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 근로일선 노익장 모임

런던 소호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는 에니드 존스할머니에게 {예전같지 않은것}은 속기능력이 좀 떨어진 것 뿐이다. 올해 92세인 에니드 할머니는 다른 젊은이들과 똑같은 근무시간을 지킨다.지난달중순 앤 위드콤 노동부차관은 80-90나이에도 근로일선을 늠름하게 지키고 있는 전국의 노익장들을 한자리에 초청했다. 참석자중 최고령자로 모셔진 렌 벨 슬로우씨(94)는 현재 버밍엄에서 자전거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1929년부터 지금껏 1주일 6일근무를 해오고 있다"고 활기차게 말하며 6년후1백세기념으로 자전거부대 선두를 달리며 버킹검궁전을 한바퀴 돌아볼 작정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앤차관이 축하의 표시로 샴페인을 선물하자 "내평생 가장 싫어하는 것이 술"이라며 건강장수의 비결로 금주가 으뜸임을 은근히 강조했다.

역시 모임에 초청된 92세의 힐다 포드할머니는 랭커셔에서 자동차부속품가게점원으로 일하고 있는데 "건강이 허락하는한 계속 일할 작정"이라며 역시 술은 입에도 못댄다고. 이들때문에 자동차나 자전거업계에 종사하며 술을 마시지 않는것이 장수의 비결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기도 한다.

이날 모임의 목적을 "사오십 나이에 벌써 일선에서 물러나고 싶어하는 모든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고자"라고 밝히는 앤차관은 보다 더 중요한 사실로성차별 만큼이나 평등사상에 어긋나는 연령차별주의에 반기를 드는 신호가 될것이라고 강조한다.

영국사회에서도 나이로 근무능력을 섣불리 판단, 고령자를 기피하는 경향은상당히 널리 퍼져 있다. 다행히 현재 남자 65세 여자 60세의 정년 연령을 남녀동등하게 65세로 맞추려는 노력은 있지만, 비교적 높은 편인 국민평균수명(남71.7세, 여77.5세)이나 증가일로에 있는 고령인구문제에 비추어 볼때 지금의 정년규정은 만족스러운 것이라 할수 없는 듯 하다. 실제로 거리에 나가보면 마주치는 대부분의 행인은 코트에 모자까지 곱게 차려입고 시장이나 산책길에 나서는 노인들이다.

노동부에서 연령차별주의 철폐에 대한 법안을 준비중에 있지만, 법안의 제정시행에도 불구하고 고령인구의 취업기회 증가효과를 거두지 못한 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문제는 법안의 제정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령에 대한 일반사회및 고용주의 고정관념에 있다고 하겠다.

유경험자 우대, 노인존중이라는 한정된 의미로서가 아닌, 보다 총괄적이고일반적인 의미로 보장받는 연령무차별주의의 등장이야말로 더욱 건강한 근로사회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영국에서 최고령으로 일선에 있는 이는 98세의 한 지방신문사 칼럼니스트인데 {직업상 고려}로 신분노출을 꺼린다고. (옥스퍼드.권은정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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