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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 맑은 물에 배를 띄우네/강따라 한가로이 백구와 벗을 하는데/모두는밝은 달에 흠씬 취했지/고기는 커녕 달빛만 싣고 되돌아 가누나/풍류를 즐김에 반드시 오호에서랴}({동국여지승람}에서)맑고 푸른 금호강의 달밤을 즐긴 이가 어디 서거정선생 뿐이었겠는가. 팔공산의 그림자 드리우고 복사꽃은 피는데 깊어가는 봄밤의 정경이 어우러지는듯하다.

그런데 오늘의 금호강은 어떠한가. 낙동강 오염의 말미암음이 되었고 가까이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금할 금(금)자 공해의 가람이 되었다. 대구의 서북녘을 감돌아 굽이치는 금호강은 경북 제일의 대구평야를 만들어냈고 온갖 목숨살이들에게 젖줄이 된 터. 금호강이 흐르는 곳엔 스스롭게 삶의 볼거지를이루어 살아온 우리의 한아비들. 정녕 금호강은 대구평야의 어머니가 아니었던가.

바람이 불면 금호강의 갈대들은 비파소리를 낸다하여 비파금자 금호로 불렸다고 한다. 하지만 갈대가 있는 곳이 금호강 뿐인가. 금호란 땅이름은 여러군데 있음을 떠올려보자. 창원에도, 영천에도, 강원도에도, 서울에도, 충청도에도 있음을. 삼백리길을 넘실대던 금호강은 영천의 모자산(모자산)에 뿌리샘을둔다. 행여 금호의 {금(금)}과 모자의 {모(모)}가 어떤 걸림을 갖는건 아닌지. 모자산에 어우러진 금단산이 옆에 있음을 보면, 옛적 선인(선인)들께서어머니강의 의미를 부여한 듯하다. 글자는 달라도 {김천-어모, 금성-모성}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보인다. 어머니처럼 그리운 말이 많이 있을까. 우리의 어머니강 금호가 죽어가고 있다.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허물하겠는가. 우리모두의 탓일 뿐. 강의 안식년은 없는 것일까. 비파를 타는 어머니 되게스리.이 국악의 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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