500m 거리도 택시 타는 승객이 많다"고 말했다. 집 밖에 나가기 싫어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경우도 많아졌다. 냉방비와 택시비, 배달비가 더해지면서 이른바 '폭염 비용'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폭염거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상권도 폭염 마케팅에 나섰다. 대구 곳곳의 커피숍과 식당들은 출입문과 유리창에 '에어컨 파워냉방', '시원한 매장', '무더위 쉼터' 등의 문구를 내걸며 손님 맞이에 한창이다. 잠시라도 시원한 곳에서 쉬려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전략이다. 더위를 피해 시원한 실내를 찾는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은행 영업점은 어르신들의 쉼터가 됐고, 대형병원 로비와 반월당 지하상가에는 무더위를 피하려는 시민과 노숙인들이 모여들고 있다. 6일 오후 반월당 지하상가에는 평소보다 2~3배 많은 노인들이 무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반월당 상가 종업원은 "이렇게 어르신들이 많이 모인 적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26-08-06 14:45:11
몇 달 전, 70대인 아버지가 갑작스러운 뇌경색으로 입원한 적이 있다. 다행히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아 약물치료만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지금도 당시 의료진의 신속한 판단과 치료에는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다만 치료 과정에서 한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퇴원 후 약을 복용하면서 어지럼증과 심한 졸림이 계속됐고, 아버지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증상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지만 의사는 그저 '괜찮다'고만 답했다. 진료 내내 의사는 환자의 얼굴보다 모니터를 보며 설명했고, 궁금한 점을 더 묻기에도 쉽지 않은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물론 의학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는 증상이었을 수도 있다. 하루에 수십 명의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의료진의 현실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처음 뇌경색을 겪은 고령 환자에게는 '괜찮다'라는 한마디보다 왜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를 차분히 설명해 주는 과정이 더 큰 치료였을 것이다. 환자는 병만 치료받는 것이 아니라 '불안'도 함께 치료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병원을 가장 자주 찾는 사람은 고령 환자들이다. 나이가 들수록 여러 만성질환을 함께 앓고 복용하는 약도 늘어난다. 진료와 검사, 약물치료가 복잡해질수록 환자가 이해해야 할 내용도 많아진다. 청력과 시력, 인지기능도 예전 같지 않다. 짧은 진료 시간에 설명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작은 증상도 병이 악화된 것은 아닌지 불안해지고, 치료에 대한 신뢰도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초고령사회에서 의료의 경쟁력은 첨단 장비나 뛰어난 의료기술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환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며, 불안을 함께 나누는 '공감하는 의료'가 중요해졌다. 이런 점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환자경험평가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의사가 환자의 이야기를 경청했는지, 존중과 예의를 갖춰 대했는지, 충분한 설명을 했는지를 묻는다. 의료를 공급자의 시선이 아니라 환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평가인 셈이다. 최근 공개된 제5차 환자경험평가에서 대구의 상급종합병원 5곳 모두 1등급을 받았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전국 376개 의료기관 가운데 1위, 영남대병원은 4위에 오르며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반면 수도권 '빅5' 병원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서울아산병원이 7위로 가장 높았고, 서울대병원은 125위로 2등급을 받았다. 이번 평가는 환자와의 소통과 존중, 정서적 지지에서는 대구의 상급종합병원이 수도권 대형 병원에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역의료를 둘러싼 현실은 녹록지 않다. 환자들의 수도권 쏠림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좋은 장비나 우수한 의료진만으로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다. 무엇보다 환자가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환자가 얼마나 존중받고 충분한 설명을 들었는지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환자의 마음을 얻는 일은 지역의료가 수도권과 차별화할 수 있는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공감하는 의료는 친절을 넘어 치료의 일부다. 환자는 결국 자신을 존중하고 충분히 설명해 주는 병원을 기억한다. 환자경험평가에서 확인된 대구 의료의 성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다면, 초고령사회 지역의료의 미래도 그 신뢰 위에서 한 걸음씩 달라질 것이다.
