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댐은 결국 허구에 불과했다. 어제 감사원이 발표한 특별감사 결과는이같은 결론을 명쾌하게 내렸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한다. 이에 곁들여정통성을 결여한 한 정권이 정권안보를 위해 국민을 기만하고 국가재정을 낭비한 해악이 결코 가볍지않다는 교훈을 남겼다.지난85년 전두환전대통령의 5공정부가 북한 금강산댐 수공위협을 들먹이며이에 대응하기위한 평화의 댐을 건설해야한다고 발표했을때, 대다수 국민들이불안에 떨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당시 국민학교 어린이로부터 재벌기업에 이르기까지 국민성금이란 미명아래 7백억원을 거둬들인것도 우리는 잊지않고 있다. 2백억톤의 수공으로 서울이 물바다가 된다며 가만히 있을수 없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5공정부의 2백억톤 수공위협설은 판단미숙이나 실수가 아니라 다분히의도적인 과장선전이었음이 드러났다. 국민들간에 열화같이 일어난 직선제개헌주장 봉쇄등 시국대처 목적을 위해 안보위기감을 교묘히 이용했음이 감사원특감에서 규명된 것이다. 이같은 결론이 나기전부터 의구심을 떨쳐버리지 못했던 국민들은 너나없이 어이없어하면서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고있다. 정권유지를 위해 국민을 속이는 정부밑에서 살아온 지난날이 억울하다는 차원을 넘어 부도덕한 정권을 비호했던 세력들이 여전히 건재하고 있는것에 분노를 느끼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평화의 댐 실체를 밝힌 감사원의 쾌거는 특히 통치행위에 가까운 대통령의정책추진에 대해 잘잘못을 가려놓은 첫 선례가 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비록 대통령의 결정이라도 그것이 잘못된 것으로 판정되면 역사의 심판을 면할수 없음을 분명히 했기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특감은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되더라도 국민을 기만하면 결코 용서받을수 없음을 일깨워주는 산 교훈이 될것으로 확신한다.
이제 평화의 댐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끝났다. 앞으로 국회의 국정조사가 남아있다. 따라서 국회는 댐건설 성금모금 과정에서의 강압성 유무와 정치자금유출 의혹을 캐기위해 성금 잔여액의 관리실태를 철저히 가려내야 할 것이다.이에 곁들여 전직대통령이 정책결정과정에서 얼마만큼 개입했는지와 그 귀책사유 또한 명확히 규명해야한다. 만약 국회가 감사원이 이미 밝혀낸 사실을확인하는데 그친다면 지탄을 면치못할 것이다. 이번 조사를 계기로 어떤 정권이라도 더이상 정권안보를 위한 졸렬한 구상따위는 시도할수 없는 정치풍토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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