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기법을 활용해 조선조 당쟁이 추악한 붕당다툼이 아니라 세계관과세계관의 충돌이며 이상의 대립이라는 시각으로 묘사, 소설읽기에 재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7월 출간된 이후 독서계에 선풍을 몰고오면서 10만부이상 판매된 이인화씨의 장편소설 {영원한 제국}에 대해 과연 쏟아지는 찬사만큼이나 이 작품이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조선조당쟁을 새로운 관점에서 형상화했는지 의심스럽다는 평가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설준규씨(한신대교수)는 최근 선보인 계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실은 {소문난 잔치의 먹을거리:"세계사관의 대립?"}이라는 제목의 짧은 비평을 통해{영원한 제국}이 기왕의 연구논문에서 끌어온 당쟁의 철학적, 세계관적 토대에 관한 논의를 주로 작중화자를 통해 유입시키고 있기는 하지만 작중화자의해설과는 달리 작가가 그려내는 작중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구체적 사건전개과정에서 온전한 소설적 형상화에 의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설교수는 "작가 이문렬씨가 어줍잖은 이름을 걸고 일간지에 투고한 {여름밤꼬박 새운 즐거운 충격} {후생이 가외로다!}등의 찬사를 아끼지 않은 독후감과 각 언론의 작품에 대한 그럴듯한 소문냄과는 달리 {영원한 제국}에 형상화된 노논은 상투적 야담소설에 나오는 파당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이라고비판했다. 즉 다툼의 한쪽 세력이 지닌 부정적 측면을 이같이 일방적으로 부각시키고있는 소설이 어떻게 세계관의 충돌을 온전히 그려냈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회의다. 실제 이 소설이 보여주는 것은 "권력기반이 취약한 남인의 이상주의가 사악한 음모와 술수를 구사하는 강력한 권력집단에 의해 무참히 부서져가는 과정"이며 그 결과 "남인의 입장 또한 치열한 대립의 과정을 통해그 정당성을 제대로 점검받지 못한채, 패배한 세력의 자기옹호 수준에 머물고있는 편"이라고 설교수는 평가했다.
설교수는 "소설도처에 널려있는 역사에 대한 허무주의적 시각이 식민사관을넘어서기보다는 그것을 심층적인 수준에서 재생산하고있다는 혐의가 짙다"고지적하고 {영원한 제국}이 국내추리물의 수준을 한 단계 올린 것만은 인정해야하지 않느냐는 일부의 평가에 대해 "의도한 추리소설적 재미가 당대의 진실을 좀더 많은 대중들에게 전파하기위한 방편이라는 작가의 말과 반대로 진실이 오도된 것이었을때 생기는 폐해가 더욱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댓글 많은 뉴스
정유라 "한강, '역사왜곡' 소설로 노벨상…의미 있나"
[단독] 대구시, TK통합 정부 중재안 '전격 수용'…다시 불씨 살아난 TK통합
이재명 "선장이 술 먹고 지도 못 보면 항해 되겠나"
연일 '노벨 문학상' 한강 저격하는 정유라…"망상 갖고 쓴 글"
권영진 "동대구역 광장은 대구시 소유"…국회 논쟁 일단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