2026-08-06 13:37:38
대구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모집 시작…지원율 회복 이어질까
2026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지원율이 의정갈등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공의 지원율이 70%를 넘어서며 회복세를 보인 만큼 이번 하반기 모집 결과가 수련현장 정상화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최근 2026년도 하반기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모집 시행계획을 확정했다. 전국 모집 규모는 인턴 1천830명, 레지던트 1년차 710명 등 총 2천540명이다.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 5곳의 모집 규모는 인턴 163명, 레지던트 1년차 69명 등 총 232명이다. 병원별로는 ▷경북대병원 인턴 67명·레지던트 1년차 33명 ▷계명대 동산병원 인턴 38명·레지던트 1년차 12명 ▷영남대병원 인턴 33명·레지던트 1년차 4명 ▷대구가톨릭대병원 인턴 25명·레지던트 1년차 11명 ▷칠곡경북대병원 레지던트 1년차 9명을 모집한다. 전공의 지원은 지난해부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의 전공의 지원율은 2025년 상반기 3.3%(270명 모집·9명 지원)에 머물렀지만, 2025년 하반기 50.1%(1천237명 모집·620명 지원)로 크게 상승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72.1%(215명 모집·155명 지원)까지 회복됐다. 의정갈등 직후 사실상 전공의 모집이 멈춰섰던 상황과 비교하면 지원 분위기는 분명 개선되는 모습이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수치는 인턴과 레지던트를 포함한 전체 전공의 모집 기준이고, 올해 상반기와 지난해 상반기는 레지던트 1년차 모집 결과여서 직접적인 비교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지원율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련현장이 의정갈등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에도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 모두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고, 특히 일부 필수의료 과목은 여전히 지원자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 지원율이 지난해와 비교하면 크게 회복된 것은 분명 긍정적인 변화지만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분야는 아직도 모집 정원을 채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진정한 수련현장 정상화는 전체 지원율보다 필수의료 과목의 충원율이 얼마나 회복되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05 15:13:10
대구 의료 경쟁력 입증…환자경험·치료성과 평가 잇단 최고 성적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환자경험평가에서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 모두가 최고등급인 1등급을 받은 데 이어 치료 성과와 공공의료 분야 평가에서도 잇따라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대구 의료의 경쟁력이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다. 환자가 직접 체감한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실제 진료의 질과 공공의료 수준까지 객관적인 평가에서 좋은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제11차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평가에 따르면 지역에서 영남대병원과 계명대 동산병원이 나란히 11회 연속 최고등급인 1등급을 획득했다. 영남대병원은 종합점수 100점 만점을 기록하며 급성기 뇌졸중 치료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병원 도착 60분 이내 정맥내 혈전용해술 시행률과 120분 이내 동맥내 혈전제거술 시행률이 모두 100%를 기록했고, 뇌졸중집중치료실(Stroke Unit) 평가에서도 최고등급(A등급)을 받았다. 계명대 동산병원도 종합점수 99.46점으로 전체 의료기관 평균(85.17점)은 물론 상급종합병원 평균(99.25점)을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뇌졸중집중치료실 A등급을 비롯해 병원 도착 120분 이내 동맥내 혈전제거술 실시율, 조기재활 평가율, 기능평가 실시율 등 주요 지표에서 모두 100%를 기록했으며, 입원 중 폐렴 발생률도 0%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치료 성과를 보였다. 공공의료 분야에서도 성과가 이어졌다. 대구보훈병원은 최근 발표된 제5차 환자경험평가에서 최고등급인 1등급을 획득했다. 국가유공자를 중심으로 지역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병원이 환자가 직접 평가한 의료서비스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구보훈병원은 간호사와 의사 영역, 투약 및 치료과정, 정서적 지지, 환자 안전과 병원환경, 환자 권리보장 등 7개 평가영역 모두에서 전국 평균을 웃도는 성적을 기록했다. 공공의료기관이 의료의 질뿐 아니라 환자가 체감하는 의료서비스 수준에서도 경쟁력을 갖췄음을 보여준 셈이다. 특히 최근 약제급여 적정성평가에서도 전 항목 1등급을 유지하는 등 진료의 질 관리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종합병원의 약진도 눈에 띈다. 대구파티마병원은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평가 1등급, 환자경험평가 1등급, 약제급여 적정성평가 14회 연속 1등급을 동시에 달성했다. 특히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평가에서는 종합점수 99.96점으로 상위 20% 의료기관에만 주어지는 가산 최우수기관에 선정됐으며, 환자경험평가에서는 대구·경북 종합병원 가운데 3회 연속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성과는 특정 병원의 일회성 실적이 아니라 대구 의료 전반의 경쟁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환자가 직접 평가하는 의료서비스부터 중증질환 치료의 질, 공공의료, 약제 관리까지 서로 다른 성격의 평가에서 잇따라 우수한 결과를 거둔 것은 지역 의료기관들이 진료 수준과 환자 중심 의료를 함께 강화해온 결과"라고 평가했다.
