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삼랑 국회의장비서관(52)의 인생은 가히 한편의 드라마며 파노라마다. 청운의 꿈을 안고 이만섭의장의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 평생을 그 밑에서 그림자로 궤를 같이해온 이래 근래에는 청소년들의 우상인 서태지와 아이들의대부노릇을 하기까지 그야말로 형극과 영광의 희비가 교차하는 삶을 보냈다.현대정치사를 함께 걸어오기도한 그의 인생역정은 세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의 인생항로를 자신의 얘기로 더듬어본다.그는 원래 고교때부터 끼가 있었다. 계고학생회장시절 시내학생들중에는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얘기가 나돌정도로 화제를 몰고 다녔다. 우선 그는 계고와 신명여고사이에 구름다리를 놓겠다고 기염을 토해 양쪽 학생들을 설레게했고 머리를 기르고 교복위에 코트도 같이 착용토록하는 학칙을 밀어붙여 학생사에 기록을 남긴 장본인이기도 하다.
연세대행정과에 진학한 후에도 그는 연대는 물론 이웃동네인 이대의 영웅이었다. 유도대를 꽉잡고 있던 계고유도부학생들이 든든히 받쳐준데다 신태식교장의 학비지원에다가 여러군데서 장학금을 받아 돈에 구애를 받지않게 되자공부보다는 한일굴욕반대데모에 나서다가 구류를 몇차례 살거나 그렇지 않으면 이대생들 수십명을 단숨에 불러낼 정도로 노는데도 정신이 팔린 당시 젊은이로서 낭만적인 캠퍼스생활을 만끽했다.
그러다가 대학을 졸업하고 대구에 내려와 유학을 준비하다가 인생을 바꾸게된 7대선거를 맞이한다. 그는 "재경영남학우회결성 당시 고향 및 연대선배로알고지내던 이의장이 선거차 지역에 내려와있어 유세지원을 해주었는데 그것이 질긴 인연의 시작임을 몰랐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국회비서관생활이 남들이 생각하는 그런 자리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의장의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타협하지 않는 유별난 기질 때문이다.
이의장은 7대때는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이후락과 김형욱을 상대로,연속 2번의 좌절을 딛고 다시 등원한 10대때는 권력의 2인자 차지철을 상대로 줄기차게 싸웠다. 그 역시 감시는 물론 가택수사도 당하는 곤욕을 치르는등 대장을 잘못만나(?) 마음고생이 컸다.
더구나 이의장이 월급도 없는 공화당정책위부의장이라는 빈껍데기감투를 쓰고 있을 8.9대 당시 가정생활은 말로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궁핍했다. 이의장이 별다른 수입원이 없었기 때문에 그 역시 낭인생활이나 마찬가지였다."설령 죽이라도 같이 먹자"는 이의장의 말이 가슴을 저몄다고 술회했다.그는 "당시 쌀이 떨어져 집사람(김정자여사.51)이 대구 친정집에 갔다가 이를 싣고 서울로 올라오는 도중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나서 새벽1시에 들어와걱정을 한 적이 있는데 나중에 그 사실을 전해 듣고 눈시울이 뜨거웠다"고 말하면서 "이 8년간이 자기인생에 있어 가장 고통스런 날이있고 지금도 가족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유신시대의 종말로 혼돈기에서 벗어나 이의장이 11대때 국민당부총재를 지내고 12대때 당총재로 부상되면서 그제서야 그도 총재보좌역(비서실장)이라는번듯한 감투를 하나 달았는데 그는 "일생에 있어 가장 바쁜 나날이었다"고 뒤돌아 보았다.
그러나 국민당을 혼자지키던 이의장이 13대선거에서 쓴잔을 마시면서 시련은다시 찾아왔다. 그는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의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인생의대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친구와 동업, 레코드업계에 뛰어들었지만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첫 작품으로 내놓은 김흥국의 호랑나비에 뒤이은 주병선의 칠갑산, 이덕진의 내가아는 한가지 등의 히트곡을 내놓았으나 실패작이 훨씬 더 많아 가요쪽은 포기하려는 마음을 먹기까지 했다. 그런 찰라에 기존가요계를 뒤엎고 신드롬현상마저 불러일으켰던 서태지와 아이들을 발굴, 공전의 빅히트를 치면서 기사회생을 맞는다. 이로인해 청소년들 사이에서 그의 이름석자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연예계의 대부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그는 "정치의 꿈을 가진 자신이 연예계에 이름이 더 알려진 것은 아이러니다"고 겸연쩍어했다.그러다가 이의장이 입법부좌장에 오르면서 당연 정무비서관(1급)은 그의 몫이 되었고 레코드회사는 잠시 남에게 맡기면서 외도를 하게된다. 본직으로 돌아온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요즘 "항상 자기이름은 실종되고 대신 이의원비서관으로 일생을 살아왔지만 모시던 분이 의장이 되면서 명예회복은 물론 존경까지 받고 있어 오늘그만두어도 여한이 없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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