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뀐 연초 새벽열차를 탄다.수은주의 눈금은 영하의 온도를 가리키고
부산서 서울로 향하는 통일호에서
구겨진 신문지처럼 우리들의 삶도
이따금 구겨지고 구겨진 가운데 잊혀지지만
열차를 타보면 알 수 있지.
머물러 있는 집이며, 들이며, 산이며
철길따라 서 있는 전신주들도
결국 흐르는 물결같이 저만큼 뒤편으로 흐르는 것을
그 흐르는 가운데 조금씩 껍질이 닳아 낡아짐을
서울로 가는 길엔 서울쪽으로
미래로 가는 길엔 미래쪽으로
앞단추를 여미며 자세를 고치기도 하지만
때론 사랑하는 사람과의 아픈 헤어짐도 떠올리며
등받이를 뒤로 슬며시 돌려앉는다.
새해, 새로운 한 살의 보이지 않는 겉옷을 걸친 새벽열차
결국 어느 정거장에서는 새벽열차가 될 수 없음을
새벽열차를 기다리는 사람은 알 수 있지.
*약 력*
*9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제11회 계몽사 아동문학상 장편소년소설당선 *포항문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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