2026-08-05 15:09:51
효성병원, '내가 병원장이라면'…2026 미래발전 직원 아이디어 공모전 개최
경동의료재단 효성병원(박경동 이사장)은 지난 7월 31일 별관 드림홀에서 '2026 미래 발전 직원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번 공모전은 '내가 병원장이라면 환자중심 의료서비스 혁신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주제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으고 병원운영에 적극 반영하고자 마련됐다. 박경동 이사장은 "많은 직원들이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고심함이 느껴졌다" 며 "제안한 아이디어들을 잘 검토해 환자 중심의 진료환경과 서비스 개선에 적극 활용 할 계획이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효성병원은 보다 쾌적하고 편안한 입원환경을 위해 지난 7월 26일 산부인과 병동 리모델링을 완료했다.
2026-08-05 08:59:17
[한방칼럼] 밤에만 심해지는 어깨 통증, 그냥 넘겨도 될까요
"원장님, 두 달째 밤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습니다. 낮에는 참을 만한데, 눕기만 하면 어깨가 욱신거려 몇 번씩 잠에서 깹니다." 견관절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입니다. 낮에는 통증을 견딜 만해 평소처럼 생활하지만, 밤이 되면 통증 때문에 몇 번씩 잠에서 깨고 아픈 쪽으로 돌아눕는 것조차 힘들다고 호소합니다. 많은 분이 "낮에는 괜찮으니 심한 병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밤마다 반복되는 어깨 통증은 우리 몸이 보내는 매우 중요한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어깨 통증이 밤에 더 심해지는 이유는 단순히 피로 때문이 아닙니다. 낮에는 계속 자세를 바꾸고 팔을 움직이면서 어깨에 가해지는 부담이 분산됩니다. 하지만 잠을 자기 위해 누우면 체중이 어깨로 쏠리고 관절 내부의 압력이 변하면서, 염증이 있는 힘줄이나 점액낭이 작은 자극에도 쉽게 통증을 느낍니다. 여기에 밤이 되면 통증을 분산시킬 외부 자극이 줄어들고, 수면 장애로 인해 통증 조절 기능까지 떨어지면서 같은 통증이라도 훨씬 크게 느껴지게 됩니다. 이러한 야간통은 회전근개 질환에서 흔히 나타나지만 오십견, 점액낭염, 석회화건염 등 다양한 견관절 질환에서도 발생합니다. 어깨를 안정적으로 잡고 있는 힘줄인 회전근개는 반복적인 사용이나 퇴행성 변화로 손상되면 팔을 올릴 때뿐만 아니라 밤에 누워 있을 때도 강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관절낭이 굳어지는 오십견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야간통과 함께 어깨의 움직임 제한이 점점 심해집니다. 즉, 밤에 아프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질환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본격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공통된 신호인 것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많은 환자가 이를 단순 근육통이나 피로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친다는 점입니다. "며칠 쉬면 괜찮아지겠지"라며 파스로 버티는 사이 염증과 손상은 만성화되고, 통증을 피하려 어깨를 쓰지 않으면서 관절은 점점 더 굳어갑니다. 반대로 통증을 무작정 참고 무리하게 강도를 높여 운동하는 것 역시 위험합니다. 중요한 것은 통증을 참고 버티거나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원인을 확인한 뒤 그에 맞는 적절한 치료와 운동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견관절 통증을 단순히 어깨 국소 부위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목과 흉추, 견갑골의 움직임과 주변 근육의 균형까지 통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침과 약침 치료로 염증과 근육 긴장을 완화하고, 추나요법을 통해 목·등·견갑골의 구조적 움직임을 개선하여 어깨에 집중되던 부담을 낮춥니다. 여기에 환자 상태에 맞춘 맞춤형 스트레칭과 운동치료를 병행하면 관절 가동 범위를 회복하고 재발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낮 동안 참을 수 있다는 이유로 어깨가 보내는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밤 잠을 깨울 정도의 어깨 통증은 참아야 할 고통이 아니라, 즉시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할 치료의 신호입니다. 진단과 치료의 시작이 빠를수록, 밤마다 찾아오는 통증에서 벗어나 건강한 일상을 되찾는 시간도 한층 앞당겨질 것입니다. 대구 수월한방병원 침산점 우승우 원장
2026-08-05 06:30:00
요즘 대구 시내를 걷다 보면 길거리에 빈 가게가 눈에 많이 띄어 도시 전체가 활기를 잃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중심가인 동성로조차도 곳곳에 '임대' 광고가 붙어 있고 대형 빌딩이 공실로 남아 있어 밤이면 적막하기까지 하다. 이런 가운데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그리고 주간보호센터와 같은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업체의 간판은 나날이 늘어나고 있어서 쇠락하고 있는 대구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2025년 주민등록 인구통계 분석에 따르면 대구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2.07%에 이르러 이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의술의 발달로 노인의 수명은 늘어난 반면에 출산율 저하와 청년의 수도권 이탈로 젊은이 수가 크게 감소한 결과이다. 202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는 1천306개의 요양병원이 있으며, 요양병원 병상 수는 인구 1천명당 5.3개로서 OECD 회원국 평균(0.6개)보다 무려 8.8배나 많다고 한다. 