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공개에 따른 물의로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아오던 사법부는 수장인 대법원장이 사퇴함으로써 엄청난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 같다. 사법부는그동안 거센 개혁바람속에서도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안팎으로부터질책을 받아왔는데 대법원장이 재산문제로 물러나 도덕성에서도 커다란 상처를 입게 됐다.지난 3월 고위공직자 1차재산공개때 립법부의 국회의원 행정부의 장.차관급등이 재산을 공개했으나 사법부만이 외면해 좋지 않은 인상을 받아왔었는데지난 7일 2차재산공개가 발표되자 대법관을 비롯한 고위법관들의 재산규모가예상외로 큰 것이 밝혀짐으로써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은 더욱 증폭됐다.
특히 법관들의 재산규모가 크다는 사실외에도 재산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일반인들처럼 무연고지의 논.밭을 사들이는가 하면 미성년의 자식들 명의로 투기지역땅을 마구 사들이는 등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수단을 사용했던 흔적들이 드러남으로써 문제는 더 심각한 국면으로 흘렀다.
비난의 대상이 된 법관들은 변호사를 하던 시절에 수임료를 받아 매입했다던가, 부인이 맞벌이로 번 돈으로 자신도 모르는새 사들였다는등 변명을 하고있지만 실망한 국민들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대법원장자신이 대표적 투기지역인 룡인에 수만평의 땅을 사놓았다는 사실엔 할말을 잃은 국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사법부가 어떻게 개혁을 할수 있으며, 새시대에 맞는 위상을 확립할수 있겠느냐는 국민들의 질책에 밀려 막다른 길목에 이른 것이 지금의 사법부다. 대법원장의 사퇴도 이같은 국민들의 질책에 더이상 물러설 곳이없음을 감지하고 내린 결심이라고 생각된다.
안팎으로부터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끈질긴 압력에도 불구하고 개혁을 미뤄오던 사법부로서는 이제 거침없는 개혁을 할수있는 계기를 잡았다고 볼수있다. 사법부내에 도덕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대법원장의 사퇴를 교훈으로 삼아 현명한 처신이 있어야 될줄로 안다. 헌법에 법관의 신분이 보장돼 있다고 하지만 도덕적인 문제가 있는 법관의 신분도 보장하자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사퇴에 대해서 "국민적 정서를 읽고 내린 훌륭한 결단이라 평가한다"고 말했듯이 사법부는 이제부터라도 국민정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읽고 새시대에 걸맞는 위상을 세워야 할 것이다. 지금을 {사법부의 최대위기}라고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다. 이같은 걱정을 하루빨리 거두어들이게 하고 국민들이 마지막 신뢰의 대상으로서 사법부만은 어떤 일이 있어도 고고해야 한다고 기대하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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