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욕문화-주부리포트

목욕탕에 가보면 이른바 목욕문화란게 있다. 60.70년대는 그야말로 때를 씻기위해 동네 목욕탕을 찾았다.이때는 애들 먼저 씻겨내고 주부들은 기진맥진하여 냉수한잔에 기운을 차려그제서야 자신의 몸을 씻을 수 있는 시절이었다.목욕이 하나의 행사였다.그러나 지금은 집집마다 뜨거운 물을 마음대로 쓸 수 있어 이제는 목욕이 때를 씻는 것보다는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풀거나 피부미용 차원으로 바뀌고 있다.

같은 두세시간의 목욕이라도 냉탕 온탕 사우나로 번갈아 하고, 돈만 주고 가만히 누워 있으면 머리까지 감겨주는 세상이다.

이런 광경에 익숙해 있지 않은 사람은 처음에는 무척놀라고 당황하게 된다.나이도 많지 않은 사람이 자기 몸을 완전히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 씻는 광경은 나름대로의 이유는 있겠지만 좋게는 보이지 않는다.

손이 닿지 않는 등도 옆사람과 번갈아가면서 씻는 모습을 잘 볼수 없다. 대부분 혼자서 긴 타월로 해결을 하든지 때밀이 아줌마를 찾아서 해결하고 있어목욕탕에서 조차 이웃과의 단절을 느낄 지경이다.

이외에도 목욕탕에서 공중예절을 찾아보기 힘든다. 수돗물을 낭비하는 것은물론이고 아이가 시끄럽게 떠들고 장난을 쳐도 그것을 나무라는 엄마들이 별로 없다.

[시작할때부터 계속 샤워기를 틀어 물을 철철 넘치게 사용하기에 보다 못해잠그니까 미안해 하기는 커녕 왜 남의 일에 참견이냐는 식의 말을 듣고 나니오히려 내 얼굴이 화끈거리더라]는 대명6동의 정모주부는 목욕탕에서 공중예절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들려준다.

더욱이 목욕탕안에서 우유나 오일, 오이, 해초, 야쿠르트를 몸에 바르는 광경은 너무나 쉽게 볼수있다.

[몸에 바르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것처럼 모두들 바르기 때문에 괜히 하지않고 있으면 불안한 생각이 든다]는 수성구 지산동의 한주부는 환경오염을 생각해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희어지고 촉촉한 피부도 좋겠지만 이로인해 물오염을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한다는 것이다. 수돗물이 오염됐다고 물통을 들고 약수터로만 쫓아갈 것이아니라 목욕탕등 우리생활에서 흘려보내는 오염물질을 줄여 나가려는 의식이있어야 할것 같았다.

참고로 국립환경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우유5백cc를 물고기가 살수있을 정도로 깨끗한 물로 만들려면 1만l의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는 촉촉한 몸을유지하기 위해 먹는 물을 더럽히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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