요양병원 병상 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노인들이 요양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노부모가 가정에서 자녀들과 함께 살다가 가족의 돌봄을 받으면서 자택에서 임종을 맞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노인이 노쇠해서 거동불능 상태가 되면 가정을 떠나 요양시설로 들어가는 것이 마치 공식처럼 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70% 이상이 거동이 불편해져도 요양시설이 아닌 살던 집에서 계속 거주하기를 희망하며, 생애 마지막 순간 역시 익숙한 공간에서 맞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2022~2025년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병원 임종률은 75.7%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인 반면에 자택 임종 비율은 2024년 기준 8.3%에 불과하여 많은 노인들이 가족과 떨어진 채 병실에서 외롭고 쓸쓸하게 생을 마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우리나라 노인들은 9988234(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3일만 앓고 생을 마감한다는 의미)를 외치면서 요양병원 입소를 피하거나 최대한 늦추는 것을 노후생활의 목표로 삼으려 하지만,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가 날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금년에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낸 '건강수명 추이분석 및 정책과제 도출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수명은 세계보건기구 기준 2000년 66.6세에서 2010년 70.1세까지 매년 조금씩 증가했으나 2017년 이후로는 72~72.5세에 머물고 있다. 반면, 기대수명은 1980년 66.1세, 1990년 71.7세, 2000년 76세, 2021년 83.8세로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이에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가 2000년 9.31년에서 2021년 11.35년으로 벌어졌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나라 의술의 발달로 노인의 연명치료와 유병장수 기간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노후를 편안히 보내고 평화롭게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것이 모든 노인들의 희망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강수명을 최대로 늘려서 기대수명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런 측면에서 수명 연장을 위한 기존의 '치료 중심' 보건 정책을 넘어 질환 예방과 돌봄 중심의 '건강한 고령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와 더불어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지속 여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앞서 소개한 노인실태조사에 의하면 노인들은 연명치료에 대해 매우 반대하는 의견이 46.1%, 반대하는 편이 38.0%로, 연명치료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84.1%를 차지했으며, 찬성하는 입장은 6.1%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인들의 의견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반영되지 못하고, 자녀들의 반대나 의료분쟁 발생 우려와 같은 몇 가지 요인들로 인해서 무의미한 연명치료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웰다잉을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최재갑 경북대학교치과병원 구강내과 명예교수
2026-08-05 06:30:00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온열질환은 흔히 '더위를 먹었다'는 말로 가볍게 여겨지지만, 증상을 제때 알아채지 못하면 열사병으로 진행돼 의식저하와 다발성 장기 손상까지 초래할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폭염이 일상이 된 올여름, 온열질환의 종류와 응급 신호, 올바른 대처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열경련·열탈진·열사병, 어떻게 다를까 열경련은 땀을 많이 흘린 뒤 팔과 다리, 복부 등의 근육이 갑자기 수축하며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수분과 염분이 빠져나가면서 발생하며, 시원한 곳에서 쉬면서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천천히 마시면 대부분 회복된다. 열탈진(일사병)은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진 상태다. 식은땀이 많이 나고 피부가 창백해지며 두통, 어지럼증, 메스꺼움, 극심한 무기력감 등이 나타난다. 흔히 일사병이라고 부르는 상태와 비슷하다. 체온이 크게 오르지 않거나 의식이 유지되는 경우가 많지만, 즉시 활동을 멈추지 않으면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가장 위험한 것은 열사병이다. 몸의 체온조절 기능이 무너지면서 중심체온이 크게 오르고 의식이 흐려지거나 이상행동, 경련, 혼수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다발성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땀이 나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운동이나 노동 중 발생한 열사병에서는 땀이 계속 날 수도 있어 발한 여부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의식 흐려지면 지체 없이 119 폭염 속에서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생기면 우선 활동을 멈추고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나 그늘로 이동해야 한다. 옷을 느슨하게 풀고 젖은 수건이나 찬물, 선풍기 등을 이용해 몸을 식힌다. 