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대북·안보라인 진용이 갖춰진 가운데 대북 기조와 관련해 국방부·통일부 간 혼선이 예상된다. 대표적인 대북 포용론자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북한의 '주적(主敵)' 개념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혀 안보 정책과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냐'는 질의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 이후 '북한 군과 정권은 우리의 적이다'라는 건 명확히 나와있다"며 "북한뿐 아니라 우리 영토·영해·영공을 위협하는 것은 다 우리의 적 아니겠느냐"고 했다.
앞서 전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북한을 적이 아닌 위협"이라고 규정한 것과는 정반대의 대북·안보관을 드러낸 셈이다. 정 후보자는 지난 14일 외교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이 대한민국 주적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북한은 주적이 아니고 우리의 적도 아닌 것이냐'는 질문엔 "위협"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대북 포용정책인 '햇볕정책' 기조를 강하게 옹호해 온 대표적인 대북 유화론자다.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해 온 만큼 대북 강경 노선을 지속해 온 윤석열 정부와 상반된 방향의 대북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오물 풍선 살포 등의 도발을 이어가면서 전임 정부는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왔지만 이번 정부에선 안보 정책 전환을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안규백 후보자와 정 후보자의 대북·안보관이 엇박자를 내면서 부처 간 충돌도 점쳐진다.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서도 두 후보자는 상반된 입장을 드러냈다. 정 후보자는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미국 대통령도 중단하겠다는 것을 왜 한국의 지도자들은 눈치를 봐야 하느냐"며 "한미연합훈련의 축소·조정·연기를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그 검토가 우리 안보에 어떤 위해가 있느냐"고 했다.
반면 안 후보자는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으로 정상적인 시행이 필요하며 긴밀한 공조로 훈련의 실효성을 높여나가겠다"고 답했다.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해서도 입장 차를 보였다. 정 후보자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에 이명박 정부의 강경 정책이 일부 원인 제공한 측면이 있다는 뜻이냐'는 질의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안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지난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원인이 이명박 정부의 강경책을 원인으로 지목했는데, 폭침의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질의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항상 두 얼굴로 바라봐야 한다. 북한은 6·25 전쟁 후 남한을 노렸기 때문에 신념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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