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배는 어렵게 살아온 우리 가족의 희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젠 차라리.."북구매천동496 단칸 셋방에서 초점없는 눈으로 누워있는 외아들을 바라보는 김영길씨(54)는 터져나오는 한숨을 감당하지 못했다.아들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정신질환을 앓고있는데도 돈이 없어 치료는 커녕 진단조차 한번 받아보지못한 살림형편에 김씨는 막막함만 느끼는듯 했다.고교 2학년으로 향학열을 불태우던 김정배군(18)이 정신이상증세를 보이기시작한 것은 지난해 가을.
자전거를 타고 목욕탕에 가다 오토바이와 부딪쳐 머리와 무릎을 다친뒤 1년만이었다.
"사고를 낸 오토바이 운전자도 날품팔이를 하며 살아가는 처지라 무릎 치료비만 받고 합의를 했습니다. 머리 상처로 후유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사의경고에도 설마 했었죠"
그러나 "머리가 아프다""피로하다"며 두통을 호소하던 김군은 급기야 교복과책을 불사르고 텔리비전 책상 거울등 가재도구를 마구 부수는 광폭한 행동을보이기 시작했다.
"열심히 공부해 집안을 꼭 일으키겠다"며 B공고 자동차학과에 입학했던 늠름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수 없게된 것이다.
결국 김군은 지난해 10월 학교를 자퇴하고 지금까지 거의 온종일을 집에서보내고 있지만 병원에 가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아버지 김씨가 80년 현대건설 근로자로 사우디에 가 4년이나 열심히 일했지만 오랜 해외생활로 병을 얻어 모은 돈을 치료비로 다 써버린 뒤였기 때문이다.
15년된 8t트럭을 구입, 개인화물차 운전을 하는 김씨의 현재 수입은 월 40만원.
부인 전춘수씨(45)도 남의 궂은 일을 도와주며 푼돈을 생계에 보태고 있지만하루하루 살아가기조차 벅찬 지경이다.
(주)한국통운 송준연씨(42)는 "사무실 한쪽 구석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김씨를 다그쳐서야 그간의 사정을 알게됐다"며 "주위 분들이 힘을 모아 김군이치료를 받을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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