의식이 또렷하다면 물이나 전해질 음료를 조금씩 마시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의식이 흐려지거나 말과 행동이 평소와 다르고, 경련하거나 스스로 물을 마시지 못한다면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옷을 느슨하게 하고 찬물로 몸을 적신 뒤 선풍기나 부채로 바람을 쐬는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신속하게 체온을 낮춰야 한다. 얼음주머니가 있다면 목과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댈 수 있다.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물을 먹이면 기도가 막힐 수 있으므로 금물이다. 시원한 곳에서 쉬고 수분을 섭취했는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구토가 계속되는 경우에도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흉통, 한쪽 팔다리 마비,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동반되면 폭염으로 악화된 심뇌혈관질환일 가능성도 있어 즉각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고령층·야외근로자·만성질환자 특히 위험 고령자는 갈증을 느끼는 능력과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져 탈수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 혼자 사는 노인은 냉방시설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거나 이상 증상이 생겨도 주변의 도움을 받기 어려워 더욱 위험하다. 건설현장과 농촌 등에서 일하는 야외근로자도 고위험군이다. 특히 처음 일을 시작했거나 휴가 후 복귀해 몸이 더위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면 온열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더운 환경에 적응하는 열순응에는 통상 7~14일이 필요하므로 초기에는 작업량과 노출 시간을 단계적으로 늘려야 한다. 심장·신장질환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이뇨제와 일부 혈압약, 항콜린제, 정신건강의학과 약물 등은 탈수나 체온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폭염이 심하다고 복용 중인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어서는 안 되며, 수분 섭취량과 약 복용 방법은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폭염은 참는 것이 아니라 피해야 온열질환 예방의 기본은 물과 그늘, 휴식이다. 갈증이 나기 전부터 물을 자주 마시고,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야외활동과 작업을 줄여야 한다. 불가피하게 야외에서 일할 때는 규칙적으로 쉬고 혼자보다는 동료와 서로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 냉방병을 걱정해 에어컨을 피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폭염 때는 적절한 냉방이 체온 상승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술은 탈수를 촉진하고 판단력을 떨어뜨릴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운동이나 야외작업도 처음부터 평소 강도로 하기보다 활동 시간과 강도를 서서히 늘려 몸이 더위에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
2026-08-05 06:30:00
대구 중구 '건보 청구 0원' 의원 전국 5위…비급여 중심 의료기관 증가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한 차례도 청구하지 않고 비급여 진료만 하는 이른바 '건보 청구 0원 의료기관'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중구는 건강보험 미청구 일반의 의원이 34곳으로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지역으로 집계됐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건강보험 요양급여를 한 차례도 청구하지 않은 의료기관은 2021년 1천810곳에서 2025년 2천272곳으로 25.5%(462곳)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일반의 의원은 1천4곳에서 1천436곳으로 432곳(43%) 늘어나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일반의는 특정 진료과목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지 않은 의사로, 의원 개설 시 피부과 등 원하는 진료과목을 신고해 진료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건강보험 미청구 의료기관 가운데 일반의 의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63.2%에 달했다. 의료계에서는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피부과를 진료과목으로 내걸고 레이저 시술이나 리프팅, 비만 치료 등 비급여 미용 진료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의원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뚜렷했다. 지난해 건강보험 미청구 일반의 의원이 1천436곳 가운데 951곳(66.2%)이 서울과 경기에 위치했다. 서울 강남구가 339곳으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 119곳, 서울 중구 48곳, 부산 부산진구 40곳 순이었다. 대구 중구는 34곳으로 서울 마포구와 함께 전국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구의 경우 건강보험 미청구 일반의 의료기관이 2021년 30곳에서 지난해 34곳으로 증가했다. 동성로를 중심으로 피부과와 성형외과, 비만클리닉 등 미용의료기관이 밀집해 있는 지역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계는 건강보험 진료보다 비급여 진료 중심으로 의원 개원이 이어지는 배경으로 건강보험 저수가 구조와 의료 환경 변화를 꼽는다. 