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상담이라고 하는 작은 자비의 실천을 시작한지 벌써 100일이 지났다. 한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숨을 죽여가며 내담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순간만은 나를 잊어버린다. 80명의 자원봉사 상담원들과 무릎을 마주대고 어떻게하면 자신이 아닌 남의 고민을 들어주며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하며 하루하루를 바쁘게 지내왔다.요즈음 같이 자신의 이해관계가 아니면 돌아보지도 않고, 남의 일에는 무관심해진 이기주의 시대에, 자신의 바쁜시간을 쪼개어 전화상담에 응하는 자원봉사자의 역할은 대단히 귀중한 것이다. 전화상담이란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모르는 상대방의 실체를 전화선을 통하여 들려오는 목소리만으로 애환을 나누는 것이다. 때로는 목소리도 없는 침묵의 대화를 나누어야 할 때는 정말 답답하다. 말로도 할수없는 고민이 있는가하면 1시간이상 장황하게 넋두리를 하는 장시간 내담자도 있다. 막혀있던 봇물이 일시에 터진듯이 청산유수로 흘러나오는 전화기의 목소리는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아마 그렇게 말이라도 실컷 하고 나면 답답했던 가슴이 후련한가 보다. 이런 과정속에서 우리상담원들은 자신의 모습을 재발견하고 생활자세를 가다듬는 스스로의 공부도된다. 꼭 좋은 것만이 자신의 거울이 되고, 학교선생님만이 나를 가르치는선생이라고 할 수는 없을것 같다. 우리의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보면 모든것이 스승이 될수 있을 것이다.
부처님은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했으며, 우리속담은 {비온뒤의 흙이 더욱단단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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