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역사적 수교를 했던 70년대 초, 닉슨 미국대통령이 숙박했던사실로 일약 유명해진 북경반점(베이징 호텔) 입구에는 다음과 같은 오언절구가 적혀있다.{석일제왕궁, 금조귀빈누, 영사해빈객, 교천하붕우}
작년 연말 교수 몇분과 함께 북경에서의 어느 학술회의에 참석할 기회가 있어 천안문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본 표어였다.
중국은 현재 온 세계에 대해 [천하인들이여, 우리와 붕우가 되고 싶으면 오라]고 손짓하고 있다. 그들의 세계관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자신들이 세계의중심이라는 자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적 자존에 비한다면 우리의 세계관은 여전히 수동적, 방어적이다.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던 작년 말, {쌀시장 개방} 태풍이 한국을 강타한 이래 우리 정부와 언론은 새로운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소리높여 외치고 있다.
그런데 갑술 새해가 {동학농민전쟁}발생 1백주년이 되는 해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우리는 이 새로운 {세계화}를 매우 불안한 마음으로 맞이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지금 정신사적으로 구한말에 이은 {제2의 개항시대}를 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또 다른 이웃인 일본은 중국과 달리 천하를 상대함에 있어 좀더 적극적이고 외부지향적이다. 세계적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일본은 이제 국제정치적대국, 군사대국을 꿈꾸며 일본적 정치개혁을 서두르고 있다.서구에서 비롯된 근대사는 2백여년이상 인류문명의 활동단위를 확대해 왔고이제는 가히 세계가 1주일생활권으로 편입되어 버렸다. 이같은 추세는 민족국가 단위의 주권개념과 국경개념을 애매모호하게 만들고 있다.이 새로운 상황은 종래의 상품교역확대 단계를 뛰어넘어 전지구적 차원의 공유화, 인력의 공유화, 서비스산업의 공유화로 발전하고 있다. 이와 발맞추어유럽과 미국은 대륙적 규모의 경제블록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C의 경제적 통합, 북미자유무역지대(NA결성이 그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아시아에서도 역나 블록화움직임이 몇갈래로 태동하고있는 조짐이 보인다.
이같은 상황속에서 우리는 더이상 국제정치.경제관계에서 숙명적 자기비하를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우리에게는 구한말과 달리 지적수준이 세계적이고 활기있는 국민들이 존재하고 있지 않는가.
이 에너지를 보다 조직화하고 중국적 자존과 일본적 근면성을 동시에 갖추어나간다면 우리는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에 능동적으로 기여할수 있을뿐만 아니라 이른바 선진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현재 절실히 필요한 것은 {개방적 민족주의}라 할 것이다.세계는 이제 민족국가 단위의 자급자족적 고립주의가 존립할 여지를 거의없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해서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맹목적으로 영합만한다면 민족의 립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민족사에 있어 영남지역은 자고로 인재의 보고가운데 하나였다. 현대사서만보더라도 영남은 근대화.공업화의 일꾼들, 민주화의 일꾼들을 많이 배출하였다.
새로운 세계사의 대격동기 속에서 새로운 비전을 갖추고 21세기를 예비함에있어서는 북한을 폐쇄사회에서 {개방적 민족주의}로 돌려세우고 남북이 대결이 아닌 협동으로, 나아가 민족통일로 나아가면서 이를 바탕으로 범민족적으로 {세계화}에 대응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우리 스스로도 발상의전환을 하면서 민족적 경륜을 가진 진취적 인재들을 다시한번 길러낼 때이다.성유보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