건강보험 진료만으로는 의원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반면, 미용의료 시장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아 개원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건강보험 청구가 전혀 없는 의료기관이 증가할수록 공공 데이터만으로는 실제 진료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강보험 청구자료에는 잡히지 않는 비급여 진료 비중이 커질수록 의료 이용 실태와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에도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서영석 의원은 "건강보험 급여를 청구하지 않는 의료기관은 진료 현황을 파악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비급여 진료를 중심으로 일반의가 운영하는 미용의료기관이 증가한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실태 파악과 관리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08-04 14:59:18
대구 나사렛종합병원, 대구·경북 2차병원 첫 '로타프로 우수인증센터' 지정
대구 나사렛종합병원이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인 보스턴사이언티픽(Boston Scientific)으로부터 '로타프로(ROTAPRO) 우수인증센터(Center of Excellence)'로 지정됐다. 대구·경북 지역 2차병원 가운데서는 처음이다. 로타프로 우수인증센터는 회전식 죽상경화 절제술 장비인 '로타프로 시스템'을 활용해 고난도 관상동맥 중재 시술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에 부여되는 인증이다. 로타프로 시스템은 관상동맥에 심한 석회화가 진행돼 일반적인 풍선확장술이나 스텐트 삽입만으로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위한 첨단 중재 시술 장비다. 초고속으로 회전하는 다이아몬드 코팅 버(Burr)를 이용해 딱딱하게 석회화된 병변을 제거한 뒤 혈관을 넓혀 스텐트를 안정적으로 삽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사렛종합병원은 이번 인증으로 고난도 관상동맥 석회화 병변에 대한 중재 시술 역량과 의료진의 전문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송준혁 나사렛종합병원 심혈관센터장은 "이번 로타프로 우수인증센터 지정은 고난도 관상동맥 중재 시술에 대한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대구·경북 2차병원 최초 지정이라는 의미에 걸맞게 최신 의료기술과 축적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심혈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사렛종합병원은 이번 인증을 계기로 고난도 관상동맥 중재 시술 분야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지역 필수의료를 담당하는 종합병원으로서 심혈관 질환 치료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26-08-04 12:01:01
[극한 폭염] 고령 41.2도·대구 신암 41.1도…온열질환자 2천명 넘어
경북 고령과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41도를 넘어서는 등 사상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국 온열질환자가 2천 명을 넘어섰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7분 기준 경북 고령의 낮 최고기온은 41.2도, 대구 동구 신암동은 41.1도를 기록했다. 대구 북구도 40.9도까지 올랐고, 서구 등에서도 40도 안팎의 기온이 관측됐다. 대구에서 40도대 기온이 관측된 것은 대표관측지점 기준 1942년 8월 1일 40.0도를 기록한 이후 84년 만이다. 이전까지 경북의 역대 최고기온은 2018년 8월 1일 의성에서 기록한 40.4도였으며,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기준으로는 같은 해 영천 신녕에서 41.0도가 관측된 바 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은 데다 동풍이 산맥을 넘으며 기온을 높이는 푄현상, 분지 지형과 도심 열섬효과가 겹치면서 극한 폭염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와 경북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며, 당분간 최고체감온도 35도 이상의 무더위와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폭염이 장기화하면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인명 피해도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2일 하루 전국에서 온열질환자 108명이 발생하고 1명이 숨졌다. 이에 따라 올해 5월 15일부터 8월 2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2천25명, 사망자는 16명으로 늘었다. 대구의 누적 환자는 62명, 경북은 205명이다. 온열질환자는 지난 7월 25일 83명을 시작으로 하루 70명 안팎을 유지하다가 30일 64명으로 잠시 감소했다. 이후 31일 78명으로 다시 증가한 데 이어 8월 1일 96명, 2일에는 108명이 발생하는 등 폭염이 장기화될수록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폭염 피해가 확산하자 행정안전부는 지난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2단계로 격상했다. 폭염으로 중대본 2단계가 가동된 것은 2023년 이후 두 번째다. 정부는 취약계층 안부 확인과 야외 작업장 점검, 농·축·수산업 피해 최소화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폭염특보가 발효된 날에는 한낮 야외활동과 작업을 피하고,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두통과 어지럼증, 근육경련, 심한 피로감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해야 한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체온이 급격히 오르는 등 열사병이 의심되면 곧바로 119에 신고하고, 옷을 느슨하게 한 뒤 찬물이나 얼음팩으로 몸을 식혀야 한다.
2026-08-03 19: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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